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락준 (사)한국문협 밴쿠버지부 회원
그 옛날 좀 젊었을 때 말이다
시장에서 물건 팔 때
내 장사 도와주던 동무들이 있었다
한명 한명 아름다워서
생각하면 미소가 생기는
그런 모습들이었지
아니 다시 생각해 보니
그 시절 다시 못 올 그 시절이 아쉬워서
다시 못 볼 그 모습들이 애절해서
고개를 숙였어도
자꾸만 생각이 쳐드는 거야
오늘 얼마 팔었어
아이고 이리 조금 팔었어
발걸음은 무거웠어하지만
우리 앞날은 창창했었지 아마
몇 걸음 옮겨 놓으면 힘이 막 났었지 아마
그랬었지 그랬다고
집에가다 술 당기면 한잔 하라도 갔지
이런 저런 얘기도 많이했지
생각은 아무 겄도 나지 않아
하지만 신이 나서 떠들었지
남들 흉도 많이 봤지
하하하 호기롭게 웃음도 걸치고
술도 한잔 걸치고
오늘은 이렇지만 우리는
내일이 있다고 호기로웠지
아마 그랬겠지
근데 그 많던 시장 사람들 다 어디 갔을까
다들 자기 소원 챙겨 챙겨 떠나갔을까
옷 집 젊은 아가씨는 좋은 사내 만났을까
보험가게 아줌마는 아직도 그걸 할까
다리를 잘 떠는 우리 선미 씨는 어디서 잘 사실까
그 시절 다시는 오지 않으리
인생극장 한 막 잘 끝났다
근데 왜 이리 애잔하냐 왜 이리 생각나느냐
그 옛날 내 좀 젊었을 때 말이다
시장에서 장사할 때 말이다
같이 장사하는 시장 사람들이 있었다
그때는 같이 있었는데
그때는 좋았는데
그 옛날 내가 좀 젊었을 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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