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원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지난 봄에 인터넷을 통해 밴쿠버에서 발행되는 일간지를 보는데 세계에서 제일 살기 좋은 나라로 캐나다가 선정됐다는 보도가 눈을 끌었다. 이 곳에 살면서 밴쿠버가 새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뽑히는 뉴스는 여러 번 보았고, 매년 4위 안에 드는데, 가끔 1위를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 스위스 제네바, 오스트리아 비엔나 등에 빼앗긴 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그저 그런 가 보다 하고 별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세계에서 제일 살기 좋은 나라는 캐나다가 1위라고 해서 도대체 무슨 근거로 이렇게 보도할 수 있을까 관심을 갖게 되었다. 기사의 내용은 U.S.News&World Report(www.usnews.com)에서 발행하는 2021년도“Best Counties Report (6th Edition)”(2021년 4월13일)에서 발표한 것인데 이 보고서는 매년 발행되어 그 동안 캐나다는 수년간 2위를 견지해 오고, 한 번 3위로 떨어졌다가 드디어 금년에 처음으로 1위의 자리에 올랐다고 했다.
개인이나, 사회나, 국가나 뜻하는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하여 경영이 필요하다. 효율적인 경영을 하기 위한 수단으로 경영에 참여하는 사람이나 기관의 조직적 순위가 필요하다. 따라서 삶에서 순위를 따지는 일은 마치 만유인력이 있어 시공을 초월해 어디서나 어느때나 적용되는 것처럼 우리 삶에 적용되는 것 같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자연은 법칙에 따라 순위가 정해지면 불변하는데 비해 삶에서는 법칙 자체도 변할 뿐 아니라 개인의 취향, 능력, 행운, 환경때문에 순위가 항상 변할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속담에 “쥐구멍에도 볕 들 날이 있다”는 식으로 어느 날 갑자기 자의 든 타의 든 순위가 바뀔 수도 있다. 순위 정립에 경쟁이 따르고, 경쟁에 능력이 필요하고, 능력 키우려면 지식이 있어야한다. 지식을 깊고 넓히기 위하여는 우물 안 개구리 같이 제한된 환경을 벗어나 시야를 넓혀야 한다. 소년기, 청년기를 지나 군복무를 마칠 때까지 해외라는 단어만 알고 있었을 뿐 어떤 곳인지 전혀 모르고 지냈다, 다만 책이나 영화 또는 선배들이 들려주는 경험담을 통해 막연한 동경에 빠져 있었다.
군복무 필 한 후 우물 안 개구리 환경을 벗어나기 위해 해외유학을 결심했고 캐나다 위니펙에 있는 매니토바 대학으로 유학 왔다. 위니펙 첫 인상은 청명하고, 조용하고, 깨끗하고, 평화스러운 것 이였다. 도착한지 한 달쯤 되었을 때 교민 중 한 가정이 초대해서 위니펙 호수를 가게 됐다. 한국 떠날 때 경부고속도로가 막 개통되었지만 한 번도 달려 본 일이 없었다. 끝없는 평원에 넒은 고속도로를 고급스러운 차로 고 속도로 한 시간 이상 계속 달리는데, 난생 처음이어서 벌린 입을 다물 수 없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호수가 어찌나 광대한지 수평선이 보이고, 달의 인력 영향으로 해안에 밀물과 썰물이 들어왔다 나갔다 한 흔적이 보였다. 이 때 우물 안에서 벗어 난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고 잘한 일이라고 자부했다. 김수한 추기경의 어록에“… 나는 사랑이 머리에서 가슴까지 내려오는데 70년이 걸렸다”라 고 했는데 우물 안 개구리를 머리로 이해하고 몸으로 느끼는데 25년이 걸렸다.
처음 취직한 직장은 전화 회사였고 기획부 무선통신 부분에서 일했다. 그 후 30여년 간 주로 컴퓨터 및 통신기술 연구개발 회사에서 일하고 은퇴 말에는 대학에서 강의했다. 기술분야에서 일했기에 매년 세계적으로 열리는 학회나 신기술 전시회에 2, 3차 참석했고, 나이가 들어서는 기술마케팅 분야에서 Asia-Pacific Region (아태지역) 담당 책임자로서 일했다. 학회나 전시회는 주로 대도시나 관광 명소에서 열리고 국제 전시회도 주로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나라에서 열린다. 이런 이유로 미주에 있는 대도시는 거의 다 섭렵했고, 방문한 나라를 따져 보니 19개국이고 (아시아: 9, 유럽: 6, 북미: 2, 대양 주: 2) 세계적 명성 있는 도시는 거의 다 방문했다. 톱 4개 도시와 톱 8개 나라는 물론이다. 사실 개인이 사물을 잠시 관찰하여 평가하고 순위를 매긴다는 것은 말도 안 되고 신뢰도가 전혀 없다. 그러나 발표된 순위 목록을 보며 느끼는 것은 개인 경험이지만 순위에 많은 동감이 간다는 사실이다. 아태지역에 출장가면 여러 나라를 방문하기 때문에 적어도 3주 이상 걸린다. 귀국하여 밴쿠버 공항에 내릴 때 마다 신선함과 안도감 때문에 “아아! 이 곳이 천국이구나!”하는 감탄이 절로 나와 하나님께 감사드리곤 했다. 가족이 있다는 심리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육체적으로 실제 느꼈다. 미주에서 열리는 학회나 전시회는 4, 5일만에 돌아오는데도 늘 여기만큼 좋은 데가 없음을 절감하곤 했다.
캐나다 밴쿠버! 세계에서 가장 좋은 나라,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이 두가지 조건을 만족시키는 곳에 산다는 것을 생각하니 얼마나 감사한지! 세계는 현재 Covid-19 팬데믹에 억눌려 있고, 이상 기온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가장 살기 좋은 곳이라고 예외 될 수 없다. 주어진 환경 속에서 모두가 최선을 다하여 서로 돕고 사랑하며, 존경하며, 노력하여 세계 최상의 살기 좋은 곳으로 보존하여 자자손손 우리와 같이 행복한 삶을 이어 나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
*참고: 2021년도 살기 좋은 나라 순위: 캐나다, 일본, 독일, 스위스, 오스트레일리아, 미국, 뉴질랜드, 영국, 스웨덴, 네덜란드 (한국은 15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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