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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총리가 설날 加쇠고기를 韓식당서 찾은 이유는?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5-02-20 13:40

장관 방한시 캐나다산 쇠고기 금수조치돼… 부인과 함께 쇠고기 굽는 모습 보여
스티븐 하퍼(Harper) 캐나다 총리는 18일 코퀴틀람 시내 한 한국식당을 방문해 전통적인 한식으로 양념한 캐나다산 쇠고기를 구워 부인 로린 하퍼 여사와 앨리스웡(Wong) 시니어정무장관, 제임스 무어(Moore) 산업장관과 함께 늦은 저녁식사로 즐겼다.

총리가 한국의 설날을 축하하기 위해 나눈 식사라고 총리실은 밝혔다. 이 식사는 일부 한인과 한인 언론에만 공개 취재가 이뤄졌다.

하퍼총리는 직접 화로에 고기를 구워 로린 여사 접시에 옮겨 담았다. 이날 표면적으로 볼 수 있는 내용은 총리가 설날 한인 타운을 방문해 고기를 구워 식사했다는 것이지만, 속 뜻을 찾아보면 정치적인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현재 한국 정부는 캐나다산 쇠고기를, 앨버타주에서 11일(한국시각) 일명 ‘광우병(소해면상뇌증)’ 소 발견을 캐나다 대사관으로부터 통보받고 캐나다산 쇠고기 검역을 중단하는 방식으로 금수 조치했다. 해당 금수 조치는 공교롭게도 100여명의 캐나다 수출사절단을 이끌고 방한(訪韓)한 에드 패스트(Fast) 캐나다 외무·통상장관이 11일 서울의 한 마트에서 캐나다산 소고기 판촉행사를 위해 직접 고기를 구워서 나눠준 직후 이뤄졌다.  

한국의 캐나다산 쇠고기 소비량은 많지는 않다. 2014년에 2800톤을 캐나다에서 수입했는데, 이는 전체 쇠고기 수입량의 1%에 불과하다. 그러나 2015년 1월 1일 한·캐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캐나다는 한국 시장에서 캐나다산 쇠고기 소비가 늘 것으로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한·캐FTA 내용을 보면 양국은 앞으로 15년 동안 캐나다산 쇠고기 관세 40%를 철폐하기로 해 주로 앨버타주에 있는 소 사육 농가가 수혜자가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퍼총리는 앨버타주 캘거리 출신으로 캘거리 남서부 선거구의 하원의원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캐나다 입장에서는 ‘광우병 악재’가 터진 것이다.  

과거 취재내용을 돌아보면 캐나다 당국자는 FTA이전에 한국 당국자와 만나면서 캐나다산 쇠고기 금수에 대해 ‘답답하다’는 반응을 종종 보여왔었다. 하퍼 총리의 과거 방한 당시에도 캐나다산 쇠고기 금수 해제는 현안 중 하나였지만, 한국 정부는 광우병에 대한 ‘국민의 특별한 정서’를 들어 빗장을 풀지 않았던 적이 있다.  이 특별한 정서에 대한 한 캐나다 당국자는 “비과학적인 근거로 (한국이) 안된다 한다”며 한탄한 적도 있다. 

이번 앨버타주 광우병소 발견 이후로 금수조치를 취한 국가들은 최근 캐나다가 신속·정확한 조사결과를 발표하지 않으면 금수 기간이 더 길어질 가능성을 흘리고 있다. 캐나다 입장에서는 쇠고기와 관련해 FTA이전 답답했던 시기로 돌아간 셈이다. 

이 가운데, 하퍼총리가 설날, 캐나다산 소갈비를 찾아 부인과 장관을 대동하고 함께 식사하는 장면을 공개한 일은 의미 없는 행동은 아닐 것이다. 총리의 식사 모습이 공개된 것 자체가 상당히 이례적이다. 이런 정황을 총리실 관계자는 정확하게 확인할 길은 없었다. 총리실 공보담당자는 몇 번에 걸쳐“이번에는 인터뷰가 아니다. (총리와) 질문이나 대화할 기회는 없고 사진 촬영 기회만 주겠다”고 말했다.

중국계에게 줄 홍바오(붉은 봉투) 대신, 한인에게만 줄 설날 선물로 초콜릿이 든 하얀 봉투와 태극기를 배경으로 한 하퍼총리 인삿말 카드를 준비했을 정도로 한국 문화를 이해하고 있는 총리실이 한국 설날 전통 음식이 갈비가 아니라 떡국이란 점을 모르지는 않을 듯 싶다.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광우병에 대처하는 캐나다의 자세>


광우병 발견 전 홍보에 나선 장관... ▲한국 슈퍼마켓에서 지난 11일 캐나다산 쇠고기 구워 판촉에 나선 에드 패스트(Fast) 캐나다 외무·통상 장관. 사진=캐나다 외무·통상부


광우병으로 한국 금수... ▲캐나다산 소 광우병 발견으로 금수 조치를 알리는 14일자 밴쿠버 조선일보 기사.


광우병 발견 후 쇠고기를 굽는 총리... ▲스티븐 하퍼 총리가 부인과 장관을 대동하고 18일 한인 타운 내 한식당에서 캐나다산 쇠고기를 구워 식사하고 있다. 사진=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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