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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능할 줄 알았는데 노력하니 이뤄졌어요”

한혜성 기자 helen@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04-26 11:27

[미국 의대 합격기] 빅토리아 유학생 최진선양

캐나다 유학생 신분으로 미국 의대에 합격해 화제를 모은 학생이 있다. 빅토리아에 있는 사립학교, 세인트 마이클스 유니버시티 스쿨(St. Michaels University School)에 재학 중인 최진선 학생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최양은 최근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이하 USC) USC Baccalaureate/MD 8년 과정의 입학통지를 받았다. 의예과(pre-med) 과정을 마친 후 의대 대학원(본과과정) 입학 준비를 따로 할 필요없이 USC의 켄트 의대 입학이 보장된 프로그램이다. 입학허가 뿐만 아니라 장학금 8만4000만달러까지 받으며 심장수술 전문의로의 꿈에 첫 발을 내딛었다.

최양은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의대진학을 꿈꿨지만 “미국 시민권자가 아닌 캐나다 유학생 신분으로 미국 의대에 진학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는 말을 듣곤 마음이 무거웠다고. 하지만 의사에 꿈을 접을 수 없어 도움을 청하려 찾았던 엘리트 어학원에서 USC Baccalaureate/ MD 프로그램 지원을 권유받았고, 6년간 그 한가지 목표만 바라보며 열심히 준비했단다.

해마다 USC Baccalaureate/ MD 프로그램 지원자 800여명 중 입학통보를 받는 학생은 30여명 뿐이다. 그마저도 대부분 미국 시민권자를 위한 자리다. 그런데도 캐나다 유학생으로서 당당히 합격통지서를 받은 최양의  어떤 점이 미국 의대 입학 심사관들을 반하게 한걸까? 빅토리아에 머물고 있는 최양과 이메일 인터뷰를 나눴다. 


<▲ 최진선양은 USC 의대 대학원 입학까지 보장된 8년 과정에 입학한다.>



의대 지원절차는 어땠나?
SAT 1 점수는 수학, 화학, 문학(Literature) 과목을 쳐서 2320점을 받았다. 10학년까지는 빅토리아에서 혼자 공부하며 기본기를 잘 다져놓으려고 노력했고, 그 후 엘리트 어학원을 다니며 본격적인 시험준비를 했다.

입학할 때 각기 다른 주제의 에세이 7개를 통해 의대를 지원하고자 하는 이유, 나의 성격, 특별활동 등 나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를 해야 했다.  어떤 에세이에선 의사가 되어 환자들을 돌보고 싶은 열정을 강조하기도 했지만 열정만으로 되는게 아닌 것 같아 열정을 뒷받침해줄 실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한 부분도 부각했다.  의대 측에서는 내가 얼마나 준비가 되어있는지 알아보고 싶어했기 떄문이다.

그리고 8대1의 경쟁률로 서류전형을 통과해 2월 말 USC캠퍼스에서 진행되는 인터뷰 전형을 치뤘다. 의대 교수진, 의대 학생들, 입학사정관으로 이루어진 심사관 앞에서 면접이 진행된다. 인터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질문은 아이티로 봉사활동을 다녀온 것에 대한 질문이었다. 한 의대교수님이 “만약 2010년 아이티에 콜레라 전염병 확산을 제재하러 갔다면 어떻게 대처했겠는가?”라는 질문을 하셨다.

나의 대답은 “제일 먼저 물탱크를 설치하여 깨끗한 물을 제공하고 그 후에는 식량과 피신소에 필요한 텐트,  이불, 그리고 의료품을 확보한 뒤, 마지막으로 홍역과 콜레라를 예방하기 위하여 어린아이들부터 접종을 하겠다”였다. 떨리는 면접시간이었지만 결국 합격 통지서를 받게되어 너무 기뻤다.

특별활동은 무엇을 했나?
모든 특별활동 경력이 반드시 의대와 관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것, 좋아하는 활동을 위주로 했다. 8학년 때 시작한 조정(Rowing)은 국제대회까지는 아니더라도 국내를 대표하는 여러 대회에서 수상한 기록으로 USC 학교대표팀에 입단할 수 있는 수준이 될 듯하다. 음악적 활동으로는 BC아너스 앙상블, 빅토리아 유스 오케스트라, 그리고 교내 재즈밴드에서 바이올린 연주를 맡고 있으며 현재 우리 학교의 콘서트 마스터로 활동하고 있다.

나의 경력 중 의대 진학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지역 병원에서 4년간 꾸준히 해온 봉사활동이다.  매주 토요일 오전에 환자들을 방문하고 의사들과 직접 만나 일해온 시간은 매번 나로 하여금 의사가 되어야겠다는 의지를 다지도록 해 주었기 떄문이다.


<▲ 음악활동은 바이올린을 연주했다.>

<▲ 최양은 8학년 때부터 조정을 해오며 팀워크와 체력을 길렀다.>


특별활동으로 바쁜 와중에서도 좋은 학교 성적을 유지한 비결은?
조정을 하면서 주 6회 연습과 주말 시합을 다니느라 항상 시간이 부족했다. 게다가 오케스트라 활동까지 있어 집에 오면 항상 저녁 7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11∙12학년 때 SAT와 AP공부를 병행하면서는 시간이 없어 잠도 잘 못자는 고생을 했을 정도였다.

그러다보니 쉬는 시간이나 버리는 시간 없이 짧은 시간이더라도 집중해 능률을 높이는 방법으로 공부를 했다. 주중에는 운동과 학교 숙제를 하면서 보내고 시합이 없는 주말은 시험공부를 하는 시간이었다.

유학은 언제 왔고 처음 적응은 어떻게 했나?
캐나다 유학은 5학년 때 왔다. 다행히 유치원과 초등학교 1학년을 미국에서 다녔기 때문에 적응하는데는 큰 문제가 없었다. 친구∙선생님들과 대화를 많이 나누었고 학년이 올라가면서 독서량도 늘였다. 학교 내외의  모든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도 유학생활을 즐기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




롤모델이 있는지.
제임스 오르빈스키(Orbinski)같은 의사가 되고 싶다. 국경없는 의사회의 전 회장으로 의료기술이 필요한 제3국 혹은 분쟁 중인 국가의 사람들에게 도움을 준 분이다. 그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의사로서의 도움을 주려고 했었던 그의 열정을 본받고 싶다.

혼자 미국에서 적응하며 생활해야 할텐데 각오는?
이제 하나의 관문을 통과했다. 프로그램 동기들 모두 공부를 잘해서 경쟁이 치열하다고 들었는데 그 사이에서 좋은 성적을 유지하려면 정말 열심히 공부해야할 것 같다. 대학에 다니면서도 시간조절을 잘하면서 철저하게 생활하고 싶다.

그동안 ‘과연 유학생이 미국에서 의사가 될 수 있을까’라는 걱정으로 시간을 소비한 시간이 길었다. 하지만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의 일을 미리 걱정하는 것은 꿈을 키우고 준비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진정 원하는 것을 위해 열심히 노력할 때 가능성은 우리 모두에게 항상 열려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심장전문의로의 꿈을 이뤄 나갈 것이다.

마지막으로 오랜기간동안 외국에서 생활하시면서 나를 돌봐주시며 지지해주신 어머니께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크게 간섭하지는 않으셨지만 늘 중요한 결정을 함께해주시고 나를 바른 길로 인도해주신 어머니, 정말 감사합니다!

한혜성 기자 Helen@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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