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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낮추고 ‘귀’는 활짝 열어 두겠습니다”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2-07-12 12:14

제 40대 밴쿠버 한인회 이용훈 회장

화합과 소통, 이 두 단어가 지닌 가치는 한 단체나 조직을 굳건하게 해주는 소중한 자양분이다. 그래서 ‘화합하자, 소통합시다’라는 얘기에 반감을 가질 필요는 전혀 없다.

문제는 적당한 실행파일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화합이나 소통도 허공을 떠도는 구호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반목하는 이유는 들여다보지 않은 채 구호만 반복된다면 개선은 기대하기 어려운 노릇이다.

제 40대 밴쿠버한인회를 이끌게 된 이용훈 신임 회장의 고민도 어떻게 하면 화합과 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을지에 집중돼 있다.

이 회장은 대상그룹에서 판매 중역으로 일하다 지난 94년 밴쿠버에 정착했다. 이듬해부터 BC실협에서 한인사회 활동을 시작해 같은 단체 회장과 노인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39대 들어서면서 ‘잡음’ 사라져, 이젠 소통에 힘쓸 터

-밴쿠버 한인 인구가 5만명으로 추정되는데, 이에 비해 한인회에서 활동하는 회원수는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 현실입니다. 한인회가 진정한 의미에서 ‘대표성’을 가지려면, 한인들의 참여가 절대적인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이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인들의 한인회 참여가 저조한 이유는 무엇보다 우리 내부에서 먼저 찾아야 합니다. 반목과 질시가 계속되다 보니, 한인사회에는 발도 들여놓기 싫다고 얘기하는 한인들이 꽤 있습니다. 하지만 끊임 없이 이어져 오던 잡음이 39대 들어서면서 많이 잠잠해졌습니다. 이를 위해 전임 회장(오유순)이 노력을 많이 했지요. 

-지난 총회에서 화합과 소통을 무엇보다 강조하셨습니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무엇보다 한인들의 참여가 우선되어야 합니다. 저는 한인사회 각 단체장들을 한인회 이사로 모시고자 합니다. 이렇게 하면 한인사회의 다양하고 폭넓은 의견을 수렴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각 단체 회원들이 자연스럽게 한인회에도 관심을 기울일 수 있을 겁니다.

-그 계획에 대한 단체장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이미 단체장 대부분이 한인회 이사회에 이름을 올려 주셨습니다. 몇몇 분들이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지만, 다 끌어안고 갈 생각입니다. 저와 견해가 다르다고 해서 한인회 이사회에서 배제하는 것은 결코 옳지 않다고 봅니다. 제가 상대방을 설득하든지 아니면 설득당하든지 해서 하나의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한인회에서 소외되는 단체가 없도록 하겠다는 게 저의 주요 계획 중 하나입니다.

-이사회를 활성화하겠다는 의도이신가요?
예, 그렇습니다. 한인회 집행부는 이사회에서 의결된 것을 제대로 처리만 하면 됩니다. 이사회는 이런 집행부를 관리, 감독해야 합니다.


노후화된 한인회관 리노베이션 올해 내 시작할 것


-현안에 대해서 질문하겠습니다. 지난 총회에서 토론 끝에 ‘코리아센터건립위원회’가 센터 건립을 주도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인회가 건립기금 등을 관리해야 한다는 말들이 있는데, 이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명분만 놓고 보면 한인회에서 일을 추진해야 하는 것이 맞을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실리 혹은 실행 가능성이 더 중요합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코리아센터건립위원회에 힘을 실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코리아센터 건립까지에는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 이전에 기존 한인회관을 어떻게 활용할지가 더 중요할 것 같은데, 문제는 시설이 너무 노후화됐다는 점입니다.
지금 한인회관의 모습은 한국과 한인사회 위상과는 걸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안으로 공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공사자금이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요.
돈이 좀 들더라도 리노베이션 계획을 차질없이 진행할 생각이에요. 노인회와 힘을 합치고 정부 측과 매칭펀드가 합의된다면, 비용 마련에 큰 어려움은 없을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최근 열린 이사회에서 ‘한인회 주도의 수익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씀하셨는데, 구체적인 계획은 있습니까?
한류에 대한 밴쿠버 사회의 관심이 상당히 높습니다. 이점에 착안해 한국 가수들의 공연을 기획하고자 합니다. 공연을 통해 타 커뮤니티에 한국을 알리고, 한인들의 자긍심을 높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캐나다인의 입장에서 보자면 타 커뮤니티와의 소통도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선 어떻게 해나갈 계획입니까?
혹자는 제 영어실력이 모자라서 타 커뮤니티와 제대로 협력하기 어렵다고 단정지어 말합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저는 이용훈이라는 한 개인이 아니라 한인회라는 조직을 통해서 타 커뮤니티 혹은 정부 관계자와 만나게 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영어보다는 타 커뮤니티와의 협력을 끌어낼 수 있는 능력이라고 봅니다. 만약 제 영어가 좀 서투르다면, 그 문제는 한인회 조직 내 다른 분들의 도움을 받으면 금방 해결되겠지요.

-세대간의 소통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인사회 행사들 대개가 노인들 주도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먹고 사는 문제가 우선이다 보니 젊은 세대들의 참여가 저조한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젊은 세대가 참여할 때까지 무턱대고 기다리지만은 않을 생각입니다. 신구가 어우러지는 한인사회 건설을 위해, 부회장 중 1명을 차세대에서 선임했습니다. 그 사람의 역할이 크겠지요.

-이 밖에 40대 한인회에서 중점적으로 진행할 사업은 무엇입니까?
거창하게 무엇을 해 나가겠다고 말씀드리는 것보다, 그때그때의 현안을 함께 풀어나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저는 이사회를 통해 한인사회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집행하는 사람에 불과합니다. 저를 낮추면 낮출수록 모든 교민이 참여하고 화합하는 한인회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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