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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친구가 생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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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24-11-01 16:35

김유훈 / (사)한국문협 밴쿠버지부 회원
   두 달 후면 2024년은 지나가 버린다. 그러나 나에게는 잊을 수 없는 특별한 한 해였다. 어느 날 갑자기 한국에서 6개월 집을 바꿔 살기로 하여 캐나다를 떠나 고국에서 살게 되었다.

  지인이 살았던 덕소의 아파트에서 마치 내 집처럼 아무 불편함 없이 잘 있다가 무사히 돌아왔다. 내가 살던 아파트는 한강변에 있고 그 강변에는 자전거 길과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으며 주변에는 온갖 정원수와 꽃들로 조경을 잘해놓았을 뿐만 아니라 생활체육이라 하여 여러 가지 운동시설까지 곳곳에 설치해 놓았다. 특히 계절이 변할 때마다 강변의 꽃밭을 아름답게 꾸며주는 손길은 본 주민들의 마음을 기쁘게 할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마음을 갖게 하였다. 오래전 미국 뉴욕의 할림가는 범죄의 동네로 유명한 곳이었다. 그러나 시민들의 협조로 집집마다 꽃을 기르고 길가에도 꽃을 심는 운동의 결과  범죄율이 높았던 그곳에 기적처럼 범죄가 줄어들고 주민들의 표정까지 밝게 변화된 모습을 보며 이는 꽃이 가져온 기적이라 하였다. 나는 이른 아침마다 아내와 함께 강변을 따라 백일홍, 코스모스, 국화꽃이 피어나는 꽃길을 걸으며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과 강물이 흐르는 모습을 보며 지난 세월 그 수많은 사연들을 회상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우리 둘에게는 건강이라는 선물이 저절로 따라왔다. 특히 아내는 오랫동안 쉬지않고 일을 하였기 때문에 건강을 신경 쓸 여유조차 없었지만 안식년을 맞은 이번 기회가 아내의 건강을 살리는 절호의 계기가 되었다.

나는 지난 30년 동안 캐나다에서 축구를 해온 덕분에 이 나이 되도록 현역에서 일할 수 있게 된 것이라 생각된다. 그러므로 축구는 내 건강의 근본이라 생각하여 덕소에서도 축구를 계속하고 싶어 동네 축구동호회에 연락을 하였다. 그러나 전화기를 통해 들려온 대답은 내 나이를 물어보더니 나이가 60이 넘으신 분은  가입이 안 된다고 하였다. 다행히 내가 다니는 교회에 축구 동호회가 있어 한번 참석을 했지만, 그 후 날씨가 너무 더워 여름 동안 휴무 상태가 되어버렸다. 나는 고민끝에 결국 홀로 운동하기로 마음먹고 동네 아파트 사이에 있는 작은 풋살장에 가서 축구공을 갖고 연습을 하기 시작하였다. 내가 이렇게 나 홀로 연습을 하는 모습을 본 공 좀 차는 초등학교 학생들이 같이 축구를 해도 된다하여 그들과 함께 축구를 시작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들과 축구를 시작하였고, 나중에는 중고등 학생들과도 함께 축구를 하게되었다. 특히 공을 잘 차는 초등학생들과는 거이 매일 축구를 하니 오랫동안 잘 알고 지내왔던 친구처럼 되었다. 운동 중 휴식 시간에는 내 소개를 하며 “나는 캐나다에서 온 할아버지”라 하니, 한 애가 “내 이름은 재원이예요.”하며 살갑게 내게 다가왔다. 내가 그에게 “너 참 귀엽게 생겼구나.”하니, 그는 나에게 “할아버지도 귀여운 할아버지예요.”하며, “우리 내일부터 전화번호 교환하고 절친 맺어요.”하며 이야기를 하였다. 그 후 여러명의 어린 친구들과도 전화 번호를 교환하며 절친이 되었다. 이렇게 내 나이 74에 어린 손자 같은 절친 축구동호회 그들과 친구가 되어 즐겁게 함께 운동하는 관계가 되었다.

그 후 내가 운동장에 가서 그들을 만나게 되면 그들은 양손을 벌리며 달려와 내게 서로 매달리며 안기는 모습들이 너무 사랑스러웠다. 이렇게 나와 어린 친구들은 시간이 가는 것도 모르고 땀을 흘리며, 해가 지고 밤이 되도록 그리고 넘어져서 상처가 나도 공을 보고 뛰어다니며 운동을 열심히 하였다. 심지어 어린친구들과 열심히 축구하는 모습을 본 그들의 부모들도 나에게 어쩌면 그렇게 열심히 애들처럼 잘 뛰어 노느냐고 하였다. 내가 그들과 함께 축구를 하는 동안은 나역시 진심으로 어린아이가 되었으며, 이는 나의 한국에서의 새로운 기쁨이였다.

이렇게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내 어린 친구들과 축구를 하는 동안 어느덧 9월의 셋째 주까지 다다르고 말았다. 나는 그들에게 말해준 대로 “다음 주에 나는 여기를 떠나 캐나다로 돌아간다.”라고 말을 했더니 그들은 실감이 안 가는 모습이었다. "진짜예요?” , “캐나다는 멀어요?”, “엄마가 캐나다 어디냐고 물어보래요.” 등등, 나는 그들과 마지막 며칠 동안의 대화는 얼굴은 웃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가슴이 많이 아팠다. 넉 달 넘게 그들과 땀흘리고 거이 매일 함께 뛰었던 시간에 나도 모르게 정이 듬뿍 들었으며 내 어린 친구들도 나에게 정이 들어 헤어진다는 것이 너무 믿어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내가 떠나오기 전 날 “이 할아버지, 오늘이 너희들과 마지막이다. 내일 떠난다.”고 하니 서로들 나에게 와서 엉겨 붙어 떨어지기 싫어하였다. 나는 그들과 사진을 찍은 후 그들은 “사진 꼭 보내 주세요”, “이제 가시면 언제 오세요?”, “꼭 오셔서 함께 공 차고 놀고 싶어요”, “할아버지 안 가시면 안 되요?...”, “ 캐나다에 가셔도 꼭 연락 주세요”,… 나와 내 어린 친구들과 정이 깊게 들어 헤어지기 싫어하는 모습은 예전에 미처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다. 그리고 그들 중 한 명인 10살 시윤이란 친구는 나에게 무언가를 주며 “할아버지 이거 내가 어젯밤에 잠 안자고 만든 것인데 집에 가서 꼭 보세요. 그리고 캐나다에 가셔서 연락주세요.”하며 내 품안에 안겨서 한동안 떨어지지 않았다.

나는 이렇게 정들었던 덕소의 어린 친구들과의 추억을 뒤로하고, 비행기를 타고 캐나다로 돌아오며 말할 수 없는 감정에 빠져들어 한동안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내 어린 친구들 그들은 겨우 9살, 10살, 11살이지만 나는 “은찬, 재원, 은상, 시윤,은우, 그리고 덕소의 풋살장에서 할아버지 오셨다 하며 두팔을 벌리며 뛰어서 달려오던 내 친구들을 영원히 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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