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바람이 매섭다. 케이팝을 시작으로 음식, 전통음악, 공연, 의상, 만화영화 여기에 한글 배우기 열풍까지. 세계가 한국 문화에 주목하고 있다. 밴쿠버도 이런 흐름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지난 4월에는 캐나다인으로만 구성된 단체가 한국문화를 주제로 한 공연을 개최한 것만 보더라도 한국 문화에 대한 달라진 관심을 느낄 수 있다.
캐나다 자연이 가장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는 8월, 밴쿠버에서는 ‘한인 문화의 날’ 행사가 열린다. 밴쿠버에서 열리는 한국 문화 행사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행사로 벌써 11년째 이어져왔다. 한인 문화의 날은 밴쿠버 한인 문화협회를 주축으로 개최되며, 다양한 한국 문화를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자리다. 올해 한인 문화의 날 행사는 8월 3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8월 4일 코퀴틀람 블루마운틴 공원(Blue Mountain Park)에서 진행된다.
행사 준비에 한창인 한인문화협회의 이사랑 회장(사진)을 만나 올해 열릴 한인 문화의 날 행사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 이사랑 한인문화협회 회장 / 사진=최성호 기자 sh@vanchosun.com>
◇ “아이부터 어른까지 전 세대를 어우르는 행사”
“한인 문화의 날이 어른들만 참여하는 행사가 되면 안 되죠. 아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모두 함께 보고, 먹고, 즐길 수 있는 자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행사가 국악과 전통 무용이 주를 이룬 자리였다면, 올해 행사는 전 세대를 어우를 수 있는 문화의 장으로 꾸며질 겁니다.”
오는 8월에 열릴 한인의 날 행사의 소개를 부탁하자 이 회장은 이렇게 답했다. 전통 무용가이자 음악인 이 회장은 지난 1월 밴쿠버 한인문화협회 회장으로 선출됐다. 회장직을 맡고 처음 맞이하는 한인 문화의 날 행사인 만큼 각오도 남다르다. 하지만 그가 말한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자리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여기에 이 회장은 ‘비장의 카드’가 있다고.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을 어우르기 위해 뽀로로를, 그리고 젊은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비보이 ‘레전드 제리’팀을 초청하려고 협회에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부터 EBS 교육방송 뽀로로팀과 이번 한인문화의 날 행사 참여를 놓고 논의가 진행 중인 상태고, 비보이 팀은 과거 한국의 힙합그룹 '피플크루' 멤버로 구성된 실력파들로 전야제 무대에서의 공연이 확정된 상태입니다. 또, 우리 1.5세~2세 아이들이나 캐나다인에게 익숙하지 않은 한국 전통악기, 전통의상 체험관도 마련할 계획입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볼거리, 들을 거리 그리고 축제에 빠질 수 없는 먹거리가 준비될 예정입니다.”
<▲ 지난해 한인 문화의 날 행사 모습. / 사진=최성호 기자 sh@vanchosun.com>
◇ “우리만의 축제가 아닌 모든 이가 문화를 즐기는 축제”
한인 문화의 날 행사는 한인 사회의 문화 축제인 동시에 우리의 것을 캐나다 사회에 알리는 목적도 포함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이번 한인 문화의 날이 한인들만의 축제가 아닌 다양한 민족이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장이 되도록 만들겠다고 했다.
“한인 문화의 날이 한인들만의 축제가 아닌 캐나다 모든 사람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로 만들고자 합니다. 캐나다인에게는 다채로운 전통문화 공연과 체험관, 그리고 음식으로 한국 문화의 맛과 멋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한인들에게는 캐나다 원주민 공연, 탭 댄스 공연 등을 통한 이 사회의 다양한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이 회장은 한인 문화의 날 행사를 복합 문화의 장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많은 예술인들의 참여와 한인 사회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우리의 문화를 알리고 발전시키는데 참여와 관심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이번 한인 문화의 날 행사가 한국의 문화를 알리고 발전시키는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한인 예술인, 기업인, 한인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이 필요합니다.”
<▲ 지난해 한인 문화의 날 공연 모습. / 사진=최성호 기자 sh@vanchosun.com >
최성호 기자 sh@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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