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광고문의
연락처: 604-877-1178

80세 벽을 넘어서

김의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5-03-07 16:27

김의원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필자는 젊은 시절에 캐나다에 유학 와서 반세기하고도 4년 이상을 살고 있다. 어느덧 갑진년
연말에 만 80이 되어 우리 나이 또래 사이에 많이 알려진 “80세의 벽”을 넘은 셈이다. 을사년을
맞으며 제일 먼저 마음에 떠 오른 것은 중고등 시절 역사 시간에 귀가 닳도록 들어온 대한제국
말기의 을사오적에 대한 기억이다. 아마도 요사이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치 현상으로 현대판
을사오적이 다시 나타났다는 소리가 자주 들려오기 때문이리라. 실로 지난 반세기 동안
대한민국은 온 세계가 인정하는 놀라운 발전을 했고, 그 발전의 기반에는 우리 민족의 우수한

자질과 지식을 소중히 여기는 민족성에 근거를 두고 있다고 필자는 굳게 믿고 있다. 지난 을사년의
우를 다시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고, 지혜와 지식이 있는 젊은 세대가 새로운 미래를
꿈꾸며 더욱 융성한 대한민국을 이뤄 나가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이제”80세의 벽”을 넘었으니, 앞으로 살날이 살아온 날보다 훨씬 짧은 것은 당연하다. 앞으로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가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뒤를 돌아보니 6.25라는
전쟁을 통과하고, 여러 고비를 넘기고, 캐나다에 와서 지금까지 호흡하고 있다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내게 내리신 기적이라고 믿는다. 필자는 70세 중반까지는 일상, 즉 먹고, 자고, 걷는데 별
지장 없이 살아왔다. 젊은 시절 해군에 입대해서 훈련 중에 높은 다이빙대에서 잘못 추락하여
허리에 충격을 받은 일이 있었는데, 그 당시 며칠간 고생했지만, 다시 정상적으로 걸을 수 있었다.
그러나 70 후반에 심한 교통사고로 인하여 걷기가 불편해지면서 척추 전문의와 신경 전문의를
통해 심한 척추관 협착증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척추 전문의는 고통이 심하면 수술을 하거나
주사를 맞으라고 했고, 신경 전문의는 오른쪽 다리 정강이가 감각이 없게 된 것은 척추관 협착으로
신경이 눌려 있기 때문인데 운동을 통해서 고통을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다고 했다. 다행히
수술하지 않고 일 년 이상 수영장에서 걷기 운동으로 재활에 열중한 결과 쌍지팡이를 짚고 15분
내지 20분까지 걸을 수 있게 되었다.
 
   80세가 되어가니 먼저 청력에 이상이 생겨 2년 반 전에 보청기를 장착했고, 보통 젊은이에게
있다는 급성 맹장염으로 응급실에 실려 1년 전에 수술했다. 최근에는 시력에 문제가 생겼다. 안경
없이도 운전하고, 깨알 같은 글자 (보통 약병에 쓰여 있는 글자)도 안경 없이 읽었었다. 눈은 매년
정기검진을 해왔었고 이상이 없었다. 그런데 최근 운전하는 중에 몸이 좀 피곤하면 가끔“Double
Vision”이 되어 차와 차선이 이중으로 보여 안과 의사를 방문하게 되었다. 왼쪽 눈 아래 눈썹이
바깥 방향으로 자라야 하는데 안쪽으로 자라서 시야를 방해한다는 결론이 나고, 또한 양쪽 눈
백내장 수술도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백내장 수술을 하려면 눈썹 방향 교정 수술이 선행되고
완치된 후에 가능하다고 했다. 자연히 운전할 수 없어져 집사람이 운전대를 잡게 되었다. 눈썹
방향 교정 수술은 8주 만에 완치되었다. 백내장 수술은 보통 6주가 지나면 다른 쪽 수술을
시행하는데 왼쪽 눈 수술 후 정부에서 65세 이상 노인들은 코비드 백신을 맞으라는 통고가
나왔다. 백신 맞은 후 6주가 지나야 다른 눈 수술이 가능하다 하여 모든 눈 수술이 끝난 후 장장
8개월 만에 놓았던 운전대를 최근에 다시 잡게 되었다. 약간 어색하기는 했지만 금방 익숙하게
되었다.
 
   이제 자동차로 치면 내 자신은 재정비가 된 셈이고, 재정비된 몸을 가지고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하며 지내나 더욱 심각하게 생각하게 된다. 우리가 사는 현재는 우리가 살아온 과거와 너무나
다르게 변하여 마치 시골에서 대도시를 처음 방문했을 때를 연상시킨다. 초 연결 시대가 되어 많은
사회생활이 가상 공간에서 이뤄지고, 지식 습득이 거의 무상이 되고, 수명은 길어지고, 우리가
알던 직업들은 사라져 가고 있다. 활동이 불편한 필자로서는 새로운 일 시도하는 것은 엄두도 못
낸다. 다만 바라는 것은 몸 관리를 온전하게 해서 자녀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고, 이웃과 화목하여
폐를 끼치지 않으며, 자녀 손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삶을 살기를
소망한다. 사회생활은 문명이 발전함에 따라 변하는 것은 분명하나, 인간의 본성은 동서고금을
통해 변함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본성이 변하지 않기 때문에 역사는 반복되고, 그래서 현세대의
삶도 항상 평탄하지만은 않을 것이 분명하다. 자라나는 자녀 손에 폐를 끼치지 않고 삶에 도움을
주려면 먼저 서로 자주 만나고 의사소통을 이루는 것이 필수인데, 요사이 핵가족 시대가 되어 한
타운에 사는 것도 드문 시대다. 다행스럽게도 통신 기술의 발달로 거리와 관계없이 음성으로,
영상으로 소통을 할 수 있다.
 
   육체 건강을 위해 걷기 운동이 최선이라고 한다. 매일 7,000보를 목표로 세우고 공원에 나가
걷기도 하고, 집안에서 제자리걸음으로 채우고 지낸 지 15년이 되었다. 치매를 예방하는 데는
정신 운동이 필수라 한다. 요사이 독서는 SNS를 통해 충분히 하는 셈이고, 좋다는 영화나
드라마를 섭렵하며 지내고 있다. 자녀들과 소통하기 위해 손주들이 추천하는 책을 읽고 논평하며,

손주들이 좋아하는 영화나 드라마를 같이 시청하기도 한다. 외국어를 새로 배우는 것이 좋다고
하여 인터넷을 통해 일본어를 배우기 시작한 지 1년 반이 되었다. 특히 인터넷“챗트”방을 통해
손주들의 인성 교육에 도움이 될 만한 성경 구절, 동서양의 고전 인용 구절, 동서양의 속담,
탈무드의 인용 구절을 매일 아침 어렸을 때의 사진 4장씩 같이 보낸 지 2년이 넘었다. 손주들이
읽고 가끔 고맙다는 답신을 보낼 땐 참으로 마음이 기쁘다. 간절히 바라는 것은 우리 손주 세대가
전쟁과 분쟁이 없는 환경에서 세계적으로 소통하며 평화스럽게 살게 되는 것이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자식의 자식 2026.01.12 (월)
등에서 잠든 너를 내려놓지 않는 건내 어머니 골수를 먹고 자란 기억 때문무릎이 시큰거리다콧등까지 싸해지는 따스한 대물림 어제와 오늘도 혼동하는 너에게내일 다시 하자는 약속,울음을 삼키는 너의 눈을 피해주었던 걸 뺏는 건 참으로 곤란하지 동네 애들 다 데려간 피리 부는 아저씨집안 일 다 해도 미움 받는 신데렐라‘왜’냐고 묻는 삼십개월 너에게‘사람‘에 대해 무슨 설명 하리오 잎을 다 떨군 나무에 기댄 너의 숨소리찬 바람...
윤미숙
  우리는 흔히 자신의 삶이 길다고 느끼며 살아간다. 젊은 시절에는 앞날이 끝없이 펼쳐져 있는 것 같고, 나이가 들수록 지나온 세월이 결코 짧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시간을 영원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순간, 그 생각은 조용히 무너진다. 시작과 끝을 초월한 영원의 시간 속에서 한 인간이 이 땅에 머무는 기간은 얼마나 될까. 백 년을 산다 해도, 그 시간은 한 점에 불과하다. 점이라기보다, 잠시 스쳤다 사라지는 빛의 흔적에 가까울지도...
이종구
  아파트 9층인 우리 집 거실에서 베란다 쪽 소파에 앉으면 사거리가 보인다. 건너편 아파트와 시내로 나가는 길이 교차되는 길이다. 그 사거리를 바라보며 가끔 무료하게 시간을 보낸다. 신호에 따라 밀려왔다 밀려가고 달리다 멈추고 하는, 하등 신기할 것 없는 차량의 행렬을 신기하게 바라본다. 저렇게 많은 차들은 대관절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새벽부터 밤중까지 끊임없이 굴러가는 지친 바퀴들은 언제 어디쯤에서 쉬게 될 것인가.'나는...
최민자
그리움만 남기고 2026.01.12 (월)
비바람 몰아치는 창가에 서서멍울진 가슴을 어루만지며홀로사무친 그리움만 삼킨다 이제는 느낄 수 없는 추억의 파편들말없이 숨겨온 따스한 손길들마음속 깊이 가득 담는다"보고싶다"그 이름 부르면허공에 메아리로 울린다 그 흔한 ''사랑한다"는 한 마디왜 그토록 아껴 두었을까겹겹이 쌓아 두기만 한 채어리석은 자만심으로따스한 눈 빛과 말 한 마디 더 건네지 못했을까 이제는 저 멀리 하늘의별이 되어버린 사람들사랑했고...
손정규
병오년 새아침 2026.01.02 (금)
계속되는 강 추위망각의 지혜는설국만이 존재한다는 착각에한해가 저물어 간다대지가 숨쉬고 있다는 증거나이테 한줄 추가된무상함의 세월꽃잎이 피어 흩 날리었고푸른 가지위 새들 둥지 틀며강열한 햇살은주렁 주렁 익히었다자연은 일 순간도 숨쉬기를포기 한적이 있었는가허락된 삶을 감당한 우리지나간 순간 순간들아름다운 추억으로남겨야 하지 않을까눈 아래새싹들의 큰 울림의 기지개그날을 기다리고 있는데밝아오는 병오년희망 태운지칠줄...
리차드 양
세월은 강물처럼 흘러 어느덧 내 삶을 저만치 데려가 버렸다. 어린 시절에는 시간이 왜 그리 더디게 가는가 의아했었고, 군대 시절에는 하루가 한 해처럼 길게 느껴졌다. 그러나 결혼의 기쁨은 찰나였고, 신혼의 행복조차 누려보지 못한 채 공부와 생계의 전선에서 몸부림치며 열 네번의 이사를 거듭했다. 목사가 되면 모든 것이 순탄하게 잘 될 줄 알았으나, 이해할 수 없는 교회 정치는 나를 희생양으로 만들었다. 그 후 나는 이를 반전의 기회로 삼고...
김유훈
어머니의 섬 2025.12.31 (수)
  참 알 수 없는 일이다. 왜 잘 기억도 되지 않는 것에 이토록 애 닳아 하는 것일까. 이건 필시 병일 것 같다. 그렇지 않다면야 수십 년을 넘은 이 나이 이르러까지 연연해 할 이유가 없잖은가. 돌아가신지 50년이나 되신, 얼굴도 기억 안 나는 어머니의 추모예배를 드리는데 괜시리 심통이 나고 가슴이 답답해진다. 물론 우리 가족 네 식구만 드리는 조촐한 예배다.  그런데 오늘따라 어머니뿐 아니라 아버지, 할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최원현
물러가는 어둠의 끝자락에서우리는 살며 차마 말하지 못한 아쉬움을한 줌 눈처럼 조용히 내려놓습니다 병오년 새해, 말의 기운이 들판을 깨우고로키의 우람한 어깨 위로침묵하던 밤이 물러납니다태평양의 검푸른 파도를 가르며 솟는 희망그 첫 빛은 상처 난 골짜기까지 공평하게 적시며묵은 한숨 위에도 새로운 길을 그려 놓습니다 살면서 놓친 것에 대한 미움마저산맥과 산맥 사이, 평원과 평원 사이로 흘러새해의 화두 속에...
이상목
지난 주에 이어 계속 집도의는 캐나다에서도 이름 있는 Doctor라 했다. 수술실에 들어가니 남자가 7사람 여자 두 사람이 있다. 수술은 집도의와 보조의가 하겠지만 의대생들이 견학하는 걸 허락했던 것이다.수술은 성공적으로 잘 마무리 된듯하다. 수술을 하고 정신을 차려보니 방광에 호스를 꽂아 소변을 받아내고 양팔 혈관에 주사바늘을 고정시켜 줄이 달려있다코로 호수를 따라 식사대용 영양제가 들어간다. 또 수술한 부위에도 호스를 넣어...
박병준
 ▶지난 주에 이어 계속 암이 자리 잡은 곳, 그 위치가 어디인가. 그게 중요하다.폐라면 힘 든다. 췌장이라면 수술이 어렵다. 급성으로 여러 군데 전이가 되었다면 걷잡을 수 없이 위험하다.내게 온 곳은 목이다. 후두암이라고도 한다. 그 자리는 어떤 곳인가?매우 정교하고 복잡한 부분이다. 거기는 기도(Air way)와 식도가 만나는 곳인데 코와 입을 통해서 공기가 들어오고 또 입에서 식도로 넘어오는 음식이 지난다.또 허파에서 나오는 공기가...
늘산 박병준
늘산 본인이 암 판정을 받고 수술을 하고 퇴원을 하면서 그간에 있었던 일들을 정리하고 싶습니다. 이는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암에서 예방될 수 있는 일에 다소나마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면서 이 글을 시작합니다.암의 발견은 우연적일 수도 있고 필연적일 수도 있다.나는 우연적이라 생각하며 그나마 일찍 발견하였다는데 다행이라 생각한다.산에서 사람을...
늘산 박병준
다음페이지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