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영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이생에서의 짧은 만남조차 시샘하는지
야속한 세월은 십여 년이란 시간을
바람처럼 빼앗아 가버렸습니다
이제는 편안해 지셨는지 여쭤보면
이미 백발 성성해진 자식들 걱정에
묵주 잡은 두 손 모으시며
이내 눈가에 이슬이 맺히십니다
당신의 슬픈 눈빛
허황한 산등성이에 홀로 남겨 놓고
애써 태연한 척 손을 흔들며
목젖 아프도록 눈물 삼키면서 뒤돌아섭니다
언제 다시 찾아올까
기약 없는 약속만 다짐하며
가을바람 황량한 산길을 떠나옵니다
백미러로 보이는 당신
미처 신발도 못 신으시고 따라 나와
잘 가라 손짓하십니다
가을 햇살 한 줌
뒤따라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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