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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산책] 체력 도전의 현장-코퀴틀람 크런치 트레일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3-07-19 14:15

Coquitlam Crunch Trail
"몸 만들려는 사람들이 많이 오르내린다더라" 라는 평 하나 읽고 찾아간 코퀴틀람 크런치 트레일.

산과 산을 넘어 수력발전소에서 시작된 고압선이 독수리산등성이(Eagle ridge)를 따라 거의 직선을 그으며 내려오는데, 그 고압선 밑에 만들어진 길이 코퀴틀람 크런치 트레일이다. 트레일은 직선이기는 하지만 가로지르는 차도를 4~5차례 만나게 된다.  

오르는 사람을 보니 과연 걷기에 열심인 사람이 많고, 걸어보니 정복하는 쾌감은 있지만 권하기는 꺼려진다. 오히려 피하라는 경고를 늘어놔야 담백한 기사가 되겠다. 10세 이하 어린 자녀와 함께 갈 곳은 아니고, 다리 불편한 분은 경사가 심한 구간은 가지 않는 것이 좋겠다. 만약 비라도 내리면 일부 구간에서는 넘어져 다치는 일이 쉽게 생길 듯 싶다.

거기다 머리 위에 윙윙 소리를 내는 고압선이 있으니 "전자기장(EMF)이 건강에 나쁘다는 주장이 있는바, 캐나다 국내 일상에서 측정되는 EMF는 위험하진 않지만, 그 근원에 접근하면 악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두루뭉술하게 서술한 캐나다 정부의 보고서를 읽은 기억도 생각난다.

그럼에도 의외로 많은 사람이 이 길을 오르고 있었다.

기자는 기왕 왔으니 올라보자는 심정으로 배낭에 물병 하나 넣고 돌격했다. 대부분 물병 들고 올라가는데, 다수가 그러는 이유가 있다. 끝에 올라서 마시는 물이 참 달다.

기자의 출발 지점은 이글리지 필드(Eagle Ridge Field) 주차장. 운동장을 따라 아스팔트로 난 길을 따라 북쪽으로 조금 올라가니 길포드웨이(Guildford way)와 만난다. 트레일은 길포드웨이 너머인데, 무단횡단 아니고서는 건널 수 없다. 지도를 다시 보니 기자가 출발점을 잘못 잡았다.
길포드웨이부터 시작하거나, 차를 세우려면, 길포드웨이 인근 스코트크릭 중학교(Scott Creek Middle School)근처에 주차하고 출발해야 위험한 무단횡단을 피할 수 있다.



트레일의 경사도는 11.2% 시작지점 고도는 약 30미터, 도착지점은 310미터로 서울 남산(265미터)보다 좀 높은 곳까지 오르게 된다.

길포드웨이를 건너 만난 트레일은 처음에는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다. 라크로스 경기장을 지나 트레일 시작지점 이정표를 찾았다. 이정표에서 180미터를 올라가니 랜스다운드라이브(Lansdowne Dr.)가 나온다. 여기서 횡단보도 건너 이어지는 크런치트레일 410미터 구간은 요주의 구간이다. 이름답게 자갈길인데 경사가 좀 있어 미끄럽다. 오를 때보다 내려올 때 위험하다. 오르다보면 숨이 다소 거칠어진다.

숨고르며 오르니 또 다시 랜스다운드라이브를 만난다. 랜스다운드라이브가 누운 U자형으로 트레일을 자르고 있다. 여기서 550미터를 올라가게 되는데 앞서 구간보다 난도는 낮다. 걸을만하다.
데이비드 애비뉴(David Ave.)를 만나면 중간 지점에 이른 것이다. 데이비드 애비뉴 너머에는 철조망으로 둘러쳐진 반려견 놀이터가 있다. 목줄을 푼 강아지 두 마리가 신나서 뛰어다닌다.



350미터를 올라가면 파노라마드라이브(Panorama Dr.)와 그 건너 브램블파크(Bramble Park)가 나온다. 초등학교 부설 실내 체육관과 놀이터, 야구장이 있어서 자녀를 둔 코퀴틀람 주민이라면 한 번쯤 와봤을 법한 곳이다. 여기서 트레일이 끝나는 이글마운틴드라이브(Eagle Mtn. Dr.)까지는 725미터인데 별로 힘들지 않다. 야구장을 우편에 두고 트레일에서 아래를 내려다볼 수 있는 벤치에 앉아 가져온 물을 마시면서 풍경을 봤는데, 물이 달다. 조용히 앉아있으니 고압선 특유의 낮은 징하는 소리가 들린다. 발걸음을 서둘렀다.



트레일 끝에 도달하면, 정말 별것 없다. 이글마운틴드라이브가 떡하니 앞을 가로질러 종점을 알려주고, 고압선은 독수리산 너머로 이어진다. 아래 풍경을 잠깐보다 하산했다. 풍경이라해도 기막힌 수준도 아니고 교회 집사님댁이나 동료 기자 아파트 발코니에서 본 그것과 달라지 않아 별다른 감흥은 없다. 다만 열심히 걸었기 때문에 기분 이 좋다.

내려오는 길은 거의 날다시피했는지 왕복 9킬로미터를 1시간24분에 주파했다. 그러나, 빨리 내려온 것은 자랑할 일이 아니라 무지의 결과였다. 원래 트레일은 왕복 5킬로미터 남짓하다. 대부분 동네 주민들은 랜스다운드라이브를 따라 무리 없이 둘래 둘래 돌아 걸어 내려와서는 크런치 트레일을 따라 올라가지, 이 길을 따라 직선을 쭉 내려오는 사람은 별로 없다는 것이다. 기자의 경로를 들은 혹자가 말했다. "무릎 안 아프셔? 무리하셨어."




독수리산등성이에 고압선이 지어진 이유는 다른 지역보다 평균온도가 낮기 때문이다. 더운 곳을 지나는 전선에서는 전기손실이 커지기 때문에 그래서 평균온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독수리산등성이에 고압선이 통과하게 됐다는 것이다.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촌평:  다른 곳에서 하산 후, 여기서 등산.

주의:  미끄러운 자갈과 경사, 오르면서 생기는 갈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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