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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소수의 힘, 어디에서 찾을까?”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4-09-26 11:54

우리 모임, 유권자연합회(KCVF) 최강일 회장
모자이크 사회로 불리는 캐나다에서 “코리안”이라는 조각이 차지하는 면적은 그리 넓지 않다. 범위를 밴쿠버로 한정해도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밴쿠버의 한인 인구 비중은 2%에 불과하다. 한국어 사용 빈도 순위는 6위로 다소 높은 듯 보이지만,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언어는 결코 아니다. 숫자만 놓고 본다면, 이 땅에서의 우리는 당연히 소수 민족, 마이너리티다.

그렇다고 소수와 비주류를 곧장 동격으로 해석하는 것은, 충분히 곤란한 일이 될 수 있다. 이웃 나라 미국에서 유태인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 역시 2% 정도로 매우 낮은 편이지만, 그들이 가진 잠재력은 측량조차 어려운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는 소수의 힘이 때로 얼마나 막강해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이른바 하나의 성공 사례다.

유권자연합회(KCVF)가 주목하는 것 역시 아마 “강한 소수의 저력”이 아닐까 싶다. 이 단체는 지난 3월 비교적 조용하게 만들어졌다. KCVF의 최강일 회장(사진)을 만났다.


투표 참여, 이 땅의 주인으로 살겠다는 것

한인사회에서 최강일 회장은 꽤나 바쁜 사람으로 분류된다. 재캐나다 한인과학기술자협회 회장을 맡았고, 한때는 민주평통 밴쿠버협의회 회장으로도 일했다. 그리고 금년 봄 초입에는, 유권자연합회를 조직해 활동에 들어갔다. 이 단체에는 이시형, 손병헌, 송요상씨를 비롯한 총 여덟 명이 이사로 등록되어 있으며, 신두호씨와 오유순씨 등이 자문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유권자연합회가 조직된 지 반년이 지났지만, 한인사회에서는 이 단체가 여전히 낯선 느낌인데요. 특별히 “조용한 활동”을 선택한 이유가 있었습니까?
캐나다의 정치 시스템에 대해 좀 더 알아보고, 이를 숙지한 후에 모임을 활성화시키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습니다. 지난 3월 첫 모임을 가졌고, 5월부터는 지역 정치인이나 예비 정치인들을 정기적으로 초청해 이들의 의견을 직접 들어보는 기회도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제까지 린다 레이머(Reimer) 주의원, 멜리사 하인즈(Hyndes) 코퀴틀람 교육위원를 비롯해, 오는 11월 15일 열리는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KCVF를 방문했습니다. 일종의 포럼을 개최해 온 셈이지요.


유권자연합회는 흔히 말하는 “정치색”을 띠고 있습니까? 이를테면, 특정 후보를 밀어준다, 뭐 이런 식으로 말이죠.
아니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저희 단체의 최종 목표는 한인 커뮤니티의 정치력 신장에 있습니다. 몇몇 주의원들과의 포럼을 진행한 건, 이들에게 한인사회의 정치적 관심을 보여주기 위함이었어요. 이것을 통해 하나의 네트워크가 만들어질 수 있겠다, 그렇다고 생각했습니다.

유권자연합회가 한인사회와 이곳 정치권을 연결하는 하나의 통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여지는데요.
정확히, 그것이 우리의 목적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의 활동이 어느 한 정당에 치우쳐선 안 된다고 봤어요. 각 정당과 골고루 교류하는 것, 이를 통해 한인들의 정치적 관심을 끌어내고 투표율을 높이는 것, 바로 이것이 우리의 미션입니다. 

그렇다면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더 나아가 한인 정치인을 육성한다는 계획은 없는 거군요.
그런 것보다는 좀 전에 얘기한 대로 한인사회의 투표율을 높이는 게 먼저 끝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해요. 제가 알기로는 한인을 비롯한 소수 민족의 선거 참여율이 상당히 저조합니다. 이는 캐나다 정치인들이 더 잘 알고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마이너리티의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는 뭘까요?
글쎄요, 그 배경은 다양하겠지만, 투표를 하지 않는다는 건 결국에는 캐나다 정치권으로부터 어떠한 관심도 받을 수 없다는 걸 의미하지 않겠어요? 그런 면에서 각 소수 민족들이 서로 연대할 필요가 있다는 거지요. 당연한 얘기지만, 소수 민족들도 정치에 관심을 갖고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소수 민족의 힘을 한데 모은다, 라는 말씀인데, 이를 위한 구체적 실행 파일은 있습니까?
코퀴틀람만 놓고 보면, 이 지역 인구의 약 절반이 소수 민족 출신입니다. 그런데 시의원들의 면면을 들여다 보면, 마이너리티는 단 한 명도 없어요. 이것이 바로 문제라는 거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소수민족간 협력이 필요하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연대는, 서로를 알아가는 데서 출발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취지로 최근 포럼에는 소수 민족 정당 후보자 네 명을 정기 포럼에 초대했고, 그들의 속마음을 들어보았습니다.

원론적인 얘기가 될 것 같은데요. 정치에, 투표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주변인으로 살지 말자는 겁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수 민족 커뮤니티 내부의 결속이 동반되어야 합니다. 정치 분야는 더욱 그렇습니다. 소위 말하는 주류사회로의 진입 가능성은, 각 개인의 능력에 따라 달라지곤 하지요. 머리가 좋고 운이 좋다면, 누구나 원하는 선망의 직업을 가질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정치는 달라요. 다른 사람, 그러니까 유권자의 도움이 없으면 그 꿈을 이룬다는 게 불가능합니다.   

KCVF의 활동 계획이 궁금한데요.
우선 오는 10월 25일 한인회관에서 “한인 유권자의 날 행사”를 갖게 됩니다. 이 자리에는 11·15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들이 대거 참석할 예정입니다. 저는 이번 행사가 후보자들에게는 자신의 정치적 공약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한인 커뮤니티 입장에서는 우리의 존재감을 정치권에 알려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


  

                                                                           사진=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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