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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도 들어 쓰시는 하나님

박명숙 jacob@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6-04-03 11:58

박명숙/(사)한국문협 밴쿠버지부 회원

해외 집회를 인도하러 갈 때마다 나는 하나님의 놀라우신 섭리를 새롭게 깨닫게 된다. 집회에서 말씀을 전하고, 내가 겪었던 아픔과 고통을 간증으로 나눌 때 많은 영혼들이 위로를 받고 다시 소망을 얻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럴 때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을 통해 얼마나 깊은 뜻을 이루어 가는지를 느낀다. 우리의 눈에는 고통과 어려움으로 보였던 시간조차 하나님께서는 누군가를 위로하고 살리기 위한 은혜의 통로로 사용하고 계신다는 사실을 부인할수 없다.


그래서 집회를 준비할 때마다 나는 하나님께 기도한다. “하나님, 이번 집회에는 어떤 은혜를 준비해 두셨습니까?” 하나님께서 그곳에 모인 영혼들에게 어떤 위로와 회복을 주실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기도하며 집회를 준비한다.


이번 한국 집회는 19일 동안 이어지는 빽빽한 일정이었다. 육체적으로는 쉽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가는 곳마다 하나님께서 준비해 놓으신 은혜를 경험하게 되었다. 특히 대전에 있는 교회에서 2박 3일 동안 진행된 집회는 시간마다 하나님의 은혜의 물결이 넘치는 귀한 시간이었다.

집회 둘째 날 오전 집회를 마친 후 잠깐의 여유 시간이 생겨 담임 목사님과 함께 계룡산 입구까지 산책을 하게 되었다. 차가운 겨울 공기 속에서 조용히 걸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담임이신 김목사님께서 자신의 삶 속에서 경험한 놀라운 간증을 들려주셨다. 


목사님이 아직 목사 안수를 받기 전, 전도사로 사역하시던 시절이었다. 사모님과 세 살, 한 살 된 두 아들을 데리고 서울의 한 교회로 부임하게 되었다. 형편이 넉넉하지 않았던 시절이라 교회에서 마련해 준 사택은 낡고 허름한 집이었다. 추운 겨울날 그 집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고, 하루 종일 이삿짐을 정리하느라 가족 모두가 몹시 지쳐 있었다. 밤이 되자 가족들은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그런데 한밤중에 목사님은 머리가 깨질 듯한 극심한 두통으로 잠에서 깨어났다. 몸을 일으키려고 했지만 몸에 힘이 없어 움직일 수가 없었다. 숨도 점점 답답해졌다. 이상한 느낌이 들어 가족들을 깨우려고 했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사모님을 흔들어 깨워도, 어린 두 아들을 불러 보아도 모두 깊은 혼수 상태처럼 움직임이 없었다. 방 안에 연탄가스가 가득 차 있었던 것이다. 이사를 오기 전 교회 사찰 집사님이 전도사님 가족을 따뜻하게 모시려고 방 안에 연탄 난로를 놓아 주셨다. 그리고 찬바람이 들어오지 않도록 창문마다 비닐을 꼼꼼히 붙여 두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연탄 난로의 연통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연탄불을 피웠고, 그 결과 연탄가스가 방 안으로 스며들게 되었던 것이다. 가족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깊은 잠에 빠져 있었고 조금만 더 시간이 흘렀다면 모두 연탄가스에 중독되어 다시는 깨어나지 못할 상황이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일어났다. 깊은 밤 그 집에 도둑이 들어온 것이다. 도둑은 집 안으로 들어오기 위해 창문에 붙어 있던 비닐을 찢고 창문을 깨뜨렸다. 그리고 집 안을 뒤지며 온 집안을 헤집어 놓았다. 그러나 가난한 전도사 가정이었기에 훔쳐 갈 만한 물건이 거의 없었다. 결국 도둑은 아무것도 가져가지 못한 채 서둘러 도망치고 말았다. 하지만 바로 그 일이 가족의 생명을 살리는 일이 되었다. 도둑이 찢어 놓은 비닐과 깨진 창문 사이로 차가운 겨울 공기가 방 안으로 밀려 들어왔다. 그 바람 덕분에 방 안에 가득 차 있던 연탄가스가 빠져나가기 시작했고, 얼마 후 가족들은 하나씩 의식을 되찾게 되었다. 만약 그날 밤 도둑이 들어오지 않았더라면 다음 날 아침 그 집에서는 온 가족이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되었을지도 모른다. 생각만 해도 아찔한 순간이었다. 


목사님은 조용히 말씀하셨다. “하나님께서 정확한 시간에 도둑을 보내셔서 우리 가족을 살려 주신 것 같습니다.” 그 일을 겪은 이후 목사님 가족의 삶은 완전히 달라졌다고 한다. 하나님께서 그들의 생명을 덤으로 주셨다는 마음이 늘 마음속에 있었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분명한 목적이 있으셔서 살려 주셨다는 믿음으로 남은 삶을 최선을 다해 사명에 헌신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목사님과 사모님의 입술에는 늘 감사가 넘친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를 다시 한 번 깊이 깨닫게 되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전혀 예상하지 못하는 방법으로도 우리를 지키신다. 심지어 도둑까지도 하나님의 도구로 사용하셔서 한 가정을 살려 내신 것이다. 그 순간 내 마음에 말씀이 떠올랐다. “이스라엘을 지키시는 이는 졸지도 아니하시고 주무시지도 아니하시리로다. 여호와는 너를 지키시는 이시라. 여호와께서 네 오른쪽에서 네 그늘이 되시나니 낮의 해가 너를 상하게 하지 아니하며 밤의 달도 너를 해치지 아니하리로다.”(시편 121편 4–6절)


정말 하나님은 졸지도 주무시지도 않으시며 우리를 지키시는 분이시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순간에도 하나님은 우리 곁에서 우리의 생명을 붙들고 계신다. 김목사님의 간증을 들으며 나는 다시 한 번 우리를 지키시는 하나님의 놀라운 손길을 경험하게 되었다. 하나님께서는 때로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방법으로도 역사하신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 속에서 우리의 삶을 은혜로 이끌어 가신다. 도둑까지도 들어 쓰시는 하나님. 오늘도 그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을 지키시고 인도하고 계심을 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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