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순 욱 / (사)한국문협 밴쿠버지부 회원
울릉도 여행 3박 4일
-38년 만에 돌아보는 고국의 모습-
지난해 가을이었다. 오랜만에 고국을 다녀올 기회가 주어져서였다. 도착한 지 약 1주일이 되었을 때 마침막내 동서의 주선으로 난생처음 울릉도로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여행 일정과 모든 준비는 약 한 달 전에예약을 하였다고 했다.
어두컴컴한 아침 하늘을 바라보며 강릉을 향해 떠났다. 새벽 성애 낀 차창으로 바라보는 주위는 그리 선명하지가 않았다. 강릉에서 울릉도 가는 배편은 퍽 아담하고 아늑해서 좋았다. 약 3시간 정도 걸리기 때문에 간단한 먹거리와 영화, 드라마 등을 다운로드해서 아이패드에 담았다.
밴쿠버의 BC 페리와는 달리 차량은 지정된 주차장에 무료 주차를 하고 여행자들만 수속을 끝내고 승선을하게 되었다. 생각보다 파도가 심해서 뱃멀미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3시간 후 울릉도 저동 페리 터미널에 도착했다. 발이 밟히는 곳마다 인생에서 처음 남긴 발자국으로 내 마음속 깊이 남겨졌다.
울릉도의 관문이라고 불리는 이곳, 저동항은 특산물을 판매하는 노점상들과 관광객들로 언제나 북적거렸다. 늘 배가 들어오는 곳이다 보니 만남의 광장이라고 불리는 이곳에서 울릉도 여행은 시작되었다.
울릉도는 우리나라에서 9번째로 큰 화산섬으로 도둑, 공해, 뱀이 없는 3무(無)에 향나무, 바람, 미인, 물, 돌이 많은 5다(多)섬으로 알려져 있다.
오랜 시간 동안 인적이 드문 천연기념물이 가득한 미지의 곳으로 우리 일행은 렌터카로 첫날은 육로관광A 코스, 다음날은 B 코스, 마지막 날은 배편으로 독도를 방문하기로 되어있었다.
섬 전체를 둘러싼 일주도로는 단조로운 해안과는 대조적으로 짙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서 있는 기암괴석을 감상할 수 있고, 푸른 바다를 가장 가까이서 감상하며 걸을 수 있는 해안 산책로는 바위로 이루어진 해안 절경에 감탄사를 연발하는 곳이기도 했다.
울릉도 약초만을 먹고 자란 약소 불고기, 바다 향 가득한 홍합밥과 따개비 칼국수 등 이곳에서만 먹을 수있는 향토 별미의 맛이 담겨있는 메뉴를 돌아보며…
모든 객실에서 바다를 훤히 내려다볼 수 있는 라페루즈 리조트에서 짐을 풀었다.
창문 가득 펼쳐진 짙푸른 동해를 이불 삼아 잠을 청하는 경험은 흔치 않다. 나리분지, 대풍감, 거북바위 등울릉도 절경을 렌터카를 타고 둘러보게 된 것을 포스팅하고 있다.
울릉도에 왔으니 우선 맛집부터 찾았다. 울릉도의 남정네들이 아낙네의 매력에서 벗어날 수 없도록 할 정도로 그 맛이 기가 막히는 오징어 내장탕은 오로지 신선한 오징어가 잡히는 울릉도에서만 먹울 수 있는 특별한 음식이었다.
오징어 내장탕으로 속을 든든하게 채운 후 도동항 동쪽에 있는 날카롭게 깎아진 기암절벽 아래에 옥빛 바다가 펼쳐지는 울릉도 비경 중 하나로 손꼽히는 행남등대 산책로를 향해 발길을 옮겼다.
내수전해수욕장, 내수전 일출전망대, 봉래폭포, 케이블카를 타고 오른 독도 전망대…
울릉도 여행을 하다 보면 뉘엄뉘엄 넘어가는 석양이 무척이나 아름답다는 걸 경험하게 된다. 해가 지고 저동항 촛대바위 쪽으로 가면 달빛과 함께 빛나는 야경을 만날 수 있다. 소박하면서도 아름다운 야경 그리고달빛과 별빛이 함께 하는 밤, 이런 야경은 울릉도에서만 만날 수 있는 풍광이다.
신선한 회를 맛보기 위해 이른 새벽 저동 어시장을 찾았다. 흔히들 회는 동해가 맛있다고 하는데, 갓 잡은생선만 판매하는 저동 어시장에서 먹는 활어회 맛 또한 보통이 아니다.
울릉도 A 코스를 여행하다 보면 어김없이 울리는 배꼽시계를 달래줄 필요가 있다. 이왕 자연 탐방이니 음식도 자연스럽게, 건강하게 맛보는 것이 좋을듯 하여 울릉도의 맑은 물을 먹고 자란 나물들만 골라 밥에 쓱쓱 비벼 먹는 자연의 음식, 나리분지 산채 비빔밥...
향긋한 나물과 고소한 참깨 그리고 찰 고추장을 넣고 젓가락으로 비벼 먹는 이 요리는 비주얼만 봐도 벌써군침이 가득 고인다.
먹는 내내 행복했던 기억밖에 없는 나리분지 산채 비빔밥!! 자연의 맛을 경험하고 돌아왔다.
울릉도 여행의 핵심 포인트라고 할 수 있는 명소가 바로 나리 분지이다. 태고의 신비를 간직하고 있는 신비한 장소로도 불리는 이곳은 일봉 분지와 함께 울릉도 유일의 분화구이자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사람이 거주하고 있는 분화구이기도 하다.
18가구가 거주하면서 각종 농산물을 재배하며 생활하고 있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에 따라 나리분지의 모습은 언제나 다른 모습으로 변화한다고 한다.
울릉도 중앙 제일 높게 솟아있는 산이 바로 성인봉이다. 산의 모양이 성스러운 사람을 닮았다 하여 성인봉이라고 불리는 이곳은 연평균 300일 이상이 안개에 싸여 있어 더욱더 신비로움을 더하는 곳이기도 했다.
해발 984m로 그렇게 높은 산은 아니지만 잘 닦인 등산로와 꼭대기에 올라섰을 때의 멋진 풍경은 성인봉을 탐방해야 하는 이유로는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걷기도 많이 걷고 했으니 배가 고플 때가 되었다. 2일 차의 테마는 바로 자연…
산채 비빔밥을 먹었으니 저녁은 바다에서 나오는 자연의 맛을 볼 기회가 주어졌다.
'섭'이라고 불리는 토종 홍합만을 사용해서 더욱 고소하면서 깊은 바다 내음을 맛볼 수 있는 메뉴는 진정한 자연의 맛이 배어 있는 울릉도 향토음식 홍합밥이다.
마지막 날 독도로 떠나기 위해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메뉴인 울릉도 따개비밥으로 준비를 했다.
따개비를 조개로 알고 있지만, 따개비는 새우와 게와 같은 절지동물로 분류된다고 한다. 그래서 조개 특유의 비린내가 나지 않고 고소한 맛이 난다고 한다.
'국토의 동쪽 끝' 독도를 방문했다. 높은 파도 때문에 '삼대가 덕을 쌓아야 입도할 수 있다'는 속설에도 불구하고 우리 일행은 독도에 발을 디뎠다.
울릉도 동남쪽 뱃길 따라 200리, 외로운 섬 하나 새들의 고향~ 우리 귀에 쏙쏙 들려오는 이 멜로디가 새록새록 하다.
울릉도에서 배를 타고 나가면 만날 수 있는 독도는 꼭 가봐야 하는 여행 포인트 중 하나다. 사람이 살지 않는 섬이고 단순히 돌섬이라고 볼 수 있지만, 세상 어디보다도 아름답고 평화로움을 느낄 수 있는 섬이었다.
인생을 살아가노라면 여행 버킷리스트가 있다. 나에게는 바로 울릉도, 독도 여행이었다. 평소 뱃멀미가심해서 선뜻 나서지 못한 여행지이기도 했다.
하지만 죽기 전에 꼭 한번 가보고 싶어서 날씨 좋은 날 울릉도 여행을 떠났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에게나 손꼽히는 여행 장소 - 울릉도, 독도 여행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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