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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은 화산 뒤편에 있었네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0-07-30 11:16

마운트 세인트헬렌스의 뒤편

라바 협곡-에이프 동굴-투 포레스트 산책로

올여름 세인트헬렌스산(Mount St. Helens)은 두 번 볼만하다고 느꼈다.

첫 번째는 분화구가 있는 앞면(북쪽)을 보기 위해, 두 번째는 온 가족이 안전한 모험을 할 수 있는 뒷면(남쪽)을 보기 위해서다. 1980년에 한 차례 폭발해 사상자까지 낸 세인트헬렌스산은 북미식 기준으로 보아 밴쿠버에서 먼 거리는 아닌 529km 떨어져 있다.

서울-부산 사이 417km 보다 더 멀지만, 이른 아침 떠나면 당일치기 관광도 가능한 거리다. 제대로 보겠다면, 당일치기는 무리수이고 1박2일을 권한다. 하루를 더 보내면 자동차 기름만 쓰고 돌아오는 여행이 아닌 가족과 추억을 넉넉하게 채울 수 있다.

 

세인트헬렌스 뒤편으로 가는 길


밴쿠버에서 세인트헬렌스까지 차로 근 7시간이 걸린다. 국경상황과 시애틀과 타코마 구간 평일 출퇴근 시간대 교통체증이 도착시각에 변수가 된다.

캐나다 국경부터 인터스테이트5 고속도로(I-5)를 따라 410km를 달려 남하해 21번 출구(Exit 21) 우드랜드(Woodland)를 나서게 되면 여정의 4/5를 끝낸 것이다. 과일과 육류를 갖고 캐나다-미국 국경을 통과할 수 없으므로, 이 지점에 도달하기 전에 고속도로 주변에서 간단한 식사거리를 챙기는 것이 좋다. 또한, 1인당 최소 1~2병 음료수도 준비할 것을 권한다.

21번 출구를 나와서는 503번 국도 또는 루이스 리버로드(Lewis River Rd.)를 따라 동북향으로 달려가게 된다. 인가를 벗어난 길은 좁고 약간 구불구불해서 속도를 내기는 쉽지 않다.

503번을 따라가면 약 25km를 가면 머륀 호수(Lake Merwin)가 나오는데 물놀이 장소로 유명하니 ‘아∙점’이나 ‘브런치’를 들기 딱 좋은 장소다. 머륀 호수를 지나면 분기점이 나오는데 계속 루이스 리버로드에 남아 동진해 나가면 예일 호수(Yale Lake)를 지나게 된다. 예일 호수의 끝을 지날 무렵 길이름은 국립산림도로 90번(National Forest Rd 90)으로 바뀐다.

계속 따라 올라가면 국립산림개발도로 83번(NF Rd 83)을 만나는데 이 도로로 갈아타고 계속 나아가면 세인트헬렌스의 뒷모습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라하 뷰포인트(Lahar View point)’가 나온다. 라하는 화산재와 물이 섞여 흐르는 화산이류를 뜻하는데, 산과 뷰포인트 사이에 라하가 굳어 만들어진 지형을 볼 수 있다. 세인트헬렌스의 웅장함을 감상하고 좀 더 동진하면 라바 협곡(Lava Canyon)에 도착한다.

 

생긴 지 30년 된 계곡의 웅장함


라바 협곡 산책로 초입 800미터는 휠체어 이용자도 내려갈 수 있게 잘 닦여 있어 가족 누구나 함께 걸어갈 수 있다. 점점 가까워지는 폭포 물소리를 들으며 구불구불한 길을 걸어 내려오면 화산이 만들어낸 폭포와 계곡을 볼 수 있다.

자연의 기나긴 나이를 생각할 때 눈앞에 보이는 풍경이 불과 30년 전에 생겨났다는 사실은 놀랍다. 포장된 길을 지나면 철제다리가 나오는데 가족 단위로 소풍이라면 여기까지다. 더 나아가면 흔들 다리가 나오면서 산책로에서 경사가 있는 산행로로 바뀐다.

 

모험과 피서에 딱 맞는 에이프 동굴

라바 협곡에서 10km 정도 차로 10분 정도 산길을 내려와서 국립산림개발도로 8303번(NF Rd 83)으로 들어가면 길 끝에 에이프 동굴(Ape Cave)을 만난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일단 관리사무소에 가면 일대에 통용되는 주차증(5달러) 구매와 함께 동굴에 대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관리인이 일정 인원을 모아 동굴 초입까지만 발견 당시 상황이나 동굴의 형성에 대해 설명해주는데 들어볼 만하다. 이런 설명은 6월 말부터 9월 초까지만 제공된다고 한다.

동굴 속은 상당히 길게 이어지기 때문에 3가지 준비물은 필수다. 첫째 여름에도 몰려오는 추위를 막아줄 잠바다. 봄, 가을에 입는 옷 정도면 될 듯싶다. 둘째 편안한 운동화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셋째 어둠을 밝혀줄 랜턴이다. 관리인 사무소에서 5달러를 주고 성능 좋은 프로판 랜턴을 빌릴 수도 있다. 랜턴 대여 역시 6월 말 9월 초에만 한다. 1인당 랜턴 하나가 꼭 필요하다. 반바지 차림에 샌들, 손으로 기어를 돌려 빛을 내는 전등을 들고 굴속에 들어간 기자는 꼭 3가지는 챙기라고 권하고 싶다.

동굴 안의 길은 두 갈래다. 1시간이 걸리는 하층부(Lower Cave)와 2시간30분에서 3시간이 걸리는 상층부(Upper Cave)가 있다. 유치원생 자녀를 동반해 수월하다는 하층부를 선택했는데, 평소에 산책하러 다녔다면 큰 무리는 없다. 상층부는 좀 더 체력적으로 여유 있는 이들이 택하는 길이다. 동굴 깊숙한 곳에서는 추위가 몰려와 확실하게 여름을 잊게 해준다.

 

천연 지질학 교과서, 투 포레스트 산책로

투 포레스트 산책로(Trail of Two Forests)는 에이프 동굴에서 약 1.2km 떨어진 지점에 있다. 에이프 동굴 주차장 전에 8303번 도로에 이정표가 있다. 용암(lava)에 쓸려나간 고대의 숲과 이후 자연의 힘으로 복원된 숲이 함께 있어 투 포레스트라고 한다.

목재로 잘 짜인 원형 산책로를 천천히 걸어서 20분 정도면 돌아볼 수 있다. 산책로는 자연이 써놓은 지질학 교과서의 용암 부분을 담고 있다. 용암이 쓰러뜨린 나무 둥치며 뿌리에 생긴 구멍에 들어가 볼 수도 있다. 작은 굴을 통과하고 싶다면 랜턴을 챙겨가면 좋다. 직접 경험이 주는 교육 효과는 좋았다. 산책로를 한 바퀴 돌고 나니 5살짜리 딸이 용암과 지층을 잘 아는 척 얘기했다.

 

세인트헬렌스 관련 참고: http://www.fs.fed.us/gpnf/mshnv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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