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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거꾸로 생각하는 FTA “경제학자 예측 거의 틀렸다는데…”

김영수 이스트우드컴퍼니스 CEO Gateway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4-03-14 16:39

한국 캐나다 자유무역 협정(FTA)…한 번 살펴보자.
한국과 캐나다가 양자간 자유 무역 협정을 드디어 체결했다고 한다. 나는 과거 한국의 (당시 명칭) 외무부, 상공부에 근무한 적이 있다. 그래서 그런지 많은 사람이 나의 의견을 물어왔다. 나도 공무원 시절에, 소위 통상 교섭에 말단으로 여러 차례 참가해봤고, 이번에 한카 자유 무역협정의 주역들도, 알고 보니,여기 저기서 알고 지내던 후배들이었다. 내가 그 자리에 있었을 적의 나의 수준보다, 협상이나, 교섭의 수준과 능력이 분명히 향상되었다.

거기다, 우리나라 대통령과 캐나다의 하퍼 총리가 이를 축하하는 정상 회담도 했다. 우리나라와 캐나다가 거국적으로 협상 타결을 축하하기로 결정한 그런 판국에 내가 찌질한 소리를 더하고 싶지는 않다. 잘 된 일이라는 말만 하고 싶다.

그런데, 몇가지는 좀 지적을 하고 넘어가야 겠다.

1) "경제 영토가 확장된 것이다…"
이건 틀린 이야기다. 우리가 캐나다와 자유 무역 협정을 맺은 것이 우리의 경제 영토를 캐나다로 확장한 것이면, 캐나다도 마찬가지로 그 경제 영토를 우리나라로 확장한 것이 아니겠는가? 캐나다를 먹은 것이면, 우리도 먹힌 것이 아니겠는가...토건족적인 사고 방식에서나 나오는 발언이다.

2) "자동차는 얻고, 농업은 내어주고…"
글쎄...그것도 아닌 것 같다. "캐나다로 팔리는 자동차에 부과되던 6.1% 관세가 없어지기에 캐나다 자동차 시장을 한국이 얻은 것이다…일본 자동차를 누를 수있게 되었다…"라는데, 1년에 환율이 얼마나 변하는지를 알고나 하는 소린지 모르겠다…

일본도 대캐나다 환율이 1년에 클 적에는 20-30% 변한다. 한국도 그렇다. 그러면, 일본과 한국의 대캐나다 환율은 1년에 최고 60%정도 상대적 위치가 변할 수있다. 그것이 10년이면 600%…그거와 6%를 비교하는 거다. 그 6%도 자동차 수요의 가격 탄력성을 고려해보면, 실제로 소비자 가격에 반영이 될지 안 될 지도 아무도 모른다.

향후 10년동안 자동차 부분에선 환율 변동으로 발생할 변화의 크기가 100이면, 한카 자유 무역 협정을 요인으로해서 발생할 변화의 크기는 0.5 다. 미미한거다. 자동차 페인트 색깔 예쁜 것 하나 더 찾고, 디자인 하나 더 잘 하는게 훨씬 큰 변화를 초래할 것이다.

"농업은 내어주고…" 글쎄, 한국으로 팔리던 축산물에 부과되던 40%의 관세가 줄어드니. 언듯 보기엔 엄청난 일이다. 그러나, 이미, 미국/호주로부터 축산물을 그렇게 많이 수입하고 있는 상황 하에서, 캐나다 축산물이 싸게 들어오면, 미국 소고기 수출입 업자 호주 소고기 수출입 업자 들이나 걱정할 일이고 캐나다 소고기 생산/수출업자들이 환호를 올릴 일이지, 입을 수 있는 타격은 이미 다 입은 한국의 농민들이 추가로 걱정할 일은 없다. 한국 농민들의 입장에서는 걱정 속의 배분이 바뀔 뿐이지 걱정의 총량은 바뀔 이유가 없다.

(소고기 이력제를 철저히 도입하고 한우가 더 맛있다는 마켓팅을 성공시키는 수 밖에 없다. 참고로…나는 한국서 한우 종자를 수입해서 캐나다의 청정지역에 키우는 장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호주에서도 일본의 고베 소고기를 생산해서 돈을 많이 벌고 있는 것으로 안다. 한우를 캐나다에서 키운다…청정지역에서 키워서 더 맛있다...될 듯한 장사다. 돼지 고기, 특히, 삼겹살도 마찬가지다. 제주도 돼지를 캐나다에서 키운다. 될 듯한 장사다. )

내가 보기엔, 이번 자유 무역 협정으로 실질적으로 근본적인 변화가 있을 유일한 부문은 캐나다의 축산업자들이 미국과 호주가 차지하고 있는 한국의 수입 축산물 시장에서 마켓쉐어가 늘어나는 것뿐이라고 본다. 아마 그래서, 우리가 교섭에서 갑의 위치에 있었을 것으로 본다. 우리는 잃을 것도 얻을 것도 거의 없는 상황 하에서 캐나다만 얻을 것이 있는 그런 교섭이었으니 말이다.예전에는 거의 모든 통상 교섭에서 우리가 을이고 상대가 갑이었는데, 요새는 많은 경우 우리도 갑의 위치에서 교섭을 하기도 한다. 그렇게 한 번도 못해보고 공무원 생활을 접은 것이 원통하다.

자유 무역 협정과 관련해서 재미있는 현상은 정부나 경제학자들의 모든 예측들이 거의 다 틀렸다는 점이다. 어느 산업이 얼마나 손해를 보고 어느 산업이 얼마나 이익을 본다는 예측이 거의 틀린다는 거다. 한국의 경우 한·칠레 자유 무역 협정으로 포도농들이 다 전멸할 줄 예측했었는데, 한국인의 입맛에 더 맞는 고가 품종의 개발로 재치있게 잘 바꾸어 자유 무역 협정 체결 전보다 소득들이 올랐다는 것이다. 소고기도, 제대로 된 맛있는 한우를 개발한 몇몇 농가들은 미국 소고기 호주 소고기가 들어온 요새도 상당히 돈을 많이 번다고 들었다.

우리나라보다 후진국과는 자유무역협정을 하면 우리가 (공산품을 많이 파니) 이익이고, 우리보다 선진국과 자유무역협정을 하면, 그 반대라는 자유 무역 협정의 상식도 맞지 않는 것으로 결판이 나버렸다.

그렇다면, 왜 양자간 자유 무역 협정을 이렇게 많이들 맺는가라는 근본 질문을 하게 된다. 사실, 양자간 협정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GATT, WTO...등, 여러 다자간 무역협정과 중복되는 내용이 참 많다. 그런데도, 양자간 자유 무역 협정을 다시 중복하여 추가로 맺는 것은 그 양자간 자유 무역 협정 자체가 어떤 특별한 효과가 있어서라기 보다는, 다자간 무역협정에 대한 신뢰가 충분치 않아서라고 보면 된다.

특히, 만성 경상 수지 적자에 시달리는 미국이 조만간 다자간 자유무역의 틀을 깨고 보호 무역 주의로 회귀할 것이라는 막연한(?) 공포가 그 근본 동기라고 봐야한다. 그래서, 캐나다를 포함한 여러나라들은 다자간 무역협정 위에 추가적으로 미국과 양자간 무역협정을 맺었고, 그게 전 세계적으로 유행이 되어버렸다. 사실, 다자간 협정의 그 모든 당사자들이 협정을 잘 지켰으면 양자간 자유 무역 협정을 추가로 맺을 필요가 없었을 것이 아니겠는가? 미국 특별 주의...미국은 예외라는 믿음...이게 문제다. 1 차 대전 이후에 생긴 국제연맹도 미국대통령이 주창해서 만들고는 미국이 가입을 하지 않았다. 그것이 2차 대전 발발의 원인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많은 사람들은 WTO 체제도 미국이 깰 가능성이 있다고 믿었고, 그럴 때를 대비해서, 여러 나라가 짝을 지으면서 양자간 자유무역협정을 맺었다.

내가 보기에는 자유 무역 협정은 양자간은 예외고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이 원칙이다. 그냥, WTO 규정대로 한다라고 한마디만 하면 거의 모든 양자가 협정이 사실상 필요 없어진다. 10년씩 교섭하고 그럴 필요도 없다. 그 규정을 안 지키니 문제가 발생한 것이겠다.



김영수 박사는? 

국제 금융학 학자로서, 현재 리치몬드에 본사를 둔 이스트우드 컴페니스의 주요 주주이자 CEO다. 이스트우드 컴페니스는 투자금융, 바이오메디컬, 멀티미디어, 비버리지, 국제무역 등 사업을 하고 있다. MIT 경제학 박사, 국립대만대 경제학 석사, 서울대 국제정치학 학사, 경기고등학교에서 교육 받았다.한국내에서는 외무부 사무관, 대통령 의전비서실 사무관, 상공부 구주 통상국 사무관으로 근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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