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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17-03-04 10:56

한국문협밴쿠버지부 회원기고/시
상큼하다 했더니
웬걸
앙큼하다
소리 없이 피더니
임의 마음 하나 훔쳐갔다
정신줄 놓은 사이에
내 공들인 사랑은 헤벌쭉해졌다

새침한 것, 발랄하기만 하다
봄을 웃음의 공동묘지로 만들어 놓았다
온갖 죽어야 할 것들이 즐비한 땅 위에
발 디딜 틈 없이 피어
정신줄 놓고 있어도
온 땅이 히죽거리게 하고 있다

괘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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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을 보네깊어지며 흐르는 거역 없는 몸짓을 보네하루를 다 날아온 고단한 태양을 눕히고어느 산기슭 떠나온 나뭇등걸도 함께 눕히고강물은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가?나를 보네팔랑이는 잔물결들 사이로 얼핏 설핏 보네정(精) 때 묻은 부모 형제 다 두고태평양 큰물 건너오던 반세기 전 그날비단결 검은 머리 스물여섯 살 새아씨여!세월을 보네꿈, 좌절, 인내들이 들락거린 한 세월을 보네일곱 번 넘어지면 여덟 번째 일어서면서고향 떠나 멀리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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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산 박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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