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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 시원한 김치 맛 비결. 여기!!”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6-10-27 00:00

한식퓨전요리 전문강사 우애경씨 김장 특강 맛깔스런 김장 내 손으로 만들자 ! 15명 정원에 50명 몰려 경쟁률 3:1

“여름 배추는 통이 큰 것을 사야 단맛이 나고, 겨울 김장김치는 들어보아서 무게가 있는 중간크기의 배추에 푸른 잎이 많은 것이 구수합니다. ”

“중간크기 배추라면 얼마나 큰 것을 말하는 거죠?”

사소한 말 한마디에 혹시‘특별한 비법이 숨어있지 않을까’하는 새댁의 질문에 수강생들 사이에 한바탕 웃음이 터졌다. 일거수 일투족 강사의 손끝을 따라다니는 서른 개의 눈동자가 진지하다 못해 긴장감마저 돈다. 한국주부라면 김치 담기는 기본, ‘배울 것까지 있을까’ 생각하고 가지 않았다면 무척 억울했을 알짜배기 강의 였다.

‘한살림’주최로 밴쿠버에서 처음 열린‘유기농 김장 김치 담기’행사는 우애경(한식 퓨전요리강사)씨 자택에서였다. 골목 입구서부터 잘 익은 젓갈의 꼬릿한 냄새와 숨 죽은 유기농배추가 놓여있어 이 행사의 주제를 대신하고 있었다.

“한국처럼 시장만 가면 입맛대로 바로 살 수 있는 맛있는 젓갈이 있는 것도 아니고, 밴쿠버에서 맛있는 김장김치를 먹으려면 우리 주부들이 부지런 해야 합니다.”

이날 주재료인 배추는 물론, 젓갈, 소금은 모두 우애경씨가 직접 만든 ‘우애경 표 Organic’.

1년 전 리치몬드 어시장에서 구입한 생선들을 직접 볶아 만든 소금으로 숙성시킨 것이니 맛도 맛이지만‘정성’을 의미하는 말. 검지로 살짝 찍어 젓갈 맛을 본 주부가 감탄을 한다.

준비된 재료는 조기젓, 새우젓, 멸치젓, 마늘, 파, 찹쌀 죽, 무, 조청, 고춧가루 생굴. 재료는 일반 김치 담기와 별반 차이가 없다. 그렇다면 비법은 어디에 숨어 있을까?

“무 채를 썰면 무 성분이 모두 배추에 흡수되지 않습니다. 또 익은 김치를 낼 때는 지저분한 느낌이 들지요.”

무를 갈아 넣으면 영양분과 시원한 맛이 고스란히 김치에 흡수되고, 깔끔한 맛을 낸다는 것이 첫 번째 비결.

곁에는 아침부터 찹쌀 죽에 버무려 둔 고춧가루가 빨갛고 예쁜 색으로 익어 있다.

“고춧가루와 찹쌀 죽에 미리 고춧가루를 익혀두고 파는 파란 잎은 잘라내고 흰 부분만 써야 합니다. 파란 잎은 김치가 빨리 시어지고 역시 깔끔하게 보이지 않습니다. ”

파의 하얀 뿌리부분과 연녹색부분까지만 쓴다는 것이 두 번째 비결.

요리강좌를 듣는 수강생들이 한결 같이 하는 말이 있다. 요리 전문가들의 강좌를 들을 때마다, 모든 게 비법 같기도 하고, 또 모든 게 내가 알고 있던 것과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결과물의 맛을 보면 전혀 다른 게 이 요리비법의 아이러니라는 것.

빨간 고춧가루가 찹쌀 죽에 푹 스며들어 고운 빛깔을 낼 즈음, 흰 파와 미나리를 제외한 모든 재료를 갈아서 함께 섞기 시작했다.

“조청 좀 주실래요?”

진행을 도와주던 사람을 향해 외치는 한마디에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세 번째 비법은 조청.

설탕이나 물엿, 꿀을 사용하면 김치국물이 끈적해 진다는 부연에 주부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무와 양념이 한데 어우러져 속 재료가 완성되자 너도 나도 배추속대 하나를 뜯어 양념을 맛보기 시작했다. 어느 것 하나 맛을 보거나 계량 컵을 사용하지 않고 대충(?) 넣듯 하는 것을 보고 주부들이 가장 궁금했을 소금간은 자로 잰 듯 딱 맞다.

“속 넣기는 배춧잎에 양념을 문지르지 말고‘똑 똑’떼어 얹어 놓는 것처럼 하세요. 배추를 괴롭히면 빨리 물러져서 싱싱하게 지속되지 않아요.”

이것도 비결이라면 비결이었다. 무와 모든 양념을 갈아서 만들기 때문에 양념을 떼어 얹어도 배추 속까지 고루 배어들며 익는 다는 것, 늘 하던 일도 조금만 방법을 달리하면 쉽지 않는 법. 조심 조심 속을 ‘얹어 놓는’ 느낌으로 만든 김치는 행사가 끝나고 한쪽씩 가지고 간 김치였다.

소금 사용하는 법, 절이는 법, 젓갈 담는 법, 마치 재미있는 외화를 볼 때처럼, 한마디 한 마디가 놓치기 아까운 정보들로 그득해 수강생들은 한 순간도 강사의 손끝에서 눈을 떼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후 소금에 관한 짧은 특강이 이어졌다.

“소금도 재료에 따라 골라서 사용해야 하고, 볶은 소금은 바다소금을 사서 살짝 물로 씻어내어 불순물을 버리고 윗물만 바닥이 두꺼운 솥에 넣은 다음, 반드시 5분 간격으로 불을 끄고 솥이 완전히 식으면 다시 5분을 끓이는 식으로 소금 정제가 연한 갈색이 될 때까지 볶으면 됩니다. 만약 태우면 미련 없이 버리셔야 합니다.”

그동안‘신물 나게’김장을 담궜다는 50대 주부까지 15명 정원에 50여명이 신청한 이날 강좌는 경쟁이 치열했다. 그런 만큼 여러 가지 행운이 또 주어졌다.

내년 젓갈 담기 행사에 초대하겠다는 한애경 강사의 약속과 그날 만든 유기농 김치를 얻어 가는 행운, 그리고 맛있는 시래깃국에 점심을 먹고 디저트로 직접 구운 호박 빵을 맛보며 한국주부들끼리 정겨운 수다를 풀어내는 뒷풀이가 있었다.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퓨전요리강사 우애경씨
김장 특강 point

재료: 배추6포기/무1개,(중간크기), 대파 3뿌리, 갓 200g, 미나리 1/4단, 굴 100g, 액젓(멸치젓)1/3 컵, 새우젓 1/4컵, 육수 찹살풀 1컵, 배1개, 양파2/3쪽, 쌀엿(조청)1/2 컵, 고춧가루 2컵, 마늘 300g, 생강20g

배추는 소금 2컵을 물 1리터에 녹여 4시간~5시간가량 절임. ->깨끗이 씻어 채반에 약 30분~1시간 탈수 ->찹쌀 풀에 고춧가루 불림->양파, 무와 주요 양념을 믹서에 간 후 조청과 믹서-> 갓, 미나리는 2~3cm로 썰고 대파는 흰 부분만 썬다-> 모든 재료를 혼합하여 절여놓은 배춧잎 사이사이에 양념을 얹어 놓듯 한 다음 겉 소금을 약간 뿌린다.

조리 Point
▶모든 부 재료는 갈아서 사용하고, 절임 시간을 4~5시간 적절히 지킬 것.
▶공기가 들지 않게 겉잎으로 싼 다음 꼭꼭 눌러 담고 겉 소금을 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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