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민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아버지는 곰이었다
크고 무겁고 투박한 손
덩치 큰 몸으로 세상을 밀어내며
배운 것 없이 억울하게
가난과 맞서 싸운 사람
세상에 얻어맞은 마음은
고스란히 가족에게 풀어내고
그 포효를 힘없이 받아내던 아이는
어느새 엄마가 되었다
곰의 얼굴을 하고
곰의 눈빛을 품고
곰의 고집을 안고
곰을 닮은 아이를 낳았다
아버지를 미워한 죄일까
아버지를 미워한 벌일까
그를 닮은 아이를
맘껏 미워할 수가 없다
그가 없는 세상에서
점점 더 미련해지는 아기 곰을 견디며
늙은 곰의 쓸쓸한 뒷모습을
아득히 떠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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