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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해안가 풍경
2024.05.13 (월)
고양이는 그늘에서 잠자고 아저씨는 점심 준비로 분주하다 태양은 하늘 위에 걸려있고 바람은 머릿결을 살랑살랑 딸랑거리는 자전거 소리 멀리서 들려오는 하얀 파도 소리 할머니는 집 앞에 나와 담벼락에 스치는 나뭇가지에 얘기를 걸고 오랜만에 놀러 온 손녀는 살금살금 고양이 쪽으로 까만 고양이 눈 초승달처럼 커지고 아이는 아닌 척 시치미를 땐다 밥 먹어 하는 소리에 고양이가 쪼르르...
박락준
가슴으로 듣는 음악
2024.05.13 (월)
고백하자면 나는 악보도 제대로 읽지 못한다. 그러나 부엌일을 하거나 단순한 손 일을 할 때 클래식 음악을 즐겨 듣는다. 음악을 들으며 일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도 힘든 줄도 모른다. 음식을 골라 음미하는 미식가 같은 진정한 음악 애호가는 아니지만 그저 클래식을 좋아하는 편이다.. 쇼팽, 모차르트, 바흐, 두루두루... 마음이 울적하면 아베마리아를, 단풍이 질 때는 비발디를 , 그때 그때 마음 내키는 대로 듣는다. 몬트리올에서의 이야기다....
김춘희
캐나다에 살아야 할 이유
2024.05.13 (월)
창 밖에서 들려오는 새들의 노랫소리가 반갑다. 해가 길어지고, 따뜻한 봄 기운이 느껴지는 요즘, 서서히 생활에 작은 변화들이 생기고 있다. 낯선 새소리에 창문을 열고 그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 목을 길게 빼본다. 머리 위에 뾰족한 부채를 단 레드 카디널인지, 푸른 깃털이 매력적인 블루 제이인지, 귀여움을 뽐내는 워블러인지는 알 수 없다. 그저 다가올 계절을 품고 자연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 주는 존재가 가까이 와 있다는 것만이 분명하다....
권은경
새 봄
2024.05.13 (월)
갑자기 봄이다간절히 기다리던 봄이다눈을 돌리니 어느 곳이나 봄 꽃이 피어나세상을 밝게, 곱게, 싱그럽게 꾸미고 있다봄 꽃은 희망이다긴 시간의 시련을 견디어 온 전사들이다봄 꽃은 부활이다죽었던 가지에서 새 순이 나고 꽃이 핀다봄 꽃은 사랑이다세상을 아름답게 변화 시키는 힘의 원천이다봄 바람이 좋다봄 기운이 좋다봄 향기도 좋다이런 봄을 다시 볼 수 있어 참 좋다싱그런 새 봄을 어찌 사랑하지 않으랴오늘 따라 햇살이 따갑게...
나영표
핸드폰을 꺼주세요
2024.05.07 (화)
잠시 홀로 된 공간은 휴식이었고무방비 상태였고 다시 돌아온 현재는 의지로 돌아왔지만 그 순간 이전에 기다림은 없었다.살아가는 그 마디마디에 여러 방법과 선택은 존재했고놀란 가슴에 앞뒤좌우 돌아볼 겨를 없이내일은 미래가 아닌 현재로 빠르게 이동한다.누구나 무의식 속에서 행동할 때가 많지만 기계는 항상 의식이 있는 상태로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노크 없이 문을 열어줄 시간을 마련하지 않아도 쉼의 공간에 갑자기...
송요상
사랑편지를 많이 써야겠다
2024.05.07 (화)
오늘도 사랑 편지가 들어왔다. 가끔 이런 연서를 받지만 오늘은 유난히 기분을 들뜨게 한다. 그냥 사랑만 담은 편지가 아닌 잉태의 출발이기 때문이다.눈이 엄청 내린 한 겨울 캐나다. 나는 우여곡절 끝에 눈 폭풍을 헤치고 동쪽 소도시에 출장을 가게 되었다. 일주일에 삼일씩 그 도시에 머물며 비상 상황을 메꾸어 주고 있었다. 양로원 앞으로는 속이 시원해 지도록 맑은 물이 힘차게 흐르고 우거진 나무숲은 마치 공원 안에 있는 듯 초록초록한...
김난호
공평한 세상의 꿈
2024.05.07 (화)
머리 희끗하고 멋지게 수염 기른 캐네디언에게 연령 구분을 못해 실수를 할까 방책으로 "Sir !" 를 붙이면 기겁을 하며 노인이 젊은 자기들을 놀린다고 한다.그 바람에 곧 70살이나 되는 내 자신에 놀라게 된다. 홍역으로 학교를 못 가 아버님이 양띠로 한 살을 줄여 놓으셨다. 덕분에 훗날 다시 큰 병 고를 치르고 나선 첫해 생일 무렵 나이 제한을 턱걸이로 넘어 방송에 입사를 할 수 있었다. 그 후 늘 머리 속으로는 새로 사는 나이를 헤아리게 되었다....
이은세
숲 길에서
2024.05.07 (화)
숲 속의 작은 반란 여기저기 분주하다영롱한 이슬방울 구르다 꿈 되는 곳햇살은 어찌 맑은지 가슴속이 환하다계절이 지나가며 쌓여서 부엽이 된윤회의 큰 섭리 누구든 삶을 키우는한 줌의 거름이 되어 봉헌의 삶 살아보라온 산을 마비 시킨 산야초 들꽃 향기우통수 찾아 나선 산 새와 들 짐승들못생겨 등 굽은 나무 산 자락을 지킨다지척을 알 수 없는 이 세상 자욱한 안개오열하고 숨 죽이던 소 우주 나의 안뜰회심의 한 줄기 빛이 골짜기를...
이상목
산속의 암자인가 - 늘산에게 암이 왔다 <3> 수술을 했다
2021.08.11 (수)
지난 주에 이어 계속 집도의는 캐나다에서도 이름 있는 Doctor라 했다. 수술실에 들어가니 남자가 7사람 여자 두 사람이 있다. 수술은 집도의와 보조의가 하겠지만 의대생들이 견학하는 걸 허락했던 것이다.수술은 성공적으로 잘 마무리 된듯하다. 수술을 하고 정신을 차려보니 방광에 호스를 꽂아 소변을 받아내고 양팔 혈관에 주사바늘을 고정시켜 줄이 달려있다코로 호수를 따라 식사대용 영양제가 들어간다. 또 수술한 부위에도 호스를 넣어...
박병준
산속의 암자인가-늘산에게 암이 왔다 <2> 수술을 하기까지
2021.07.21 (수)
▶지난 주에 이어 계속 암이 자리 잡은 곳, 그 위치가 어디인가. 그게 중요하다.폐라면 힘 든다. 췌장이라면 수술이 어렵다. 급성으로 여러 군데 전이가 되었다면 걷잡을 수 없이 위험하다.내게 온 곳은 목이다. 후두암이라고도 한다. 그 자리는 어떤 곳인가?매우 정교하고 복잡한 부분이다. 거기는 기도(Air way)와 식도가 만나는 곳인데 코와 입을 통해서 공기가 들어오고 또 입에서 식도로 넘어오는 음식이 지난다.또 허파에서 나오는 공기가...
늘산 박병준
산속의 암자인가 - 늘산에게 암이 왔다<1> 암의 발견
2021.07.12 (월)
늘산 본인이 암 판정을 받고 수술을 하고 퇴원을 하면서 그간에 있었던 일들을 정리하고 싶습니다. 이는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암에서 예방될 수 있는 일에 다소나마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면서 이 글을 시작합니다.암의 발견은 우연적일 수도 있고 필연적일 수도 있다.나는 우연적이라 생각하며 그나마 일찍 발견하였다는데 다행이라 생각한다.산에서 사람을...
늘산 박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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