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몸을 바꾸는 주방 영양학

심정석 ch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3-10-16 11:50

심정석 / (사)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회원
    주방영양학 교실 독자님들, 평안하시지요? 주방 영양학 교실, 심 박사가 안부 드립니다.
"당신이 먹는 것이 바로 당신이다(You are what you eat)"라는 속담을 아직 기억하시지요? 1825년, 프랑스의 미식가 브릴라 - 사바랭 씨는 그의 걸작 『미각의 생리학』(Physiology of Taste)라는 저서에, "네가 무엇을 먹는지 말해 주면 네가 누구인지 말해 줄게"라는 말에서 시작됐습니다. 이 주제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우리나라에도 흘사상사(吃啥像啥)라는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음식을 먹으면 그 음식이 지니고 있는 특성을 몸이 그대로 닮게 된다는 뜻입니다.
     2500년 전 그리스의 히포크라테스(Hippocrates)라는 철학자요, 의사인 영양학자가 계셨습니다. 오늘날에도 의학의 아버지로 존경을 받는 분이십니다. 사람이 건강 하려면 몸의 체질(DNA)을 아는 지식과 먹는 음식의 기능(Power)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몸에 맞는 음식을 알고 선별해 먹으라는 뜻이지요. 그렇게 먹으면, 음식이 약이 되고 약이 음식이 된다고 했습니다. 식습관의 중요성과 다양한 음식의 영양소가 치유력을 가지고 있음을 인정한다는 뜻이지요. 현대 영양학계에서도 자주 회자하는 명언이라 생각합니다. 예수님보다도 500년 전 시대의 의학 수준을 가히 짐작할 수 있어 놀랍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사람의 기술(Human Skill)로 가공한 식품이 몸의 건강을 해친다는 것을 경고했습니다. 천연식품과 가공식품의 차이를 알고 먹으라고 했습니다. 참으로 놀랍지요. 그때 벌써 가공 기술이 많이 발달했나 봅니다.
     오늘날 우리는 농업기술이 발달해 식량이 풍성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조상들이 살아오던 춘궁과 보릿고개 같은 가난이 이제 우리 기억에서 사라진 지 오래됐습니다. 식생활의 양상도 많이 현대화되었다고 자부하면서 살고 있지요. 필자가
자랄 때만 해도 구경도 못 해 보던 식품들이 깔끔하게 포장돼 식품점 선반에 보기 좋게 진열되어 있습니다. 옛날 가난할 때 먹던 시래기 같은 구황 식품들도 이제는 통조림통에 포장돼 캐나다 식품점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참 편리한 세상이 됐지요. 또 얼마나 자주 우리는 외식을 합니까? 신속하고 편리한 패스트푸드 문화에 동화돼 별생각없이 즐기고 있지요. 가공식품은 강한 중독의 힘이 있어 우리의 식욕을 끌어당깁니다.
     이런 음식들을 몸은 맛있어 즐겨 먹겠지만 몸의 주인 되는 세포들이 얼마나 불편해 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병이란 원래 편안하지 않다(Dis Ease)는 의미의 합성어입니다. 몸은 세포들을 편안케 만드는 음식을 알고 찾아 먹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세포가 “편치 않다” 할 때 병은 시작된다고 봐야 합니다. 오늘날 우리는 수많은 성인병에 시달리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심장병, 암, 당뇨, 고혈압, 천식, 신경통, 골다공증, 치매, 만성 피로 등등 이루 셀 수 없습니다. 결국 그 병들로 인해 우리는 죽어갑니다. 오늘날 잘 먹고 잘 사는 선진국의 사망자의 70%가 성인병에서 온다고 합니다. 
     성인병은 하루아침에 생기는 병이 아닙니다. 젊었을 때부터 시작되는 병이지요. 병은 몸이 알지 못할 정도로 아주 조영희 그리고 천천히 오랜 시간에 걸쳐 진행됩니다. 어느덧 어른 (성인)이 되면 갑자기(?) 증상(symptom)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이들을 모두 합쳐 퇴행성 성인 질환(Chronic Degenerative Diseases)이라 부릅니다. 몸이라는 Hardware와 음식이라는 Software 간에 불협화의 결과물입니다. 몸은 음식을 즐기며 먹었지만 정작 몸의 주인 되는 세포들은 즐기지도 편하지도 않았다는 증거입니다.
음식은 입에 맛이 좋아야 하지만 몸 세포들이 필요한 영양소를 공급해 주는 역할을 때맞추어 해 주어야 합니다. 그래서 음식을 제대로 알고 먹으라는 겁니다. 몸에 맞는 의복이 있듯이 음식에도 몸에 맞는 음식이 있습니다. 음식 궁합이라 합시다. 먹는 음식이
우리 몸과 궁합이 맞는지 알고 먹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체질이란 부모로부터 받은 유산이라 어찌 하겠습니까 만 몸이 할 수 있는 것은 음식을 잘 알고 선별해 먹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더 있겠습니까.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구석기 시대의 체질이 21세기 음식을 먹고 사는 우리가 아닐까 하고요. 몸의 유전자는 돌연변이 Spontaneous Mutation)를 통해 아주 천천히 변합니다. 백 만년에 약 0.5% 정도 변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의 몸체질은 구석기시대 사람의 몸체질일 것입니다. 약 0.020% 정도 변해 있을 테니까요. 반면에 우리가 먹고 사는 음식은 얼마나 변했을까요? 정확히는 몰라도 2000% 이상 변했을 겁니다. 몸체질과 궁합이 맞지 않는 음식이 틀림없겠다 싶지요?. 상상해 보세요. 구석기 시대 할아버지가 맥도날드 햄버거를 즐기는 그림이 눈에 아른 거리네요. 마치 디젤 기름으로 가도록 설계된 자동차를 옥탄가 높은 비행기 가솔린을 채우고 달리고 있진 않은 지요? 몸에 맞지 않는 음식을 먹고 사는 우리가 그 자동차가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그간 우리가 배운 것 몇 가지 아래와 같이 정리해 보겠습니다. 1) 몸은 먹는 음식을 닮는다. 2) 그래서 음식은 알고 먹어야 한다. 3) 천연 음식과 가공 음식의 차이를 꼭 알고 먹자. 4) 몸과 음식 간의 음식궁합을 배우고 찾는 지혜가 주방 영양학이다. 마지막으로 5) 먹는 대로 닮아가는 우리 몸, 음식 알고 먹어, 몸을 바꾸어 봅시다.

     이제 신문 지면을 넘어 YouTube 영상으로 옮겨 소통하는 “심박사의 “몸바주 tv”에서 자주 뵙기를 기대합니다. 부디 건강들 하세요. 사랑합니다. 심 박사 올림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프랙탈 2024.06.07 (금)
“오늘의 헤드라인 뉴스입니다. 어제 오후, 속칭 <버뮤다 연쇄살인>의 여섯 번째 희생자가, 다섯 번째 희생자 이후 불과 7주만에 발견되면서 사회를 다시 충격에 빠뜨린 가운데, 오늘 경찰은…” 고준호 씨는 인상을 찡그렸다. 그는 양손으로 뼈채 들고서 발라 먹던 고기를 잠시 내려놓고, 왼손 약지와 새끼손가락으로 TV 리모컨을 집어올려 홈쇼핑으로 채널을 돌려 버렸다. 고기를 먹으면서 연쇄살인 어쩌구 하는 얘기를 듣기에 고준호 씨의...
곽선영
이민자의 특징 2024.06.07 (금)
  ‘동양의 도학은 약육강식을 부도덕이라고 하지만 서양의 철학은 이기는 자만이 생존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 글을 인용한 것은 과거엔 이민을 운명, 팔자, 역마라 치부했다면 현재는 용기 있고 강한 자의 결단과 도전이라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민의 방법은 초기엔 간호사나 재봉사 등의 기술이민이 주였다면 지금은 독립이민, 기술이민. 투자이민, 초대 이민 등 다양한 통로가 있다. 초기엔 전문직이 일반적이지 않았는데 이민의...
이명희
나물 캐는 아낙의 시선 피하여길섶 풀숲 속숨어 핀 샛노란 민들레해를 사랑하여환한 꽃 피우고임 온기 느끼며 길가에 서 있다가흰 나비 애무하고 떠나간 뒤날개 단 홀씨 한 다발 들고초원 지나갈 바람 기다린다오! 바람이여저 멀리 하늘 끝에 계신 내 임에게로Please! send seeds beyond the cloudsto the end of the sky
김철훈
강물을 보네깊어지며 흐르는 거역 없는 몸짓을 보네하루를 다 날아온 고단한 태양을 눕히고어느 산기슭 떠나온 나뭇등걸도 함께 눕히고강물은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가?나를 보네팔랑이는 잔물결들 사이로 얼핏 설핏 보네정(精) 때 묻은 부모 형제 다 두고태평양 큰물 건너오던 반세기 전 그날비단결 검은 머리 스물여섯 살 새아씨여!세월을 보네꿈, 좌절, 인내들이 들락거린 한 세월을 보네일곱 번 넘어지면 여덟 번째 일어서면서고향 떠나 멀리 또...
안봉자
세 번의 외과수술 2024.06.03 (월)
우리는 지금 100세 시대를 살고 있다. 과학이 발달하여 새롭게 나날이 달라지는 세상을 산다고 했더니 어느 날 주위를 살펴보니 100세 이상 사시는 노인들을 흔하게 만날 수 있게 되었다. 60세 환갑잔치를 요란하게 치르던 때도 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슬그머니 환갑잔치가 사라졌다. 그렇다고 예전처럼 100세 잔치를 성대하게 치르는 것도 아니다. 수명이 늘어난 것은 의료과학이 눈부시게 발달한 덕분이다. 이런저런 수술로 죽을 사람이 죽지 않고...
심현섭
감자 꽃 향기 2024.06.03 (월)
“할무니, 왜 이쁜 감자 꽃을 다 따분당께라우?” “꽃을 따내 줘야 밑이 쑥쑥 든다고 안 그러냐?” 초등학교 4학년 때쯤이었을까. 할머니를 따라 밭에 나갔다. 할머니는 밭을 한 바퀴 휘 둘러보시더니 감자 밭으로 가 감자 꽃을 따기 시작했다. 꽃은 꽃이고 밑은 밑일 텐데 어린 나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니 어미가 감자 꽃을 참 이뻐했느니라.” 하시더니 눈물을 훔치셨다. 엄마가? 순간 흐린 기억으로 어머니가 감자 꽃을 바라보고...
최원현
오 월 찬가 2024.06.03 (월)
상큼한 산들바람 손등 스치고 지나가면나무를 건너뛰던 다람쥐 나도 보아 달라하고 작은 무도회를 연캐나다 구스 공연 햇살도 왜 나는 안 봐주냐며무릎에 앉았다 눈으로 보아도 들리는 님의 소리처럼
전재민
엄마의 빨랫줄 2024.05.27 (월)
그 시절 엄마는아침 설거지 마치고이불 홑청 빨래를 하곤 했다커다란 솥단지에 폭폭 삶아돌판 위에 얹어 놓고탕탕 방망이질을 해댔다고된 시집살이에마음의 얼룩 지워지라고부아난 심정 풀어보려고눈물 대신 그렇게 두드렸을까구정물 맑아진 빨래를마당 이편에서 저편으로말뚝 박은 빨랫줄에 널어놓으면철부지는 그 사이로 신나서 나풀댔다부끄러운 옷까지 대롱대롱 매달린울 엄마 늘어진 빨랫줄은 마음의 쉼터옹이 지고 구겨진 마음이훈풍에...
임현숙
지난 주에 이어 계속 집도의는 캐나다에서도 이름 있는 Doctor라 했다. 수술실에 들어가니 남자가 7사람 여자 두 사람이 있다. 수술은 집도의와 보조의가 하겠지만 의대생들이 견학하는 걸 허락했던 것이다.수술은 성공적으로 잘 마무리 된듯하다. 수술을 하고 정신을 차려보니 방광에 호스를 꽂아 소변을 받아내고 양팔 혈관에 주사바늘을 고정시켜 줄이 달려있다코로 호수를 따라 식사대용 영양제가 들어간다. 또 수술한 부위에도 호스를 넣어...
박병준
 ▶지난 주에 이어 계속 암이 자리 잡은 곳, 그 위치가 어디인가. 그게 중요하다.폐라면 힘 든다. 췌장이라면 수술이 어렵다. 급성으로 여러 군데 전이가 되었다면 걷잡을 수 없이 위험하다.내게 온 곳은 목이다. 후두암이라고도 한다. 그 자리는 어떤 곳인가?매우 정교하고 복잡한 부분이다. 거기는 기도(Air way)와 식도가 만나는 곳인데 코와 입을 통해서 공기가 들어오고 또 입에서 식도로 넘어오는 음식이 지난다.또 허파에서 나오는 공기가...
늘산 박병준
늘산 본인이 암 판정을 받고 수술을 하고 퇴원을 하면서 그간에 있었던 일들을 정리하고 싶습니다. 이는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암에서 예방될 수 있는 일에 다소나마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면서 이 글을 시작합니다.암의 발견은 우연적일 수도 있고 필연적일 수도 있다.나는 우연적이라 생각하며 그나마 일찍 발견하였다는데 다행이라 생각한다.산에서 사람을...
늘산 박병준
다음페이지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