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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권력의 심부는 어딘가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5-11-03 14:45

권민수 편집장의 캐나다 브리핑(79)
The Heart of Power, The Brain of Power

4일은 자유당(Liberal) 새 정부와 저스틴 트뤼도(Trudeau) 총리 취임, 그리고 내각(Cabinet)을 구성하는 각료가 발표된다. 각료, 즉 장관(ministers)은 전통적인 불문율에 따라 기본적으로 당내 하원의원(MP) 중에 지역·언어·종교 등을 고려해 최소 한 주(州)에 1명은 입각한다. 달리 말하면 소수민족 출신이거나, 출신 주에서 유일하게 당선된 여당 하원의원이라면 입각 가능성이 상당히 커진다.

스티븐 하퍼(Harper)총리 정부는 39명의 장관으로 시작해 40명으로 끝냈고, 남녀 비율은 28대 12였다. 트뤼도 총리는 남녀 동수의 내각을 구성하겠다고 공언한 상태에서 몇 명의 장관이 임명될지 관심을 끌고 있다. 장관 중에서도 상당히 비중이 있는 자리는 나라 살림을 책임지는 재무장관과 외무·국방·공안·이민도 중요한 자리다. 앞서 보수당 정부의 경우 특정 사안을 담당해 업무를 진행하는 정무장관(Minster of State)이 많았는데, 이 추세가 유지될지도 관심사다. 

한편 영연방에 속하는 캐나다에는 인선에 ‘형식’이 있다. 바로 추밀원(Queen’s Privy Council·약자 QPC) 추천을 통한 연방총독(Governor General)의 승인 절차다. 추밀원은 국왕자문기관을 뜻하며, 전임총리와 장관·연방총독·전현직 상원과 하원의장·주수상에 캐나다 최고 영예훈장인 오더오브캐나다(Order of Canada) 수상자가 추밀원에 속해 인원도 적지 않다. 영국왕실을 대표해서는 필립공(여왕의 부군)과 아들 찰스 왕세자(웨일스공)가 캐나다 추밀원에 속한다. 이처럼 요인들이 모이지만 추밀원은 형식적인 기관으로 권력기관은 아니다. 대체로 총리가 인선을 끝내면, 추밀원에서 이를 연방총독에게 권고안으로 올려 왕실 승인을 받는 형식이다.

추밀원은 의전 기관이라고 볼 수 있지만, 추밀원 사무처(Privy Council Office·약자PCO)는 행정의 중요기관이다. 총리직할 행정조직으로 전문공무원 조직이다. 책임자는 사무처장으로 간단히 ‘Clerk’이라고 부르지만, 국가의 실무를 전담하는 직업공무원의 최고봉이며 행정 전문가다. 몸에 비유하면 심장으로, 두뇌가 누가 되든 이들은 계속 나라를 움직인다. 정권교체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비정파 기관이다. 

두뇌에 해당하는 부서는 총리실(PMO)이다. 총리실은 PCO와 다르게 정파성이 강한, 총리 보좌·자문 조직이다. 총리와 각료·당 사이에 조율사 역할을 하며, 총리의 일정·정책 입안 및 실행에도 중요한 기능을 한다. PMO를 두뇌역할 부서로 끌어올린 인물은 트뤼도 총리의 아버지 피에르 트뤼도 전총리다. 트뤼도 전총리 후임들도 총리실을 중요한 정책 실행기관으로 활용하면서 현재 위치로 굳혀졌다.

즉 저스틴 트뤼도 총리의 정치를 보려면 내각의 각료와 총리실 구성원을 보면 그 성격을 예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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