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채널 3시간을 책임진다. "도전과 노력에 따라와 준 행운"

김수완 인턴기자 kyo@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8-03-30 15:22

'Sportsnet 650' 한인 2세 아나운서 쟌(Jawn)장 씨의 '성공 스토리'
방송진행 아나운서가 된다는 것은 한국에서나 여기 캐나다에서나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쯤은 누구나 공감한다. 더욱이 이국 땅에서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서는 아무리 영어를 잘 구사한다고 할지라도 청취자와 대중들에게 정확한 단어를 통해 명확하게 그 의미를 전달함이 호락호락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 꿈을 향해 당당하게 도전장을 내민 한인 2세 Jawn 장(27, 한국이름 재현)씨는 현재 Sportnet 650채널에서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3시간 동안 스포츠뉴스를 진행하는 전문 아나운서다. 캐나다에서 아나운서에 도전하는 젊은 한인 친구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는 장씨의 ‘성공스토리’를 들어본다.

“고등학교 방송반에서 활동하던 ‘어느 날’ 녹음을 통해 들었던 내 목소리가 마치 마술처럼 들렸습니다. 어릴 때부터 RCMP가 되는 것이 꿈이었지만 그 순간 나는 아나운서가 되어야 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장씨는 공무원이 되길 희망하던 부모님과 자신 또한 막연히 존경했던 경찰이 되기보단 대중들에게 나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아나운서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물론 중저음의 매력적인 그의 보이스도 한몫을 했음이 분명하다.

장씨의 나이 4세가 되던 1995년에, 부모님 그리고 2살 터울의 누나와 함께 이곳 밴쿠버에 이민 왔다. 낯선 나라에 사는 여느 부모님들과 마찬가지로 장씨의 부모님은 고된 삶을 마다하지 않으면서도 자식들의 교육에는 엄격하면서도 자상했다. “아버지는 늘 엄하셨고 어머니는 늘 제 편이셨습니다. 어머님은 항상 든든한 후원자로 제가 아나운서가 될 수 있게 항상 지원해 주셨습니다. 그렇다고 아버지가 아나운서에 반대 하지는 않으셨습니다. 물론 아나운서보다는 다른 일을 하길 더 원하셨지만, 지금은 저를 굉장히 자랑스러워하십니다.”

가족들의 든든한 후원 속에 BCIT 방송학과에 진학한 장씨는 2년여 과정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 “2년 과정이었던 이 프로그램이 저에게는 다행이었습니다. 사실 4년 혹은 그 이상이었다면 흥미를 잃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장씨는 특히 지금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 공부 중인 젊은 친구들에게 꼭 4년 또는 더 많은 학력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고 전했다.

“아나운서가 되기까지 첫 직장 잡는 것이 가장 힘들어”

“그 이후엔 끊임없는 노력과 행운이 함께 해줘야”

그는 졸업 전 6개월가량 방송국에서 인턴을 하며 많은 경험을 쌓았고 이때 좋은 인연들은 만나고 또 그걸 계기로 라디오 방송국에 첫 직장을 잡게 되었다. “지금의 자리까지 가장 힘들었던 점을 꼽으라면 첫 직장을 구할 때였습니다. 많은 아나운서 희망자들 속에서 제 자리가 과연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나운서를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또 하나의 조언은 항상 인턴 혹은 자원봉사(volunteer) 모집 공고에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합니다.” 장씨는 한국도 마찬가지겠지만 캐나다에서도 좋은 사람들을 많이 알아 두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씨는 ‘102.7 The Pick’ 의 음악방송 디제이로 4년간 일했다. 만족스러운 과정이었고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실제 업무를 배워 나갔다. 하지만 방송국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작은 소도시에서 경험을 쌓아 밴쿠버와 같은 큰 도시로 옮겨오는 것이 대부분의 방송국 입사 형식이라고 했다. “저는 운이 좋게 밴쿠버에서 바로 첫 직장을 구했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작은 소도시에서부터 경험을 쌓아서 온 사람들이었고 저 역시 그런 경험을 해야 했다는 분위기였습니다.” 결국, 고민 끝에 지난해 5월 장씨는 가족과 함께 크랜브룩(Cranbrook)이라는 작은 소도시로 이사했다. 똑같은 라디오 방송을 진행했지만, 규모와 시설 면에서는 밴쿠버와 비교할 수 없었다. 

“그곳에서 스태프와 친구들을 사귀고 새로운 방송환경에 적응하는 법을 배웠지만 낯선 환경에 적응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두 달을 지내다 우연한 기회에 얻게 된 밴쿠버의 아나운서 모집에 큰 기대 없이 지원했던 것이 합격으로 돌아왔다. “사실 두 달 만에 다시 밴쿠버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그것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분야인 스포츠 전문 아나운서로 말입니다. 노력도 중요하지만, 행운도 따라야 한다는 것을 그 때 실감했습니다.” 그러나 함께 왔던 부모님과는 이때 이별해야 했다. “저 때문에 작은 도시로 이사를 했는데 두 달 만에 다시 밴쿠버로 돌아가는 것은 가족들에겐 힘든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가족은 두고 혼자 밴쿠버로 돌아왔습니다.” 장씨는 본인의 경우를 비춰볼 때 아나운서의 꿈을 가진 한인들에게 방송국의 관례를 떠나 작은 소도시부터 시작하는 것도 경험을 쌓을 좋은 기회라고 조언했다. 

아나운서가 되고 싶어 하는 한인들에게 가장 강조하고 싶은 얘기로 장씨는 영어를 들었다. “영어는 기본적으로 당연히 잘해야 합니다. 아나운서이기에 내가 하는 말이 깨끗하고 정확하게 전달되어야 하며 목소리도 좋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녹음해서 들어보고 발음을 고쳐 나가야 합니다.” 그는 이동 중에 헤드폰으로 음악을 듣기보다 라디오를 들으며 아나운서의 목소리, 발음 등을 연구하고 따라 해볼 것을 추천했다. 그리고 라디오 부스에 들어가는 순간부턴 혼자임을 강조하며 항상 자신을 믿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스 안의 모든 상황에 대처하고 스스로 결론을 내려야 합니다. 그래서 항상 자기 자신을 믿고 자신감을 가져야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장씨는 인터뷰 동안 자신은 한국에서 태어난 한국인으로 편견을 깨고 아나운서가 되기까지의 힘든 과정을 다른 한인들에게 전달하면서 희망의 메시지가 되길 바라며 특히 아나운서가 되고 싶어 하는 한인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장씨는 한국 음식을 너무 좋아한 나머지 자신의 고양이 이름이 ‘불고기’라며 자신이 좋아하는 한국 음식을 나열하기도 했다.

그는 인터뷰의 마지막에 작은 소망을 말했다. “한국은 아직 아이스하키가 대중적이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번 평창동계올림픽도 개최했듯이 동계 스포츠가 좀 더 활성화되고 특히 아이스하키처럼 역동적인 스포츠가 한국인과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한국에서 아이스하키가 대중화 되면 한국 사람들도 나의 목소리를 듣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중저음의 매력적인 그의 보이스는 매일 아침 9시부터 12시까지 AM 650채널에서 들을 수 있다.





<▲중저음의 매력적인 보이스 Jawn 장씨는 아나운서라는 직업은 한인들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는 기회의 직업임을 강조했다.>

김수완 인턴기자 kyo@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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