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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는 찢어진 핵우산? 박정희 이후 첫 ‘핵무장론’ 실현 가능성은

최인준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3-01-21 18:28

다음달 北 7차 핵실험 위기 고조, 한국의 대응책은
“확실한 평화는 어드카면(어떻게 하면) 보장될까요.”(북한 내각총리)
“북이 가진 핵의 절반을 (남한에) 주십시오. 그래야 ‘전쟁 나면 남북 모두 끝이다’라는 게 보장되지 않겠습니까.”(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지난 2017년 12월 개봉한 영화 ‘강철비’ 후반에 나오는 한 장면. 영화 시작과 함께 북한 강경 군부 세력이 최고 권력자를 밀어내고 핵폭탄을 손에 넣으면서 한반도는 핵전쟁 발발 직전까지 몰린다. 나중에 북한 내 쿠데타가 진압되고, 핵 위기를 넘기면서 남북은 새로운 평화 교섭을 한다. 북이 가진 핵(核)폭탄을 나눠 갖기로 한 것. 영화에서나 가능한 가상의 설정으로 보이지만 당시 영화 개봉을 앞두고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남북이 핵을 공유한다는 영화 속 이 결말은 ‘우리도 어떤 식으로든 핵을 가져야 한다’는 핵무장 논의를 낳았다. 북한의 핵을 가져오든, 우리 힘으로 만들든 북에 상응하는 핵 전력을 갖춰야 전쟁 불안을 없앨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준 것.

그로부터 5년. 핵무장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최근 공식석상에서 ‘한국도 핵을 가져야한다’고 밝힌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 때문. 한국 대통령이 핵무장 추진에 대해 공식 언급한 것은 박정희 전 대통령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역대 대통령들은 미국의 전술핵을 다시 한국으로 들여오는 전술핵 재배치 주장조차 쉽게 꺼내지 못했는데 아예 우리 힘으로 핵폭탄을 만들자고 한 것. 윤 대통령이 핵무장 계획을 꺼낸 이유는 무엇이고, 실제 자체 핵 보유는 어느 정도까지 가능한 걸까.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 외교부·국방부 연두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 외교부·국방부 연두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대통령실

◇7·8차 北 핵실험 앞두고 나온 한국 ‘핵무장론’

윤 대통령의 핵무장 발언은 지난 11일 청와대에서 열린 외교부·국방부 업무보고에서 나왔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핵 문제가 더 심각해지면 여기 대한민국에 전술핵 배치를 한다든지 우리가 자체 핵을 보유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발언을 두고 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선 윤 대통령이 북의 군사 도발이 계속되는 가운데 북에 확고한 메시지를 준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역대 한국 대통령 대부분은 북의 핵 위협 대응 수단을 논의할 때마다 핵무장은 플랜B(차선책)로도 생각하지 않았는데, 윤 대통령이 핵무장 의지를 밝혀 ‘북이 핵으로 위협하면 우리도 핵으로 무장할 수 있다’는 대북 압박 메시지를 줬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최근 국내외 핵·안보 전문가들로부터 한국의 핵무장과 관련해 의견을 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정치학과)는 “실제 정부가 핵무장을 추진할지, 현실적으로 얼마나 가능할지는 더 지켜봐야겠지만 북의 무력 도발이 계속 되는 가운데 대통령이 남북 관계를 주도적으로 이끌고 가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핵무장’ 카드를 꺼낸 것은 그만큼 북핵을 둘러싼 동아시아 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올해가 북핵 위기가 최고조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북한은 그동안 주요 국가 기념일에 핵 실험과 같은 대대적인 군사 도발 행위를 벌였다. 올해는 2월8일 인민국 창건 75주년, 7월17일 전승절 70주년, 9월9일 북한 정부 수립 75주년 등 굵직한 기념일이 많다. 이때문에 일각에선 다음달 16일 김정일의 생일인 ‘광명성절’ 전후로 북한이 7차 핵실험을 진행하고, 하반기에 8차 핵실험까지 강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의 핵무장을 반대하던 미국 내에서도 기류가 바뀌는 모습이다. 미 백악관은 윤 대통령의 ‘핵무장’ 발언 직후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재확인하며 한국의 핵무장 주장에 선을 그었다. 하지만 미국 학계에선 ‘한국의 핵무장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 미 3대 싱크탱크 중 하나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지난 18일 한미 양국이 미국 전술핵을 한반도에 재배치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CSIS 산하 한반도위원회는 ‘미국의 대북 정책 및 확장억제에 대한 제언’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동맹국들(한미)은 미국 핵무기의 한반도 재배치를 위한 (이론적)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며 “이를 위한 준비 작업과 관련한 운용연습(TTX)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미 정부가 한국의 핵무장을 반대하는 가운데 미 외교안보 정책을 구상하는 전직 고위 관료들이 모인 싱크탱크에서 전술핵 재배치 준비 절차를 거론한 것은 이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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