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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영화 그리고 나의 이야기'

한혜성 기자 helen@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0-10-05 15:18

김태호∙홍유진 감독

“학생 신분으로 이런 국제 영화제에 초대됐다는게 아직도 얼떨떨해요.”

김태호(25세)∙홍유진(25세) 감독은 밴쿠버 국제 영화제(이하 VIFF)에 초청된 감독 중 나이만 놓고 보자면 어린 편에 속한다. 두 감독은 현재 건국대학교 예술문화대학 예술학과 영화학부 졸업반에 재학 중이다.

올해 VIFF에 온 <나의 영화 그리고 나의 이야기>는 지난해 같은 워크숍 과목을 수강한 7명의 학생들이 단편 8편을 각각 감독해 하나의 이어지는 장편영화로 만든 것이다. 시네플렉스(Cineplex)에 밀려 한국에서 점차 사라져가는 단관극장에 대한 향수를 소재로 했다. 젊은 시각으로 본 사랑, 인권문제 등이 가볍게 녹아있어 톡톡튀고 발랄한 청춘 드라마 한 편을 본 듯 기분이 상큼해지는 영화였다. 캐나다인 관객들의 반응과 평도 좋았다.

<▲ 영화 <나의 영화 그리고 나의 이야기>로 VIFF에 초청된 홍유진(왼쪽) 감독과 김태호 감독은 3박 4일간 밴쿠버에 머물며 관객들과 만났다.>

7명의 감독 중 홍감독과 김감독이 대표로 밴쿠버를 방문해 영화 상영 후 질의문답시간에 참여했다. 날카로운 질문에는 식은땀도 났지만, 이 또한 좋은 경험이라 생각한다는 두 감독과 인터뷰를 나눴다. 먼저 영화를 만들게 된 경위가 궁금했다.

“저희 영화는 학교에서 만든 작품이에요. 처음 단관극장이란 소재로 기획을 해보라고 하신건 저희과 송낙원 교수님이셨어요. 그래서 7명이 뭉쳤는데 처음에는 의욕이 충만했지만, 과정은 생각대로 안되더군요.”

감독으로서 각자의 고집도 있었고, 무엇보다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성격을 여러 이야기 속에서 유지하기가 쉽지 않았단다. 의견 차이도 크다보니 다투는 일도 잦았다. 영화를 제작하는 1년 간은 모든 감독들이 성적도 떨어지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던 시기였다.

후반 작업 즈음에 학교 지원이 있기 전까지는 재정적으로도 상당히 어려웠다. 그러다보니 재미있는 애피소드도 많이 생겼다. “저희 학부정원은 모두 40명인데 그 중 연기전공이 20명, 연출전공이 20명이에요. 모두가 영화 제작에 매달렸고, 돈이 없다보니 감독들도 단역으로 나왔습니다. 또, 영화관이 배경이라 영화 포스터가 많이 필요했는데, 돈이 없어서 마구 모으다보니 90년대부터 올해 영화 포스터까지 다 등장했어요 (웃음)”

<▲ <나의 영화 그리고 나의 이야기>의 한장면>

우여곡절 끝에 7명의 감독 모두에게 첫 장편 영화가 마무리됐다. 그 때쯤에는 서로간의 우정도 다시 돈독해졌다. 1년간의 노력은 결국 VIFF 초대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김감독) 영화 후반작업까지 마치고 배급통로를 찾고 있었어요. 때마침 세계적인 비평가인 토니 레인즈씨가 VIFF 출품작을 고르기위해 영화진흥위원회에 왔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영진위에 저희 작품도 출품했죠. 크게 기대를 안했는데 레인즈씨가 저희 영화를 마음에 들어하셨고, 그래서 VIFF에도 초청이 됐어요. 이 소식을 알리니까 다른 감독들이 아무도 안 믿더라구요. 그만큼 정말 큰 성과였죠.”

3박 4일간의 짧은 밴쿠버 방문을 마치고 두 감독은 4일 한국으로 돌아갔다. 국제영화제라는 소중한 경험과 선배 감독들의 값진 조언을 얻고서.

김감독은 현재 졸업영화 단편을 준비 중에 있고, 한국영화아카데미에 지원서를 넣어둔 상태다. 앞으로는 인권관련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나의 영화 그리고 나의 이야기’에서도 김감독의 단편은 동성애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홍감독도 계속 영화관련일을 하는 것이 꿈이다. 홍감독은 “우리끼리 영화과는 ‘예비백수’를 창출하는 곳이라며 농담을 하곤 해요. 돈만 쫓는다면 어려운 길이겠지만, 우리들은 꿈 때문에 그 길을 가고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각자의 마음 속에만 담아둔 이야기를 대신 해주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습니다”

한혜성 기자 helen@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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