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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장인의 손기술, 명품 속 명품 자리잡다

최보윤 기자 spica@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08-26 08:43

강소기업 성수동 에코시계 - 1450도서 구워 색감 뛰어나
워낙 까다로워 기술력 필요… 해외 "한국만한 품질 없어"

 

세계적인 명품 기업 LVMH(루이비통모엣헤네시)에 속해 있는 스위스 시계 브랜드 위블로(Hublot). 시계 하나가 평균 1000만원 가까이 할 정도로 고가(高價)제품이다. 지난 6월 한국을 찾았던 위블로의 장클로드 비버 회장(65)은 인터뷰 도중 느닷없이 "우리 시계의 베젤(테두리)에 사용된 세라믹이 어디 것인지 아느냐?"고 물었다.

고온에서 구워 만든 도자기 재질의 세라믹은 최근 세계 명품 시계업계에서 가장 '뜨고 있는' 소재다. 2000년 샤넬이 세라믹 시계를 내놓아 돌풍을 일으킨 뒤 라도, 벨&로스, DKNY 등 유명 브랜드들이 앞다퉈 세라믹 소재 시계를 내놓고 있다. 시계에 사용되는 세라믹은 광물인 지르코니아 파우더를 섭씨 1450도 이상 고온으로 구워내 만든다. 색감이 뛰어나고 인체에 알레르기 반응도 없으며 긁혀도 흠집이 거의 나지 않는 장점이 있다.

비버 회장은 "위블로 시계의 베젤로 사용하는 세라믹은 한국산(産)"이라며 "시계 산업에 반세기 가까이 몸담으면서 특수 신소재를 찾으러 전 세계를 돌아다녔지만 세라믹만큼은 한국의 한 작은 회사에서 만드는 품질을 뛰어넘는 것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위블로 에 세라믹 베젤 반제품을 납품하는 회사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약 99㎡(30평) 남짓한 아파트형 공장을 사무실로 쓰고 있는 에코시계였다. 자체 브랜드의 시계도 생산하지만 LVMH를 비롯한 해외 유명 브랜드에 다양한 시계 소재를 납품하는 업체였다. 세라믹 제작은 경기도 인근의 한 공장에서 10여명의 기술자들이 '가내 수공업'처럼 소규모로 이루어 낸다고 했다. 고영곤 대표는 "한 브랜드 안에 세라믹 부품이 10여개가 들어가는 것도 있다"며 "일부 브랜드에는 세라믹 시곗줄을 납품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국 시계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국내에서 세라믹 시계를 제조하고 유럽에 부품을 수출하는 곳은 3~4개 업체뿐이다.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꼽히지만, 생산공정이 워낙 까다로워 기술력이 없으면 뛰어들기 어려운 분야다.


 

서울 성수동에 있는 에코시계 본사에서 고영곤 사장(오른쪽 끝)과 직원들이 유리창에 붙어 있는 세라믹 부품을 보면서 환하게 웃고 있다. 이 부품은 시계 테두리에 사용되는 것으로, 에코 시계가 해외 명품 시계 브랜드에 납품한다. /이태경 기자 ecaro@chosun.com

 

에코시계는 2004년 세계 최대 시계 박람회로 꼽히는 '스위스 바젤 시계 박람회'에 참가하면서 한국 세라믹의 뛰어난 품질을 세계에 알렸다. 그는 "당시만 해도 박람회에 참가한 1300여개 시계 브랜드 중 세라믹 시계는 '샤넬' '라도'와 우리밖에 없었다"며 "그다음 해 박람회에서만 37억원어치의 수출 계약을 따냈다"고 말했다.

유명 브랜드 바이어들은 미관을 특히 중시하기 때문에 바늘구멍보다 작은 흠만 나도 불량이다. '불량'으로 분류된 제품들을 보니 육안으로는 흠을 찾기 어려웠고, 돋보기를 갖다댄 뒤에야 겨우 발견할 수 있었다. 고 대표는 "한국의 탁월한 손기술을 해외 시계 명가(名家)들이 신뢰하고 있다"며 "장인들이 나서는 분야는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이 개척해 전문성을 인정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에코시계는 매년 30% 가까운 성장을 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성장세가 다소 주춤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중국업체들이 맹추격하기 때문이다. 그는 "중국의 제작 수준도 거의 한국·일본의 80% 선까지 따라왔다"며 "중저가 라이선스 시장은 가격 때문에 중국에 빼앗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초고가 최고급 품질 납품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블로 빅뱅 스틸블랙세라믹. 이 제품에도 국내산 세라믹이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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