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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삼겹살 2024.04.08 (월)
김경래 (사)한국문협 밴쿠버지부 회원
아들이 군대 간다고 둥지를 떠나고문 선생은 중첩된 설움을 곰 삭이며외롭다는 말 대신삼겹살 한 절음 불판에 그슬렸다사방에 튀는 기름 파편을 손등이 접수하며그렇게, 모르는 듯 타들어가고 있다 나무젓가락 사이 낑긴 고기가숨이 붙어 더 살아갈 날을...
[기고] 비늘 2023.10.04 (수)
김경래 / (사)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회원
옆구리를 만지면안녕의 감탄어를 뱉는다물 압력과 지그재그 가르려는 저항공기를 모방한 심호흡은 늘 얼떨떨했다 짧고 굵은 생식의 모범이제대로 된 세상에서물고기가 책장을 가로지르는 방법이다하도급 체계에 익숙한 먹이사슬을요리조리 제대로 비껴가기...
[기고] 거울 앞에서 2023.03.28 (화)
김경래 / (사)한국문인협회 캐나다 밴쿠버지부 회원
나의 사십 대는 갔다생존 앞에 서면 늘 끼니를 대신한 얼굴로사통팔달의 물꼬로 한 획을 그었던 고온 다습했던 내 사정은 피라미처럼 훌쩍 빠져나갔다 각질층이 몇 가닥의 주름 사이로나이테를 긋고 있다토막 난 사연들이 짐을 챙겨기억 저장고로...
[기고] 오후 2022.09.19 (월)
김경래 (사)한국문협 밴쿠버지부 회원
내 시야를 간지럽히는 이 태양을좀 더 쬐게 하여 주시옵소서 노을이 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았습니다 지나는 철새와 간드러진 아이의 웃음벼랑 끝에 달린 풀꽃의 흔들림까지 아직은 만나 손잡고 사랑해야 할 내 생애의 아쉬움이 너무...
[기고] 민들레 김치 2022.04.11 (월)
김경래 / (사)한국문협 밴쿠버지부 회원
놀랍지 않은가  까탈스런 입안에천하의 부랑아가 씹히고 있다 때로 앙숙들 사이엔포용력이 실마리가 되곤 한다 씹어주던가씹혀주던가.   ——————————————————————————-———————————-...
[기고] 회 뜨는 식당으로 2021.11.16 (화)
김경래 / (사)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사람이 그리울 땐 식당에 가자음식 파는 자의 손놀림을 보며사물의 평정은 칼잡이의 몫이라는 걸 느껴보자공격과 방어의 회 뜨는 데 다 익숙하잖은가진열대의 자동차도가로세로 좁은 통로에 줄 세우려밀고 당기는 누군가가명령하는 자의...
[기고] 오후 2020.12.28 (월)
김경래  / (사)한국문인협 밴쿠버 지부 회원 내 시야를 간지럽히는 이 태양을좀 더 쬐게 하여 주시옵소서 노을이 되기까지는아직 시간이 남았습니다 지나는 철새와 간드러진 아이의 웃음벼랑 끝에 달린 풀꽃의 흔들림까지 아직은 만나 손잡고...
[기고] 33도 2020.07.06 (월)
김경래 / 한국문인협회 캐나다 밴쿠버 지부
태양이 가까우면 호들갑스럽고음식물이 열에 빨리 부화하는 건어제오늘의 일이 아닌데사냥감만 겨냥한 채 얼마나 많이우리는 어중간해 했던가나사를 뽑다 말고어설프게 남겨둔다든지진입구가 통제된 극장 앞에서암표상과의 흥정한달지행인으로 드라마 한편...
[기고] 물류의 법칙 2020.02.03 (월)
김경래 / 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회원
  이민 올 때 이력서 한 장 들고 왔다 아니다 내 이력이 나를 들고 왔다 나를 부풀린 글자의 자막들이 비행기 대신 풍선에 태워 이민국을 넘게 했는데 허풍을 빌미로 이민법에 걸려 감옥에 보내어질까 조심해야 했다   있는 것 없는 것 긁어모은지라...
[기고] 무릎의 용도 2019.09.03 (화)
김경래 / 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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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안부 2019.06.18 (화)
김경래 / 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회원
그대 있는 곳 소식은 모른다 지나는 바람도 그대 체온 전하지 못한다꽃이 피고 새가 우니그저 잘 있겠거니 한다우린 그렇잖아보지 않아도 만나지 않아도보고 만나는 그깟 일쯤꿈에서면 그대 옆에 쉬 있는데그리워도나는 너를 그리워하지...
[기고] 직립 보행 소고 2019.02.25 (월)
김경래 / 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회원
종이 한 장 집으려다 허리를 다쳤다 고통스럽고 구부정해진 평등의 원칙기둥의 뿌리가 뽑힌 날마른 뼈 사이 고인 냉각수가 터졌다펑크가 나기 전까지우리는 반항의 종잣돈 허리춤에 끼고 연중무휴 활화산이었지뒤돌아 앉은 과거에 빗장을 풀고덥석 무리한...
[기고] 뽑힌 뿌리 보고서 2018.12.07 (금)
김경래 / 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회원
바람이 세게 불고 간 날키 큰 나무의 뿌리가 뽑혔다물 많은 땅의 나무는단단한 돌과 흙 사이를 찾아다니지 않아도 어느새 키는 훤칠 커 버렸다모든 것이 풍부한 시대를 살면서모든 것이 소박했던 시절을 떠올린다땅으로 자꾸 파고 들어가야만 했던 삶은견디기...
[기고] 2018.07.23 (월)
김경래 / 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회원
설마 했다너만 할까아차 했다모든 것에쌍벽이 있다는 걸너와꽃과.
[기고] 아내의 밥상 2018.05.30 (수)
김경래 / 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회원
가만히 받고 보면 내 심장이 한상이다창조의 질서가첫날부터 일곱째 날까지 상큼하게 양념쳐 있다 밤과 낮채소와 자연사람의 생기까지반찬 하나에우주를 버무렸구나.                  ~•~•~•~•~•~•~입만 즐겁고자...
[기고] 동태 2018.03.26 (월)
김경래 / 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회원
동네 수퍼 생선코너에 들렀다죽은 이의 침실로 염치없는 접근근접 촬영한 무대 위에내 자아상은 왜 저렇게 차가울까  두어 마리 비닐에 넣으려다 동태 이빨에 손이 찔렸다 아앗~섣부른 암행의 뒤 끝은피폭자처럼 전염된 종양 하나  사지로 뻗는...
[기고] 그리울 땐 2017.11.10 (금)
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회원/ 시
내버려 두자 그립다는 것밥 먹듯 하자아침 점심 저녁먹었다 하면 배고프고왔다 하면 가버린다잡초가 무작위로 피듯여인의 어깨에 말초신경 곤두서듯세상엔 도저히 못 말릴 것투성이 그깟 그리움그립도록 버려두자. 
[기고] 열대야 2017.07.01 (토)
한국문협밴쿠버지부 회원기고/시
오늘은 사나운 짐승과 싸우는 날이빨을 드러낸 칠월이치타를 등에 업고 사슴 코 앞에 들이닥쳤다토끼를 쫒으며 휘파람을 부는 코요테열대야 앞에 주눅 든 나의 차렷자세 등줄기 계곡에 여름 홍수 같은 물줄기와역류표 기름이 범람하는 숨구멍과 구멍...
[기고] 꽃의 짓 2017.03.04 (토)
한국문협밴쿠버지부 회원기고/시
상큼하다 했더니 웬걸 앙큼하다소리 없이 피더니 임의 마음 하나 훔쳐갔다정신줄 놓은 사이에 내 공들인 사랑은 헤벌쭉해졌다새침한 것, 발랄하기만 하다봄을 웃음의 공동묘지로 만들어 놓았다온갖 죽어야 할 것들이 즐비한 땅 위에 발 디딜 틈 없이 피어정신줄...
[기고] 눈꽃의 경우 2016.11.05 (토)
한국문협밴쿠버지부 회원기고/시
밤안개가 아침나절 살얼음이다 한랭전선 압박붕대로 물파스의 감도가 발을 묶였다 깁스된 입술이 달차근한 제설작업을 서두르고 제단 된 외투 날개깃은평상 위에서 목발처럼 곧다층진 눈꽃 성장판 심혈관 속에한 뼘 나무 동강을 던져내 걸음의 족보를 대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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