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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로 듣는 ‘아리랑’에 모두가 감격했다

한혜성 기자 helen@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0-07-02 15:57

한국 대표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 콘서트 성료

한국의 대표 재즈 보컬리스트이자 작곡가인 나윤선이 1일 예일타운 라운드하우스 퍼포먼스 센터에서 스웨덴 출신 실력파 기타리스트, 울프 바케니우스(Wakenius)와 듀오 콘서트를 열었다.

이 날 공연은 일찌감치 표가 매진되며 성황을 이뤘다. 밴쿠버 재즈 페스티벌 공연무대 총담당을 맡은 폴 클락(Clarke)씨는 “올해 재즈 페스티벌을 시작하고 가장 호응도가 뜨거웠던 공연”이라며 “나윤선이 그렇게 유명한 보컬리스트냐”고 되묻기도 했다.

‘브레드 터너 트리오(Brad Turner Trio)’의 1시간 여 오프닝 공연이 끝나고, 모습을 드러낸 나씨는 바케니우스의 기타반주에 맞춰 풍부한 감정이 담긴 매혹적인 음색을 2시간여 선보였다.

나씨는 영어나 불어 가사가 붙여진 노래를 번갈아가며 불렀는데, 각 노래 끝에는 ‘감사합니다’라는 한국말 인사를 잊지 않았다. 공연 중간에는 관객석 절반 정도를 채운 한국 관객이 와준 것에 고마움을 전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공연을 마무리하는 앵콜곡은 ‘아리랑’이었다. 나씨가 마지막에 후렴구를 함께 부르자고 유도하자, 국적에 관계없이 모든 관객이 허밍으로 아리랑을 따라불렀다.

공연 후 만난 나씨는 인간적이고 소박하며 겸손한 사람이었다. 관객에게 늦게까지 공연을 봐줘서 고맙다며 진실한 감사를 건넬 줄 알고, 자정이 다 되가는 늦은 시각까지 기다린 팬들과 일일히 기념사진을 찍으며 인사를 나눴다.

나씨는 한국인 최초로 세계 3대 재즈 페스티벌 중 하나인 몬트리올 국제 재즈 페스티벌 및 빅토리아, 오타와, 밴쿠버 등지에서 열리는 캐나다 주요 5대 재즈 페스티벌에서 모두 매진공연을 기록했다.

다음은 공연 후 나씨와 나눈 일문일답.

공연도중 한국관객들에게 감사하며 눈물을 보였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정말 감사하게도 몬트리올, 퀘벡, 빅토리아 등 캐나다에서 한 모든 공연이 매진이었다. 그런데 더 감격이었던건 공연마다 한국 교민들이 관객석에서 저를 응원해주시는 모습이었다. 밴쿠버 공연은 한국 이외의 지역에서 한 공연 중 한국 관객이 제일 많이 온 공연이다. 한국의 힘이 느껴졌고, 너무 든든한 나머지 감격해서 눈물이 났다. 바쁘실텐데도 일부러 공연을 보러 어려운 발걸음을 해주신 모든 분께 다시한번 큰 감사를 드린다.

나는 한국인이기 때문에 덕을 많이 본 사람이다. 아무 것도 모른채 노래를 배우겠다고 파리로 건너가 재즈를 시작했다. 재즈가 잘 알려지지 않은 한국에서 온 여자가 재즈를 한다는 사실이 신기했는지 주목을 더 많이 받았다. 그래서 기회가 더 많이 왔던 것 같다.

원래 앵콜곡이 ‘아리랑’이 아니라고 들었다.
사실은 작은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를 부를 생각이었다. 그런데 한국 관객이 많은 것을 보고 마지막에 선곡을 바꿨다. 많이 좋아해주셔서 다행이다.

밴쿠버에 온 소감은 어떤가.
캐나다에는 개인적으로도 첫 방문이다. 아름다운 밴쿠버를 구석구석 구경하고 싶었지만, 새벽 비행기를 타고 파리로 날아가야 해서 너무 아쉽다. 다음번에는 꼭 여유를 갖고 공연 후에 여행을 하고 싶다.

주로 유럽과 아시아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제 캐나다 5대 재즈 페스티벌 참가를 시작으로 북미시장으로 활동영역을 넓힐 예정인가.
그랬으면 좋겠다(웃음). 미국과 캐나다 재즈공연시장은 유럽보다 진출하기가 매우 까다롭다. 다행히 캐나다 투어 모든 공연이 매진이기 때문에 내년에도 초대받을 가능성이 더 높아졌지 않았나 한다.
‘한국인 최초 재즈 페스티벌 참가’라는 타이틀은 사실 너무 부끄럽다. 그보다 다른 한국 재즈 음악인들이 북미에 진출할 초석을 작게나마 마련한 것이 스스로 많이 뿌듯하다. 

한국의 재즈시장은 어떻다고 보는가.
발전하고 있다고 본다. 외국에서 재즈를 공부하고 한국에 들어와 후배를 양성하는 음악인들도 늘고있다. 한국서 유명한 재즈축제인 ‘자라섬 페스티벌’ 같은 경우에는 외국인 동료가 너무 신났다며 또 가고 싶다고 할 정도로 열광적이다. 한국에서 재즈란 아직 대중적이진 않지만 소수 애호가들의 열정이 뜨겁다.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음악이 내게 머무는 한 계속 지금처럼 공연을 하면서 살고 싶다. 재즈는 ‘늙지 않는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80세가 넘는 보컬리스트가 20세의 기타리스트와도 멋진 공연을 할 수 있는 게 재즈다. 공부를 꾸준히 하면서 80세가 넘어서도 무대에 서고 싶다.

내년까지는 공연이 잡혀있는데 우선 그걸 잘 마쳤으면 좋겠고, 올해 8월 말에 출시될 7집 앨범도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다.


* 나윤선은?

나윤선은 1994년에 뮤지컬 ‘지하철 1호선’으로 데뷔한 뒤, 프랑스로 건너가 재즈학교 CIM에서 전문적인 음악수업을 받았다. 2006년에는 미국 내 음반 관계자 및 각국 대사들이 참석한 뉴욕의 재즈 앳 링컨 센터(Jazz at Lincoln Centre)에서 단독 초청공연을 가졌고, 2008년부터는 독일, 영국, 핀란드, 중국, 말레이시아 등 14개국 40여 도시에서 6집 앨범 월드 투어를 해왔다.
2009년에는 크리스틴 알바넬(Albanel) 프랑스 문화공보부장관령에 의거한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Ordre des Arts et Lettres) 슈발리에(Chevalier)장을 수훈했다. 2010년에는 ‘세계 생물 다양성의 해’ 유네스코 개막식 공연과 독일에서 열린 BMW 벨트 재즈 어워드 2위를 차지했다.

 

 

<▲  사진: 한혜성 기자 helen@vanchosun.com>


<▲ 사진: 한혜성 기자 helen@vanchosun.com>


<▲ 사진: 한혜성 기자 helen@vanchosun.com>


<▲  사진: 한혜성 기자 helen@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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