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나이 듦과 아름다움

김현옥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5-11-24 09:25

김현옥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요즈음 예전에 손주들과 같이 지내며 찍은 사진들을 보면 남편도 나도 그때는 이렇게 젊었었구나 하고 새삼 놀란다. 10년 전 사진을 보면 완전히 젊은 청장년 같고, 불과 2, 3년 전에 찍은 최근 사진들도 지금의 모습보다 훨씬 젊어 보인다. 아니, 언제 이리 늙어진 것인지 세월이 날아가는 것 같다.
 
  청 중년에서 장년으로 되면서 늙어 간다는 것을 별로 느끼지 못했는데, 70세가 넘으면서 거울 속에 비치는 많은 흰머리와 약해진 피부 탄력에 나이 들어간다는 것을 확실히 느낀다. 손주들이 자라며 청소년기로 되어가는 모습에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는 노화되어 가고 있음을 더욱 절실히 실감한다. 나에게는 마냥 언제나 청년인 것 같은 아들의 머리에서 피어 나는 몇 가닥의 흰 머리카락은 영락없이 중년이 되는 모습이다. 세월 따라 늙어 감을 어찌할 수 없다는 것을 절감한다.
 
  몇 년 전에 아들네 가족과 같이 찍은 사진을 한국에 사는 남동생이 보는 중에, “이 중년 남자가 누구지?”하다가 우리 아들인 것을 알았다고 했을 때, 큰 충격을 받았다. 늘 청년으로 젊다고만 생각했던 아들에게 나이든 중년이라고 하니 나에겐 내가 나이 들어 보인다고 하는 것보다 더 충격이 된 것 같다. 사실 아들은 회사에서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 비하여 너무 젊어 보인다며 일부러 나이 들게 보이려고 콧수염을 기르고 있다. 늘 근처에 살면서 자주 만나고 보니까 서로 나이 들어가는 모습에서 놀랄 일이 없는데 어쩌다가 오랜만에 보게 되는 사람들은 세월 따라 나이 들어 가는 모습을 분명하게 알아보게 된다. 아들이 중년이 되니 우리는 노화되는 노인이 분명해진다.
 
  ‘젊음이 아름다움이다’라고 하듯 주름 없고 탄력 있고 건강한 젊음은 진정 아름답다. 떠도는 말 중에, “60대에는 외모의 평준화”가 있다고 한다. 젊었을 때 예뻤던 사람이나 못생겼던 사람이나 나이가 들어 60대가 되면 외모의 차이가 덜 두드러지고 비슷한 수준으로 평준화된다는 이야기다. 60대에는 노화가 급격히 진행되는 시기 중 하나라고 하며 이 시기에 노화가 가속화되지 않도록 노력하라고 한다. 하기는 최근 성형수술과 시술로 주름을 없애며 얼굴을 고쳐서 젊은 모습으로 바꾸는 사람들도 있다. 예전 젊은 모습을 유지하기도 하지만 전혀 다른 얼굴 모습이 되어 알아보기 어려운 경우도 더러 있다. 성형수술을 한 사람이 천국 문에서 너무 변한 모습 탓에 거절당했다는 재미있는 유머도 있다.
 
  젊을 때 예쁘고 잘 생겼던 사람들을 최근에 어쩌다 보게 되면, 모두 노화되어 늙은 모습으로 변해 있음을 보게 된다. ‘세월에 장사 없다’라는 말처럼 모든 사람의 젊은 시절의 아름다움은 세월 따라 사라지고, 누구에게도 노화는 비껴갈 수 없음을 실감한다. 나이 들어가면서도 마음으로는 평생 늙지 않고 젊게 살 수 있다고 착각하며 살아왔을 수도 있다. 실제 나이보다 신체적으로도 아직 10년 내지 20년은 젊다고 생각하고, 소망하며 살고 있는 경우도 있을 것 같다. 요사이는 AI 기술의 발전으로 사진과 영상 화면에서 얼굴을 고치는 것이 가능하여 더 젊고 아름답게 고치기도 하니 사진이나 영상 화면에서의 얼굴을 믿을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흔히‘ 나이 40세가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링컨)라고 한다. 사람이 살아온 삶이 얼굴에 나타난다는 것이다. 얼굴은 우리 내면의 정신과 마음을 보여 준다. 나이가 들어 가면서 내적으로 풍기는 성품, 개성이 사람의 분위기나 품격으로 나타내게 된다. 나이 들어 신체적으로 탄력성이 떨어지고 주름이 늘어 가는 노인의 모습이라 할지라도, 내적인 고상한 품격은 자연스럽게 늙어 가는 노인을 아름답게 만들 수 있다.
 
  성경에 “우리가 낙심하지 아니 하노니 우리의 겉 사람은 낡아지나 우리의 속사람은 날로 새로워지도다” (고린도후서 4장 16절)이라는 말씀처럼 우리의 육체는 나이 들며 노화되어 쇠약해 지나, 우리의 속 사람 영, 마음은 믿음 안에서 날로 새로워지며 강건해질 수 있다. 몸이 나이 들어 노화되어 육체적인 아름다움은 사라져 가도, 마음에 평안과 감사가 충만한 삶이 되어 영적으로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이 되기를 소망한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집으로 데려다줘> 윤경란                                                                                “방게야! 빨리 나와! 멋진 웅덩이를 찾았어. 같이 가자!”모래 굴 속에서 자고 있던 방게는 농게의 들뜬 목소리에 깨어났다.‘또야?’방게는 몸에 붙은 모래를 툭툭 털며 중얼거렸다. 며칠 전에도 농게는...
윤경란·황정현
 <베링기아의 밤>  김미선 곧 착륙한다는 안내방송이 나오자 보고 있던 잡지를 덮고 창문 덮개를 올렸다. 구름 아래로 만년설 덮인 산맥이 길게 이어져 있었다. 이윽고 고도가 낮아지자 뭉뚱그려져 보이던 실체가 하나둘 드러났다. 언뜻언뜻 보이는 에메랄드색은 호수 아니면 바다일 것이다. 비행기는 위로 자라지 못한 침엽수 군락에 둘러싸인 물 위를 선회한 뒤 착륙했다. 사람의 흔적이라곤 공항 건물 두어 채가 고작이었다....
김미선·이재헌
안타까움 2026.03.05 (목)
  사진집이든 화집이든 무심히 넘겨보는 버릇이 있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고 어떤 문제의식도 가지지 않고 편하게 보는 내 감상법은 중요한 것을 놓쳐 버리는 일도 있겠지만 우선 마음의 공간이 넉넉해지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이번 사진집도 그렇게 페이지를 넘기고 있었다.  지방 소도시에서 사진 동호인들이 모여 찍은 사진을 전시하느라 만든 사진집이다. 기성작가보다 아마추어가 많은데 새벽의 대청호반의 풍경이 고스란히 재현되고...
반숙자
젊은 날 폭주하는 열차처럼 내달리며 살아오다 모두 떠나고 나만 혼자 남아 생활 박물관의 축음기처럼 세상이란 정원의 외톨이가 되어 고독을 수양인 듯 감춘 외로움은 웃음기 없는 무뚝뚝한 굵은 주름만 깊어 갑니다 외로움과 과거의 추억이 끓어 넘 칠 듯할 때  고독한 수양을 끝내고 입을 꾹 다문 채 손을 움켜쥐고 군중이 붐비는 길거리로 나아갑니다 모두가 밝게 세상을 호령하는...
김철훈
차상: 그리움의 온도 – 이주령그리움은 서늘하다.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사람을 그리워하는 일은 가슴에 얼음덩어리를 안고 있는 것처럼 서늘하다. 세월의 흐름에도 그리움은 겨울의 온도에 머물렀다.   아버지의 마지막 겨울이었다. 겨우내 입고 다니던 겉옷이 무겁고 거추장스럽게 느껴질 무렵이었다.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고 다음 날 아침 출발하는 한국행 비행기표를 예매했다. 패혈증 쇼크로 사경을 헤매고 있던 아버지를 만나러...
이주령 외 3명
  지난 20여 년간 이곳 밴쿠버에 살면서 겨울에 스노우 타이어로 갈아 본 적이 없이 살았다. 사계절용 래디얼 타이어가 있으면 눈, 비와 관계없이 4계절 사용할 수 있다고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눈이 내리면 산비탈에 있는 우리 집은 카포트 (Carport)까지 오르고 내리는데 여러 번 고생하곤 했다. 손주들이 태어난 후 아들의 강력한 권고로, 해마다 11월 말이 되면 연례행사처럼 스노우 타이어를 갈아 끼운다. 노년에 무거운 타이어를 차에 싣는...
김의원
나와 나의 대립 2026.02.27 (금)
몸뚱이는 그만 자라 하는데점 하나에서 파생된 상념들시간에 비례하여 거리도 그리하여일그러진 선                마디마디 바람만 웅성거리고늪 속으로 빠져든 몸부림이풀썩풀썩 방망이질하고천 갈래 바닥으로 나동그라진사색의 파편들인제 그만 고즈넉이 여유를 타서뭉뚱그려 간단한 주먹밥으로 빚으라고몸뚱어리 나긋나긋 달래는데일그러진 선 고집스레온 밤을 누비며 펼 줄을 모르네하얗게 질린 새벽달이 하품...
한부연
1센치 2026.02.20 (금)
흔들리는 촛불 아래허물어진 꽃잎 달빛이 비수처럼 파고들던 밤먹먹함이 숨통을 짓눌렀다 오래 가두었던 피를 흘려보냈다잘 익은 노을 냄새를 맡았다 마른 침을 삼켰고오한이 엄습해 왔다 푸르스름한 시골 응급실네온 빛 멀리 어머니가 울고 있었다 1센치라고 했다1센치만 빗나갔으면.... 다 끝내고 돌아오는 길성근 빗방울에명치가 촉촉해졌다 다 끝내고 돌아가는 길그래도 헝클어진 발자국끌어안을 수만 있다면 스무...
백철현
지난 주에 이어 계속 집도의는 캐나다에서도 이름 있는 Doctor라 했다. 수술실에 들어가니 남자가 7사람 여자 두 사람이 있다. 수술은 집도의와 보조의가 하겠지만 의대생들이 견학하는 걸 허락했던 것이다.수술은 성공적으로 잘 마무리 된듯하다. 수술을 하고 정신을 차려보니 방광에 호스를 꽂아 소변을 받아내고 양팔 혈관에 주사바늘을 고정시켜 줄이 달려있다코로 호수를 따라 식사대용 영양제가 들어간다. 또 수술한 부위에도 호스를 넣어...
박병준
 ▶지난 주에 이어 계속 암이 자리 잡은 곳, 그 위치가 어디인가. 그게 중요하다.폐라면 힘 든다. 췌장이라면 수술이 어렵다. 급성으로 여러 군데 전이가 되었다면 걷잡을 수 없이 위험하다.내게 온 곳은 목이다. 후두암이라고도 한다. 그 자리는 어떤 곳인가?매우 정교하고 복잡한 부분이다. 거기는 기도(Air way)와 식도가 만나는 곳인데 코와 입을 통해서 공기가 들어오고 또 입에서 식도로 넘어오는 음식이 지난다.또 허파에서 나오는 공기가...
늘산 박병준
늘산 본인이 암 판정을 받고 수술을 하고 퇴원을 하면서 그간에 있었던 일들을 정리하고 싶습니다. 이는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암에서 예방될 수 있는 일에 다소나마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면서 이 글을 시작합니다.암의 발견은 우연적일 수도 있고 필연적일 수도 있다.나는 우연적이라 생각하며 그나마 일찍 발견하였다는데 다행이라 생각한다.산에서 사람을...
늘산 박병준
다음페이지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