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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비하만 해서 되겠는가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02-03 16:27

스스로 생각해보니 그럴싸하다고 해서 진실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자신의 머리 속에 있는 편견을 조합해서 진실이라고 믿는 사람도 있다. 편견은 진실의 성분이 될 수 없다. 오히려 진실을 흐리는 오염요소가 될 수 있다. 확인할 수 없는 '남들이 그렇다더라'는 분명히 진실을 오염시키는 요소이지만 댓글이나 소문에 단골로 등장한다.

어학 연수생 폭행사건에 대해 한국 인터넷에 오른 너도나도 한마디를 보면 그런 사람이 적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과 참 거리가 먼 캐나다 비하, 공관비하, 한인비하… 한 마디씩 거든다.

솔직하자. 밴쿠버에서 밤12시까지 술 먹고 버스정류장에 서있는 일이 정상일까?

야간에 상시적으로 왕래가 있는 서울 같은 대도시에서는 그럴 수 있을지 몰라도 야간에 인적이 드문 밴쿠버에 사는 사람은 될 수 있으면 그렇게 하지 않는다. 자정 넘은 시간에 술 마시고 정류장에 서있는 행동은 상식적으로 위험한 짓이기 때문이다.

 캐나다를 한국처럼 생각해서 생기는 문제를 기자는 여러 차례 봤다. 외국에 나왔다 간다는 들뜬 기분이나 어차피 귀국하면 그만이라는 무책임함도 문제를 낳는다.

총영사관이 아무것도 안했다는 비판도 애먼 이에게 씌운 누명이다. 확인한 바로는 사건발생 직후 날이 밝자마자 총영사관은 움직였다.

아침부터 밤까지 피해자와 수사기관에 여러 경로로 접촉노력도 했고, 접촉해서 할 수 있는 일은 했다.

그러나 이 사실은 중요하지 않고, 한국 공관이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추측이 마치 인터넷 댓글에서 진실행세를 하는 것을 보면, 외교관도 쉽지 않은 노릇이다. 실컷 일하고 억울하진 말아야 할 것 아니겠는가.

캐나다의 물렁한 법은 물론 문제다. 문제아 10대가 가석방을 나와서, 월남전에서 정글을 헤쳐나가는데 쓰던 그 정글도로 강도 짓을 벌였다.

어리기 때문에 풀어주는, 뉘우침을 요구하지 않는 시스템은 문제가 있다. 캐나다인들도 그 점을 잘 안다. 그 시스템을 바꾸려는 시도에 동참해 볼만 하다.

마침 집권 보수당 정부도 형사처벌과 교화 강화에 목소리를 상당히 높이고 있다. 여기에 정식루트를 통해 한인 사회 목소리를 더하는 것은 사회참여의 의미가 있다. 바라는 변화의 가속화를 위해서는 커뮤니티내에서 수군거림보다는 의견 전달이 확실히 이뤄져야 한다.

2002년 5월 한국인 어학연수생 박지원씨가 스탠리파크에서 습격을 받아 거동이 불편하게 된 이후, 사건에 대응하는 시스템은 빠르고 확실하게 개선된 점이 있다.

그러나 인터넷 댓글 수준은 10년전과 별반 달라지지 않고 물어 뜯을 대상을 찾아 무책임한 비하의 내용만 담아내는 구습이 여전한 것 같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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