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대헌, 결승 좌절하고도 캐나다 선수에 충돌 사과부터 했다

최인준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벼락같은 추월 그리고 품격 있는 사과’

쇼트트랙 남자 대표 황대헌(강원도청)이 올림픽 2관광 달성에 실패했지만 금메달리스트다운 경기를 보여줬다.

황대헌은 13일 열린 베이징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m 준결승 2조에서 경기 막판 추월 과정에서 패널티를 받아 실격했다. 황대헌은 앞서 준준결승에서 5번째로 출발하고도 마지막 바퀴에서 벼락 같은 인코스로 단숨에 2명을 추월해 2위로 준결승에 올랐다.

하지만 준결승에선 마지막 바퀴에서 앞서가던 스티븐 뒤부아(캐나다)를 추월하려다 부딪히면서 뒤로 밀려났다. 심판은 경기 후 비디오판독을 거쳐 황대헌에게 패널티를 줬다.

황대헌은 경기 후 자신과 충돌 때문에 순위가 밀린 뒤부아에게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팬들의 눈길을 끌었다. 황대헌은 “캐나다 선수(뒤부아)에게 미안해서 사과했다”며 “후회없이 미련없이 레이스를 펼쳤다”고 말했다.

다음은 경기 후 황대헌 기자회견 전문

-준결승에서 스티븐 뒤부아(캐나다)와 충돌하는 장면은 어떤 상황이었나?

우선 캐나다 선수한테 미안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내 생각일지도 모르겠지만 (추월 시도는) 어떻게 됐든 실패를 한 거였다. 그렇지만 시도도 안해보고 이 실패를 되든 안되든 머뭇거리고 주저하다 끝나는 것 보다 하더라도 실패하는 게 나을 것 같아서, 정말 후회없이 미련없이 레이스를 펼쳤다.

-충돌이 스케이트 날 문제 때문은 아닌지.

오늘 외국 선수가 많이 삐끗했다. 근데 매일 빙질이 바뀌어서 약간 빙질이 안좋았던 것 같다. 그런데 그건 핑계라고 생각한다. 빙질이나 장비에 대해서는 그냥 아쉽고 결과는 실패지만 정말 후련한 경기였다.

-준준결승에서 골인할 때 스케이트 날을 내미는 전략, 준결승에서는 안했나.

그건 반반이다. 준준결승에선 계산한 순서대로 풀리고 있다고 생각했다. 준결승은 결과가 어떻게 되든 그래도 시도는 해보고 끝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 준비 하고 했데 그냥 그렇게 들어오는 건 미련이 남을 거 같아서... 성공했면 정말 잘한거고, 실패했어도 후련하다.

-다관왕 욕심있었나.

그것보다는 이건 이제 마지막 경기이고, 팀 경기이기 때문에 저희 동료 우리 한국으로 나가는 거잖나. 그러니깐 저희 동료들과 팀워크를 준비했던 것들을 다 보여드리고 다섯명이 웃으면서 이런 자리 가졌으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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