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애나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별 뜨는 남대문 막장이 열린다
희미한 불빛을 여는 포장마차가
연체동물로 움직인다
꼼장어 물 오징어 튀김 잡채 꼬치 안주가
일렬로 늘어서 있다
노동의 만찬이다.
전등불 사이로 노숙자 이불도 덤핑 운동화도
남대문 자정 풍경이다
더러는 문 닫은 세상도 있고
밤새도록 문 연 세상도 있다
밤을 택배로 전국에 보내고 나면
골목 장 길을 오토바이가 달리다가
어둠 끌고 가는 곳은 족발 집이다
그 식당 앞에서 구걸하는 아기 업은 여자는
동전 한 잎 풍경이다
‘비켜 비켜’ 길을 몰아세우고
한 걸음씩 달려가는 시장의 자정
골목마다 달빛 젖은 땀이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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