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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거북이를 사랑한 토끼가 있었습니다. 토끼는 혼자 속으로만 사랑했기 때문에 아무도 토끼가 거북이를 사랑한 줄 몰랐고, 거북이도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토끼에게는 한가지 아픔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거북이가 자기의 느린 걸음을 너무 자학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토끼는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토끼는 거북이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거북이에게 말했습니다. “거복아 나랑...
권순욱
얼마 전 뉴스에서 보는 고향 소식이었다. 벌써 추석 명절을 앞두고 민족대이동이 시작되었다. 복잡한 차량 행렬과 지루하게 기다리는 가족들의 모습이 하나같이 지쳐 있다. 그것을 지켜보며 마음대로 갈 수 없는 내 처지 또한 안타까울 뿐이다. 공중에서 촬영한 긴 차량 행렬 너머로 펼쳐진 그림 같은 가을 풍경에 더욱 마음이 쏠리기 시작했다.   “한 폭의 서예 족자를 보는 것 같습니다.” 25시의 작가 게오르규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권순욱
청포도계절 2016.07.15 (금)
내가 살던 집 뒷마당엔 두 그루의 포도나무가 울타리를 타고 한가롭게 자리하고 있었다. 화사한 여름 햇살에 알알이 영글어가는 포도송이를 지켜보노라면 청포도와 함께 스쳐버린 사연들이 가슴으로 다가온다.   “내 고장 7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애국시인이자 독립투사인 이육사의 대표작이며 국민의 애송시였던 청포도의 첫 구절을 생각나게 한다. 이 시는 조국광복에 대한 염원과 희망을 표현하기도 하지만 이방 땅에서...
권순욱
성공한 사람은 자신의 사명을 잘 감당한 사람이다.세상 모든 사람이 성공을 목표로 살아간다. 누구나 성공을 원한다. 그렇다면 과연 성공이 무엇일까?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성공일까? 이름을 널리 얻는 것이 성공일까? 아니면 권력을 잡는 것이 성공일까? 돈, 명예, 권력을 얻는 것이 진정한 성공일까? 아마도 성공의 정확한 뜻은 조금 다를 것으로 생각된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꿈을 이루는 것”이 성공일 수도 있다. 어느 사람이 부자가 되는 꿈을...
권순욱
감사와 행복은 늘 함께하는 연결고리이다. 하늘은 이 땅에 아름다운 계절을 선물로 주셨다. 그리고 계절이 바뀔 때마다 거기에 걸맞은 옷을 갈아입히신다.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들은 그 아름다움 때문에 행복에 겨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며, 음악을 듣는다. 이것들은 모두 그 아름다움에 대한 감사이다.올해 봄은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예년보다 빨리 찾아왔다. 봄은 계절 중에 가장 역동적인 아름다운 계절이다. 그래서 시인은 땅속에서 들려오는...
권순욱
몇 년 전 고국을 방문하여 친구가 사는 경남 거제도엘 간 적이 있습니다. 거제도에 가면 해금강 관광코스가 있습니다. 그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은 바위에 서 있는 나무들입니다. 이 나무들은 물이 없는 위치에서 무수한 세월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안내자에 의하면 나무의 뿌리들이 바위틈 사이를 타고 물의 근원까지 내려가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나는 주일 아침마다 안내원들이 건네주는...
권순욱
성숙의 계절 2015.10.17 (토)
온타리오 북쪽의 알공퀸이라는 지역은 가을 단풍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비씨주의 북쪽지방도 이미 가을 단풍으로 아름답게 수놓아져 가고 있다.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가을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활발하게 광합성을 하던 잎들이 활동을 멈추게 된다. 잎이 활동을 멈추면 평소 잎의 푸른색에 가려서 보이지 않던 색깔들이 모습을 드러내게 되는데 이것을 우리는 단풍이라고 부른다. 인생도 젊음의 시기에는 활발한 움직임을...
권순욱
실존주의 철학용어 가운데 한계상황 이란 것이 있다. 이는 삶의 정황이 너무나 힘든 상태로, 마치 죽음 앞에서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극한 상황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와 같은 상황 앞에서 인간은 대체적으로 도피하려 하거나 현실에 눈을 감아버림으로써 자기 존재가 상실되는 길로 빠져들게 마련이다. 그러나 반대로 그와 같은 상황 가운데서도 진지하게 그 과정을 성찰하노라면 하나뿐이며, 한 번 뿐인...
권순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