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영 / (사)한국문협 밴쿠버지부 회원
새벽엔 꿈을 꾼다
꿈이 사라진
이 나이에 찾아오는 꿈이 아심찮아
은빛 포대기로 얼싸안고 어른다
짜릿한 비상도 없고
현란한 색채 마술쇼도 멈추어 버린
밋밋한 흑백의 영상이지만
감내못할 욕망의 질주가 아니어서 좋다
사구(沙丘)처럼 허물어지지 않고
고스란히
기억의 풀섶에 남아
풋풋이 적셔주는 투명함이 좋다
그가 던져주고 간 화두
-영원 속에 나는 어떤 존재일까 -에 잠겨
하루종일 철학을 한다
다른 얼굴로
다른 배경을 두르고
다른 운명을 연기하는 내 역할이 궁금하여
솔깃이
깊고 푸른 미리내에 몸을 적신다
별 하나 지고
별 하나 뜨는
이 새벽에 나는 또다시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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