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래 (사)한국문협 밴쿠버지부 회원
밤참을 서둘러 먹고
드러누워 잠을 청합니다
아무도 관여하지 않는 고독은
밤마다 길동무라 거들어 줍니다
친구가 나긋나긋한 손짓을 했고
어깨를 빌려주었답니다
시청하다 만 드라마 한 편은
벽걸이 티브이에
마냥 걸린 채로 있습니다
뭐든 미완성은 많은 것에 의미를 부여해선지
희망이 형광물질처럼 따라붙으니까요
책상머리에 앉아
쓴답시고 쓴 시를
테라스에 던져버리고
멀미 나는 침상에서
내내 되새김합니다
버리고 나서 가치를 알아가는 우리
당신과 나의 이 미끈한 저녁은 무엇일까요
당신과 나의 이 미끈한 저녁은 안녕입니다
질서를 줄 세운 끈적한 내일을
서둘러 잠재우다 싶다가도
골동품 같은 고독
쉰의 마지막 때를 품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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