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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는 또 하나의 과정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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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07-06-01 00:00

이재연 기자의 취업 네트워크 밴쿠버 시청 ‘SAP Technical Consultant’ 이원철씨

◇ 이원철씨는  한국에서 캐네디언 영어강사와 결혼해 한솔, 솔하 귀여운 두 아들을 두고 있다. 혼자 힘으로 힘들고 지리한 과정을 극복해내고 취업에 성공한 그의 취업성공은 취업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고도 남음이 있다.


 

 

한국과 캐나다의 취업에서 차이라면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에서도 한국에서와 다른 몇 가지 차이를 잊지 말자.

한국에서 사회적 문제라는‘일단 취업이라도 하고 보자’식의 취업이 여기에서는‘경력’으로 인정받을 수도 있는 전혀 다른 결과를 낳는다. 100 통 이력서와 총 33회 면접을 거쳐 드디어 밴쿠버 시청에 취업한 이원철씨의 경험은 취업희망자들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크다. 
   
◆ 합격하고도 한동안 믿어지지 않던 취업

이원철씨의 명함은 ‘SAP ABAP Technical Consultant’. 밴쿠버 시청 전산실에서 일을 하고 있다. 맡은 일은 전산 프로그래밍. 밴쿠버 시에서 관리하는 자원과 통계를 입력하고 예산 집행 등 전산으로 처리되는 모든 시청 업무가 부서별로 원활히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만드는 시스템 관리를 맡고 있다. 업무의 특성상 전산관련 지식과 경영학적인 지식이 많이 필요한데, 그의 전공이 경영학이고 ‘SAP’는 취업을 위해 별도의 공부를 했다. 취업을 하고 난 지금도 그는 틈나는 대로 업무에 필요한 전문 지식을 쌓으려고 노력한다.
이민 직후, 100통의 이력서를 내고서도 취업에 실패하고 한국으로 되돌아가야 했던 그의 취업은, 이민자들이 보편적으로 겪는 취업의 어려움이라고 말할 수 있다.
3년 전 가족들과 헤어져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 경력을 쌓은 뒤 재도전한 그의 취업도전 경험은, 현재 취업에 실패하고 좌절하고 있을 취업희망자들에게 작은 희망이 될 듯.
밴쿠버 시청에서 합격 통보를 받고 출근하기 전까지도 ‘믿어지지 않았다’는 그의 말에서 취업을 위해 그가 기울인 노력과 고통의 무게를 짐작할 수 있었다.

◆ 경력 쌓기 위해 다시 한국 행

이원철씨가 면접에서 실패하게 된 원인으로, 이민자들이 취업에 있어서 가장 걸림돌이라고 이야기 하는 영어 능력은 아니었던 듯 하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대림산업에 근무하고 있던 그는, 학문적인 특정 전문용어가 아니라면 큰 어려움은 없었다. 따라서 5개월 동안 100통의 이력서를 내고도 취업이 좌절된 원인을 ‘SAP’관련 실무경력 부족이라고 단정지었다. 그러나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 추가한 3년 실무경력은 캐나다에서 재취업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고, 이메일로 이력서를 제출하고 기다리는 상황은 변함이 없었다. 이때 그가 이력서를 보낸 기업은 100곳, 면접만 총 33회를 했다. 즉, 100통의 이력서를 내고 33회 면접 후  성공한 것.

◆ 실패원인은 캐나다와 한국의 기업정서 파악 못한 것

“이 나라 기업에서 취업희망자에게 접근하는 정서를 빨리 파악하지 못했던 것이 가장 컸던 것 같아요. 예를 들면 한국에서는 ‘그 일을 얼마나 했으며 경력이 진짜인가 아닌가, 학교를 어디 졸업하고 전공이 무엇인가’를 묻는다면, 캐나다 기업에서는 이력서에 이미 기재된 경력이나 학교를 물어본 회사는 단 한 곳도 없었어요. 업무능력은 기본적으로 지원자의 이력서를 신뢰하는 것에서 출발하고 일보다는 인성, 그리고 이 일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큰지 파악하는 것 같은 거죠.”
그 업종의 자격증을 취득하고 6년이라는 짧지 않은 경력도 갖춘 그가 이렇게 취업에 어려움을 겪은 구체적인 이유는 ‘한국과 캐나다의 문화적 차이’를 깨닫지 못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서로가 바라보는 관점이 다른 상태에서 받은 질문에 동문서답하게 되는 것. 더욱이 영어로 나누는 전화면접에서는 ‘감’조차 잡기 어렵고, 임기응변도 통하지 않는다. 이럴 때 스스로 당황하는 모습을 감추기 위해 ‘으~’하는 간투어가 자주 나오게 되고, 대답의 핵심이 흐려지기 쉽다. 심할 때는 대화가 끊어진 상태에서 수 십 초 동안 침묵하기도 했다. 당연히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란 어려운 상황.
 
◆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실패 뒤의 찬스

“한번에 30분씩, 전화면접만 30회 봤으니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을 면접에 소비했죠. 하지만 낭비만 한 건 아니었어요. 떨어지면서 오히려 면접 스킬이 생기더군요.”
우선 면접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을 정리, ‘모범답안’을 만들었다. 그리고 막힘 없이 대답하는 연습을 통해 ‘내 것화’했다. 
“면접에서는 질문자가 원하는 답변의 핵심을 짚어 막힘 없이 할 수 있게 되면서 자신감과 더불어 그로 인한 가산점까지 붙더군요.”
그렇게 노력한 끝에 드디어 100번 제출한 이력서 중 2차 면접 30회, 다시 3차 면접 3회째 성공할 수 있었다. 

◆ 취업성공 불변의 법칙‘직접 찾아가라’

이씨는 돌이켜 보면 직접 찾아가지 않고 이 메일로 접수한 것도, 시간을 많이 소비하게 만든 이유의 하나로 짐작했다. 직접 찾아가서 접수를 시도했더라면 적어도 한국 기업과 다른 관점의 면접을 원하는 기업정보와 정서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것.
마지막으로 취업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은 “내가 선택되어지지 못하더라도 자존심 버리고 많은 곳에 면접을 보라”는 것. 그는 ‘실패도 취업의 한 과정’이라고 말한다. 그의 말은 그동안 밴쿠버에서 취업에 성공한 모든 사람들이 한결같이 말하던 ‘이력서를 들고 직접 찾아가라’는 것과 상통하는 조언이다.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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