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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세대 생각하며 종이컵 5만개 아꼈어요”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3-07-28 09:22

[Biz&People] 노스밴쿠버의 ‘제로 일회용컵 카페’ 노마드 커피


노스밴쿠버 모스키토 크릭 인근에 위치한 노마드 커피(Nomad Coffee)에 방문하는 고객들은 음료 주문 후, 본인이 미리 준비해 온 컵을 익숙하듯 바리스타에게 넘겨준다. 이곳에서는 일회용 종이컵과 플라스틱컵은 절대 취급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철학을 갖고 지난해 5월 중순 문을 열었던 노마드 커피는 지난 225만 개의 일회용컵 절약이라는 이정표를 달성했다.

 

노마드 커피의 아넷 김 대표는 “5만 개의 종이컵을 아끼는 일이 별일 아닐 수 있어요. 하지만 우리가 일으키는 조그만 파장이 언젠가는 노스밴쿠버와 BC를 넘어 캐나다 전체로 번질 수 있지 않을까요?”라며 웃었다.


 

손주에게 깨끗한 환경 물려주고 싶어

 

지난 약 10년간 밴쿠버 종합병원(VGH)과 노스밴쿠버 론스데일 두 곳에서 ‘Bean Around the World’ 카페를 운영했던 김 대표는 매일 수백 개의 일회용컵이 버려지는 것을 보는 게 마음 아팠다고 한다.

 

팬데믹 시기에 손주가 태어났어요. 요즘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를 계속 목격하면서 어떡하면 이 아이와 다음 세대들에게 깨끗하게 보존된 환경을 물려줄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던 중, 일회용컵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카페 아이디어를 떠오르게 됐어요. 그리고 1년 동안의 준비 기간을 거쳐, 새로운 브랜드의 이름으로 카페 문을 열게 됐답니다.”

 

유목민이라는 뜻의 노마드라는 브랜드 이름도 유목민이 새로운 곳에 정착하면 그곳의 자연을 존중하면서 살아가고, 떠날 때는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따왔다.

 

또한 노마드 커피는 일회용컵만 아끼는 것이 아니라 냅킨이나 테이크아웃 박스 등도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 제품을 쓰고, 심지어 인테리어도 재생과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인 코르크를 많이 사용했고, 스피커는 50년 전 중고 모델을 저렴하게 구입해 잘 쓰고 있다.



본인 컵 가져오는 모습 보면 뿌듯해져

 

그렇게 문을 연 노마드 커피는 일회용컵 사용을 완전히 배제하고, 테이크아웃 손님들에게는 본인의 컵을 갖고 오게 하거나(Bring Your Own Cup, B.Y.O.C), 여러 종류의 재활용컵을 저렴하게 판매 혹은 대여하기로 했다.

 

하루에 수백 명의 손님이 방문하는 카페 입장에서 편리하면서 저렴한 일회용컵 사용을 하지 않기로 한 것은 큰 모험일 수밖에 없었다. 카페의 취지를 설명하는 바리스타에게 커피 한잔 마시러 왔을 뿐인데, 무슨 설명이 그렇게 길어?’라고 화내면서 발걸음을 돌리는 손님도 적지 않았다.

 

재정적인 부담도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제로 일회용컵철학을 포기하려 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어요. 그래도 이제 1년이 지나니까 대부분의 고객들은 저희의 취지에 많이 공감을 해주고 계세요. 어린 아이들이 부모님의 손을 잡고 와 미리 준비해 온 텀블러에 핫초콜릿을 받아가고, 동네 어르신들이 집에서 오래된 머그컵을 갖고 오는 모습을 보면 우리가 5만 명의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쳤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흐뭇해져요.”

 

김 대표는 그가 운영하고 있는 다른 카페에서도 최대한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애쓰고 있고, 이 노력 덕분에 론스데일에 위치한 ‘Bean around the World’ 카페는 노스밴쿠버 시청으로부터 지속 가능성(Environmental Sustainability)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국인 대표한다는 마음으로 환경 보호에 앞장

 

노마드 커피는 일회용컵을 아낀다는 친환경 컨셉뿐만 아니라 훌륭한 품질의 커피와 베이크 제품으로도 지역 주민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고객이 비한인이지만, 약과 쿠키와 고추장 스콘, 불고기 브리오슈 등 한식이 접목된 메뉴를 선보이며 한식을 알리는데 앞장서는 중이며, 텀블러의 캐릭터도 전래동화 까치 호랑이에서 착안한 호랑이 캐릭터를 사용하는 등 한국 문화를 자랑하고 있다. 게다가 ‘Nomad’라는 브랜드 안에 한글를 집어넣는 센스를 발휘했다.

 

캐나다에 이민 온 지 20년이 넘었지만 저의 정체성은 한국인이잖아요. 그래서 한국을 대표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더 잘해보고 싶은 마음이 크더라고요. 그리고 언젠가는 우리의 컨셉을 스타벅스나 맥도날드 같은 대형 기업에도 전파해, 매년 5만 개가 아닌 5백만 개 이상의 일회용컵을 아끼는 데 일조하고 싶어요.”

 

<Nomad Coffee>

웹사이트: www.nomadyvr.ca

주소: 1415 Bewicke Ave, North Vancouver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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