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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시와 종교 2024.04.22 (월)
강애나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고통과 시련으로 가슴에 든 멍을 씻어주는시는 훌륭한 마음의 의사무언가 될 듯 안 될 듯할 때의 괴로움이無 자의 깊은 화두가 되어참회의 순간으로 깨달음을 구하네꽃잎이 지고 말라도 봄 날봄바람은 다시 찾아와꽃을 다시 피우고나비로 다가와 시의 향기를...
[기고] 갈 참 냄새 2023.10.23 (월)
강애나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아버지는 우리 지붕이었다항상 지붕아래 튼튼한 울타리로 계셨다아버지 옆에 앉아 있으면갈 참향기로 다가오셨다 겨드랑이 사이사이를 이어주는 수많은 날들로열매 맺는 갈참나무로 사시며내 안에 너, 네 안에 나무 한 그루따순 숨소리 다발 묶어 등짐...
[기고] 할머니 꿈 2023.08.21 (월)
강애나 / 캐나다 한극문협 회원
빨랫줄에 걸린 이불 홑청을 볼 때 마다할머니 생각난다풀 물에 담가서 마른 잎사귀처럼 바스락 거리던 홑청할머님의 신발과 지팡이를 치우던 날하얀 홑청이 눈물이 되어 한 장의 젖은 손수건이었다항상 눈물 젖은 두만강을 부르시며고향으로 가실 꿈을 꾼...
[기고] 4월의 엘리엇은 슬프지 않다 2023.05.24 (수)
강애나/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너는 늘 그 자리에 우뚝 솟아색색 꽃으로 환희의 노래를 부른다.사라졌다 일어나는 꽃봉오리가아득한 옛 시악시로 오만하기까지 하다.거기 그대로 뿌리 박고누구보다도 앞서 일어날 채비로숨 가쁜 너의 요염함에오슬 오슬 가슴이 떨린다바람이 후루루루하얀 꽃...
[기고] 밤의 나라 2022.10.17 (월)
강애나/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나 어릴 적 커튼이 쳐진 어둠의 공간엄마는 자거라 소리에별빛 같은 눈은 더 별이 되어어둠 속 파란 풀숲에 나타난토끼가 나타나고 사슴이 뛰어놀았지나도 그들을 따라 마구 뛰어가면달은 나를 자꾸 따라왔어오지 말아 달라 말하지만달은 모를 미소만 남기고 날...
[기고] 시간 속 풍경을 달리다 2022.07.26 (화)
강애나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별 뜨는 남대문 막장이 열린다희미한 불빛을 여는 포장마차가연체동물로 움직인다꼼장어 물 오징어 튀김 잡채 꼬치 안주가일렬로 늘어서 있다노동의 만찬이다.전등불 사이로 노숙자 이불도 덤핑 운동화도남대문 자정 풍경이다더러는 문 닫은 세상도...
[기고] 보름달 2022.05.03 (화)
강애나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밤늦게 과외하고 돌아오던 옥수수 밭길. 구름 낀 하늘 보고 또 보면 달이 나를 자꾸 따라왔지. 달걀귀신보다 무서운 건 구름 속에 숨은 둥근 달. 난 가방을 돌리며 검정 운동화 공중으로 날리며 집으로 뛰어갔지. 늘 겁이 많던 나에게 외할머니가 깽깽 할머니 이야길...
[기고] 임인년 새해 모두 2022.01.17 (월)
강애나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검 구름바다에 잠긴 해가수평선으로 튀어 오릅니다검은 범털이 휘날리고어흥 소리치며 고개 내밀어 해를 보고푸른 소나무 가지에 숨은 산신령이 튀어나와새해의 붉은 햇살을 휘젓고 다닙니다그 어렵던 고난을 물리치고금을 가득 실은 신비한 도깨비의...
[기고] 너와 나는 2021.09.27 (월)
강애나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1.접착제를 볼 때 마다딱 달라붙고 싶다홀로 있어도아주 멀리 떨어져 있어도천 리 길 달려가 하나가 되고 싶다2.치마바위 볼 때마다치마폭을 걸어 놓고펄럭이고 싶다그 위에솜털구름 하나 걸어 놓고솜털처럼 둥둥너에게로 떠가고...
[기고] 인력시장 2020.12.07 (월)
강애나 / 캐나다 한국문협...
[기고] 2020.09.14 (월)
강애나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세상에 등 기대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등나무 줄기도 기둥을 기대고 오른다어릴 적 등에 매달릴 때마다아플까 봐 다칠 세라둥개둥개 달래시던그 등 잊어버린 나는온기 받아도 늘 사랑에 배고팠다아침 햇살도 창살 기대어밝게 빛나는 것을 알지 못한...
[기고] 밤의 나라 2020.05.11 (월)
강애나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아가, 자거라 엄마가 커튼을 닫고 방을 나가면 밤의 나라는 시작되었어 별빛 같은 내 눈은 더 반짝거리며 어둠 속 풀숲에서 토끼도 불러내고 사슴도 불러내 마구 뛰어다니곤 했어...
[기고] 청송 산천을 돌아보니 2020.03.02 (월)
강애나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평풍같은 얼음 골 폭포, 아픈 마음 떨쳐 내리고 들어간 약수터,  더운 몸 냉동되어 겨울 산신 되었구나 주왕산 용의 혈맥 풍경은 천국에 오니 풍요로운 농작물 인심도 참 고와라 유교사상 맥 이어 전통 고택보존 선조의 유산 산천경계 황혼 질 때 노을...
[기고] 사랑한 뒤 자욱 2019.07.09 (화)
書瑛강애나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바람이여 흩고 가거라 꽃잎이여 흩 뿌려라 활짝 피었던 복사꽃이 빗줄기가 되어도 슬프더냐 피는 꽃 피는 대로 지는 꽃 지는 대로 억울하더라 고 새가 울더냐!바람에 쏠려서 머물지도 않을 꽃잎잡을 수 없음에 가슴 아려 애통해 할거냐봄 까치는...
[기고] 강물의 흐름 2019.02.25 (월)
강애나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흐르는 강물을 울음 참는유리구슬이라고 부르면 안될까폭우가 스친 자리속내 울음 깊이 묻어 놓고 흐르면유리구슬은 뜨겁게찌르듯 반짝인다저 빛은 깊게 슬퍼해도자기란 존재를 알리지 않는다눈을 찌를 만큼아픔이 있어도 햇살을 물리치는가강가에 유리구슬...
[기고] 가을 또 귀뚜라미 2018.10.11 (목)
강애나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윤회한 까치의 팔만 사천 번째의 生이저 귀뚜라미의 생애라니 어찌하여 그녀는 홀로 숨어서 우는 걸까기다리고 기다렸던 소식의 희망이 끊겨찌륵찌륵 울고 있는 저 절망의 소리 미동도 없이 울리는 전화벨허공 속 별빛들만 받아보네 찬 서리의 가을이...
[기고] 가을 또 귀뚜라미 2018.09.28 (금)
강애나 / 캐나다 한국문협
윤회한 까치의 팔만 사천 번째의 生이저 귀뚜라미의 생애라니! 어찌하여 그녀는 홀로 숨어서 우는 걸까기다리고 기다렸던 소식의 희망이 끊겨찌륵 찌륵 울고 있는 저 절망의 소리 미동도 없이 울리는 전화벨허공 속 별빛들만 받아보네 찬 서리의 가을이...
[기고] 목단 자수 2018.06.04 (월)
강애나 / 캐나다 한국문협
외할머니와 아랫목에 둘러앉아목단 자수가 놓인 이불을 펼쳐놓고 실타래 감으면벌 나비가 날아 올 듯 했다외할머니는 어린 내게네 생애는 환한 달빛과 같아서고단한 여정에도 시련 없이 향기를 피운다면엉켰던 실타래처럼 잘 풀릴 거라 했다 우리네 삶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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