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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의 변명 2015.04.17 (금)
“어머님은 겨울 내 우리 집에 계시다 이제 날씨가 풀리니까 독정리에 가시겠다고 하네요. 연세에 비해 잔병 없이 건강 하시지만 그래도 연로하신 노인을 혼자 계시게 하는 것이 마음에 걸리는데 고집을 피우고 가시겠다고 하시니 이번 주말에 모셔다 드리려고 해요. 형님 내외분 뵌 지가 오래되어 얼마나 변했는지 궁금합니다. 어머님 돌아가시기 전에 식구들이 함께 모일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무쪼록 두 분 건강하시길...
권순욱
내가 살던 낙동강 상류에는 유달리 풀꽃이 많았습니다. 어린 시절 친구들과 그 풀꽃을 따서 강물에 띄워 보내며 놀곤 했습니다. 그 중에도 들찔레 새순을 꺽어 먹던 달콤 쌉쌀하고 풋내음이 입 안에 풍겨나던  그 맛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내 집 이웃에 초등학교 선생 한 분이 계셨습니다. 어린 내 눈에는 그분이 늘 우러러 보였습니다. 나는 강마을, 농촌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비범한 재주도 없고 책가방 끈도 그리 길지 않을 ...
권순욱
 에버그린 봄 학기가 끝나고 그다음 주부터 교회 어르신들을 모시고 새로운 모임을 하는 자리였습니다. 각자가 자신에게 가장 처음으로 붙여진 별명에 대해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약 반세기를 거슬러 올라가 스스로를 재조명해보는 감동적인 시간이었습니다. 참으로 재미있었던 것은 저마다 지니고 있었던 별명들이 너무나 인상적이었습니다. 하우젠(독일영감), 영감, 관돔마, 마다리, 키신저 등 ……  나에게도 어린 시절에 붙여진 별명...
권순욱
주위에 결혼 연령이 된 자녀를 둔 부모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자녀들이 눈이 높아서 쉽게 짝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상대방을 두고 눈이 높아서 쉽게 구하지 못한다는 말은 서로가 상대방에 대한 구체적인 배려가 없이 자기 입장에서만 보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키에르케골이라는 덴마크철학자의 비유에 나오는 이야기 이다. 어느 나라의 왕자가 시골로 사냥을 나갔다가 예쁜 시골처녀를 만나 한 눈에 반하게 되어 마음을 빼앗기게 되었다....
권순욱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