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광고문의
연락처: 604-877-1178

1984를 통해 보는 2025

권은경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5-02-07 16:53

권은경 / 캐나다 한국문협
   
   외국에 살면서 비로소 내 나라, 대한민국의 소중함과 가치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게 된다. 일제강점기와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전례 없는 경제 발전을 이루어 내며, 세계적인 민주주의 국가로 자리 잡은 우리나라. 첨단 기술 산업을 발전시키고 세련된 문화 콘텐츠를 수출하며 나라의 위상이 높아지는 것을 볼 때면 한국인이라는 자긍심에 가슴이 뜨거워지곤 한다. 그러나 혼돈과 무질서의 2025년 대한민국을 바라보며 나는 어떻게 우리나라의 가치를 지키고, 발전시킬 수 있을지 생각해 본다. 
 
대한민국은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며, 국민의 참여를 통해 사회를 이끌어가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이다. 우리나라의 자유민주주의는 독재나 전체주의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값비싼 희생을 치른 선조들에 의해 세워졌다. 이 체제가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없다면 개인의 권리가 억압받고 사회는 권력에 의해 통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언론과 통계를 조작하고, 교묘하게 진실을 왜곡해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 정부가 있다면 이것은 단순한 고문보다 더 견딜 수 없는 일이다. 2025년 새해 벽두부터 나는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가 지켜 지기를 간절히 바라며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를 꺼내 들었다. 1984를 통해 2025년 대한민국을 비추어 보고 전체주의 사회의 위험성과 권력의 억압적인 속성을 상기하고, 현재의 상황을 비판적으로 성찰해 보고자 한다. 
 
1984에는 역사와 정보를 왜곡하며 권력의 정당성을 유지하는 집권당의 진리부라는 기관이 나온다. 그들은 과거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하고, 현재를 통제하는 자가 과거를 통제한다고 말한다. 이것은 권력을 가지고 역사와 같은 과거의 기록을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고, 과거 기록 조작을 통해 미래에도 권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말은 기록 조작을 통해 집권당이 영원히 정권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2025년 대한민국은 특정 정치 세력과 언론이 자신들의 권력 유지를 위해 사실을 편향적으로 보도하고, 진실을 왜곡하고 있지는 않은 지 우리는 분별할 수 있어야 한다. 진실이 거짓이 되고, 거짓이 진실이 되는 세상에 살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1984 소설 속의 집, 거리 곳곳에는 사회당의 최고 지도자인 빅 브라더의 포스터가 붙어있다. 그리고 포스터에는 “빅 브라더가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글귀가 적혀 있다. 이는 감시와 선전 아래 권력을 가진 자들이 진실을 어떻게 조작하고 국민을 세뇌하는지, 사고와 언어를 통제당한 인간이 저항할 힘조차 잃고 얼마나 비극적으로 변해가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2025년 특정 국가 권력이 발전된 디지털 기술이나 소셜 미디어를 통해 대한민국 국민을 감시할 수 있게 된다면 우리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받고 자유로운 의견 교환과 비판적 사고까지도 제한받게 될 것이다. 또 국민은 특정 집단의 정치적 이익이나 권력 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 이는 명백한 민주주의의 근본 원칙을 파괴하는 야만스러운 일임을 인지하고 경계해야 한다.
 
1984에서 보이는 권력집단의 세 가지 선전 문구가 “전쟁은 평화, 자유는 예속, 무지는 힘”이다. 상반된 두 가지 생각을 동시에 주장하며 권력 집단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모순된 정책을 꾀하려는 것이다. 꾸며진 거짓을 말하면서 완전한 진실이라고 의식하게 하고, 논리에 반대하는 논리를 사용하며. 도덕을 주장하면서 그것을 부인하게 하는 이런 이중적 표현은 진실을 왜곡하고 국민을 혼란에 빠뜨려 특정 집단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려는 것이다. 2025년 대한민국에는 정치적 혼란과 분열 속에 모순된 슬로건을 앞세워 불합리한 정책을 정당화하고 자신들의 권력 확대를 취하는 집단이 있지는 않은지 우리는 독립적이고 비판적으로 구별해야 한다. 
 
소설 속에서 권력은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라고 주장한다. 권력을 장악한 집단은 국민을 위한 사회적 약속이나 공익보다는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고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주목한다. 2025년 우리는 어떤 정치 세력이 대한민국과 국민이 아닌 자신들의 권력 유지와 팽창에 더 집중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그 권력이 남용되지 않도록 견제해야 할 필요가 있다.
 
1984의 윈스턴은 자유란 2 더하기 2는 4라는 진실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무자비한 폭력과 협박 앞에서 자발적으로 잘못을 인정하고 2 더하기 2가 5라고 답하는 윈스턴, 그는 사회당이 원하는 충성스러운 당원이 되었을 지는 몰라도 인간 본연이 간직한 영혼의 빛을 잃고 완전히 소멸되고 말았다. 2025년 대한민국에서 국민의 자유와 권리가 제한되고 민주주의와 법치가 위협받고 있다면 우리는 침묵을 깨고 일어나 진실을 말하고, 자유의 경종을 울려야 할 것이다.
 
1984는 권력의 오남용과 억압이 인간의 자유와 존엄성을 어떻게 위협하고 파괴하는지 경고한다. 소설 속 사회당이 추구하는 것은 국민이 잘 살고,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직 영원한 권력을 가지는 것이다. 종국에 가서 윈스턴은 자신의 정신, 생각, 감정의 품위까지도 상실한 채 빅 브라더만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어 버린다. 이는 독재 체제에서 벌어지는 감시, 진실과 정보의 왜곡, 억압된 자유 속에서 인간이 어떻게 몰락하는지를 통해 권력의 본질을 보여주고 있다. 2025년 대한민국은 우리가 누려온 자유와 민주주의가 선조들이 남긴 위대한 유산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은 단순한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삶과 권리, 인간의 품격을 지키는 것이다. 그리고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비판적으로 사고하며 사리를 분별하고, 권력을 견제하여 그들이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지 잘 살펴야 한다. 조지 오웰이 말했듯, 희망은 사람들 속에 있고, 국민들이 바로 서 있을 때 우리나라의 미래가 있다. 특정 권력 집단의 꼭두각시로 전락해 공포에 찬 삶을 살고 싶지 않다면 모두 깨어나 개개인의 가슴에 새로운 용기를 불어넣고, 소중한 우리나라 대한민국을 지키는 일에 힘써야 할 것이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그 거룩한 성 2025.12.05 (금)
청소년 시절인 77년도에 살던 동네 교회 목사님 가정이 미국으로 이민을 가시게 되어 사용하시던 전축을 우리 집에 레코드 판도 같이 갖고 오게 되어 음악을 들었는데 가장 많이 듣던 LP는 테너 고이동범 교수님의 노래 거룩한 성이란 찬송가였다. 이 노래는 19세기 후반 영국의 유명한 작곡가가 지은 음악에 법률을 공부한 변호사가 작사하여 만든 곡이라고 한다. 노래의 톤이 감미롭기도 하지만 가사가 그 거룩한 성은~ 호산나~ 부분은 매우 감동이 온다....
이형만
황금률 2025.12.05 (금)
겨드랑이에 품은 그 소리는별똥별의 사랑을밤새 들려주던 풀벌레의 협주곡이다청년 시절그를 향한 마음은봄날 아침이었다주어진 환경은젖은 휴지처럼 스며드는 것이라고타이르는 나의 반석푸른 더듬이가방향키를 찾을 때사막에 풍향을 읽게 하고힘없이 부서지는 낙엽을자연의 질서에 순응하는생애 기쁨이라고황금률을 내주는 사랑의 품이다수많은 별만큼 신비한 그의 소리가삶의 대지에 너울처럼 펼쳐지니창조물의 숨결이 그의 사랑에서...
반현향
  외국에 살면서 이방인이라고 느끼는 순간들은 복잡한 감정을 동반해 찾아온다. 현지 사람들이 특정 TV 프로그램에 대해 말할 때 함께 웃지 못하고, 문화 차이에서 오는 감정 표현의 방식이 서툴러 무감각할 때, 은행이나 병원, 행정 기관 등의 시스템을 이용하면서 복잡한 절차나 서류에 압도당할 때, 직장 동료와 철학, 정치 또는 깊은 감정에 대해 진지한 대화를 할 수 없을 때,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마다 어디서 왔고 왜 이곳에 살고 있는지를...
권은경
길목 2025.12.05 (금)
날렵한 초겨울 바람송두리째 가을을 삼켜 버리고온 몸부림으로 서둘러 왔네 어느새하얗게 채색된 눈부신 이 아침 앙상한 사과나무 위모여 앉은 새들 눈꽃 잔치가바로 천국 이어라 향기 실은 꽃 바람 기다림은풍성한 내일로 불어 오려나 삶의 뒤안길옷깃 속으로 드는 찬바람이바로 봄인 것을 뺨 위로 넘나드는 춤추는찬 물결 꽃봉투는너울 되어 먼 여행길을 나서네
김정임
맨 아래 칸 서랍 2025.12.01 (월)
맨 아래 칸 서랍이즈음 옷장의 맨 아래 칸 서랍을 정리하는 날이 부쩍 늘었다놓지 못해 떠나지 못한 내 어제의 그림자들이 매미 허물같이 모여 사는 곳돌쩌귀도 녹스는 늙은 세월에 대부분은 떠나고몇은 아직 남아서 민속촌처럼 함께 저무는 그곳엔늦가을 저녁의 체온 닮은 바람이 분다내가 거쳐온 삶의 간이역들이 펼쳐진다순진한 젊은 별바라기의 풋꿈도자갈길에 땀 흘리던 이민(移民)의 한여름날도오래전에 잃어버린 시(詩)를...
안봉자
내가 살던 낙동강 상류에는 유달리 풀꽃이 많았다. 어린 시절 친구들과 그 풀꽃을 따서 강물에 띄워 보내며 들찔레 새순을 꺾어 먹던 그 맛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내 이웃에 초등학교 선생 한 분이 계셨다. 어린 내 눈엔 그분이 늘 우러러 보였다. 강마을, 농촌에서 태어나 비범한 재주도 없을 것 같아 소년 적 꿈이래야 고향 초등학교 훈장이 되어 풀꽃처럼 사는 것이었다. 그런 가운데 어려서 나는 책 읽기를 좋아 했다. 그 때는 읽을 책도 많지...
권순욱
시간(時間) 2025.12.01 (월)
   사람들은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라진다고 말한다.마치 인생의 모래시계가 어느 순간부터 갑자기 기울어져 모래가 한꺼번에 쏟아져 내리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하지만 젊은 시절의 시간은 전혀 다르다.아직 모래시계의 윗부분이 가득 찬 채 천천히, 그리고 지루할 만큼 느릿하게 모래알이 떨어지던 시절 —나에게 그 시절은 바로 10대였다. 국민(초등)학교 시절의 하루는 끝없는 여정이었다.중학생이 되어 교복을 입는 그 작은 꿈조차...
우제용
세월이란 길 위로시간은 물결처럼 흘러가고천천히 스며드는 듯 하다가도돌아보면 한순간의 빛처럼 멀어져 간다 머물 줄 모르는 그 흐름 속에서소중했던 날들조용히 견뎌낸 순간들은가슴 깊은 곳에고운 흔적으로 남아추억이 되어 숨 쉰다 아쉬움이 스치는 기억함께 웃음꽃 피우던 날들의 온기아직도 마음속에서 잔잔히 물결치고참 따스했고 참 고왔던그 멋진 순간들조용한 기쁨이 되어지금도 내 손을 잡아 준다 세월의 길 위에서날 웃게...
나영표
지난 주에 이어 계속 집도의는 캐나다에서도 이름 있는 Doctor라 했다. 수술실에 들어가니 남자가 7사람 여자 두 사람이 있다. 수술은 집도의와 보조의가 하겠지만 의대생들이 견학하는 걸 허락했던 것이다.수술은 성공적으로 잘 마무리 된듯하다. 수술을 하고 정신을 차려보니 방광에 호스를 꽂아 소변을 받아내고 양팔 혈관에 주사바늘을 고정시켜 줄이 달려있다코로 호수를 따라 식사대용 영양제가 들어간다. 또 수술한 부위에도 호스를 넣어...
박병준
 ▶지난 주에 이어 계속 암이 자리 잡은 곳, 그 위치가 어디인가. 그게 중요하다.폐라면 힘 든다. 췌장이라면 수술이 어렵다. 급성으로 여러 군데 전이가 되었다면 걷잡을 수 없이 위험하다.내게 온 곳은 목이다. 후두암이라고도 한다. 그 자리는 어떤 곳인가?매우 정교하고 복잡한 부분이다. 거기는 기도(Air way)와 식도가 만나는 곳인데 코와 입을 통해서 공기가 들어오고 또 입에서 식도로 넘어오는 음식이 지난다.또 허파에서 나오는 공기가...
늘산 박병준
늘산 본인이 암 판정을 받고 수술을 하고 퇴원을 하면서 그간에 있었던 일들을 정리하고 싶습니다. 이는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암에서 예방될 수 있는 일에 다소나마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면서 이 글을 시작합니다.암의 발견은 우연적일 수도 있고 필연적일 수도 있다.나는 우연적이라 생각하며 그나마 일찍 발견하였다는데 다행이라 생각한다.산에서 사람을...
늘산 박병준
다음페이지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