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수요에 비해 환경 아직 열악”
지난달 17일 UBC 밴쿠버 캠퍼스에서 캐나다한국어교육학회(CATK) 학술대회가 개최됐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캐나다 전역 한국어 교육 관계자들이 대면과 비대면으로 참석해, 디지털 시대에 따른 효과적인 한국어 교육 변화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토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국어 교육의 현주소에 관한 의견을 들어보고자, CATK의 고경록 학회장(토론토 대학교 동아시아학과 교수)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최근 한국어 교육에 대한 수요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피부로 느껴지나?
교육 현장에서 한국어 학습자의 폭발적인 증가는 데이터로도 입증되고 있다.
Modern Language Association(MLA)의 2020년 조사에 따르면 북미의
한국어 수강자 수는 모든 언어 중 10위로 평가됐다. 특히
다른 외국어의 수강자 수는 감소하는 반면, 한국어 수강자 수만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언어 교육 플랫폼 듀오링고의 2023년 자료에 따르면, 약 1200만
명의 사용자가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데, 이는 해당 앱 모든 언어 중
5위이다.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데, 교육 환경도 그 수요를
따라가고 있는가?
관심에 비해 실제 한국어 교육 현장은 열악한 실정이다. 내가 일하고
있는 토론토 대학교의 경우 매년 400여 명의 학생들이 한국어를 수강하고 있지만, 대기자 수가 수강 인원의 두 배가 넘어 듣고 싶어도 못 듣는 수업이 되어버렸다. 이러한 현 상황은 현재 북미 교육기관의 한국어 강좌 수가 학습자 수요에 훨씬 못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현지인들이 한국어를 배우는 과정에서 주로 호소하는 어려움이 있다면?
최근에는 캐나다에서도 한국어 강좌를 개설하는 교육기관들이 증가하는 추세이지만,
전문 강사와 체계적인 교육 과정이 없는 경우가 많다. 또한 강좌들이 대부분 초·중급 수업에
편중되어 있어, 학생들이 고급 한국어를 배울 기회가 제한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 캐나다 내 한국어 교육계가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다.
한국어 교육의 디지털화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최근 전반적인 교육계의 화두는 디지털 기술의 혁신에 대처하는 교육 방법의 변화이다. 팬데믹 이후 온라인 수업이 보편화되었고 챗GPT, 구글 바드 등
인공지능 챗봇의 이용이 활발해졌다. 이와 같은 시대 흐름에 따라 한국어 교육의 교수법과 온라인 학습자료
개발, 학생들의 과제 수행 등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도 발표자들이 실제로 교실에서 사용하는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을 활용하는 교육 기술들을 여럿 소개했다.
한국어가 다른 언어에 비해 교육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전적으로 동의한다. 전 세계적인 한류의 인기로 초급 한국어 학습자가
폭증했지만, 이 학생들이 중급, 고급의 실력이 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공부하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학생들의 학습 동기가 강하지 않은 탓도 있겠지만, 중급, 특히 고급 단계의 교육 콘텐츠가 상당히 미비한 점이 더 큰
문제다. 특히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이 재미있고 쉽게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읽기 자료와 학습을 심화시킬
수 있는 한자 학습 자료 등이 더 개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어 교육의 앞으로 성장 가능성은 어떻게 보는지?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법이기 때문에, 한국어 교육의
성장은 우리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장기적인 투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다음 단계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당장의 한류의 인기나 학생의 증가에 일희일비하지 않아야 한다. 전문적인 교사를 양성하고, 이 전문가들이 체계적인 교과 과정을 만들고, 재미있고 쉬운 교재를
개발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었으면 한다. 이를 위해 캐나다 교민사회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져 주시기
바란다.
김재영 인턴기자 stellaella.k.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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