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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화운동을 웃음으로 재해석했습니다”

최성호 기자 sh@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09-19 16:21

연극 ‘짬뽕’의 극작가 윤정환씨

“정환아, 넌 5·18(민주화운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
“완전 코미디지”
“그러면 코미디 연극으로 한번 써봐”

 

극작가 윤정환(39·사진)씨가 말하는 연극 ‘짬뽕’의 탄생 비화다. 연극 ‘짬뽕’은 짬뽕 한 그릇 때문에 5·18민주화운동이 일어났다고 오해하는 중국집 '춘래원(春來園)' 식구의 유쾌한 이야기를 엮은 작품이다.

 

“5·18민주화운동이 정말 코미디라 그렇게 대답한 것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있어서는 안 될 일인데 일어나버렸고 황당하게 진행됐으니까요. 우리가 알 수 없는 힘이, 사회에 만연한 부조리들이 한 사회를 무너트리고, 한 가족의 꿈을 짓밟고… 그래서 이 아픈 역사를 재해석 보기로 했어요”

 

‘짬뽕’은 기존에 5·18민주화운동을 다룬 작품과 달리 무거운 소재를 가볍고 유쾌한 방식으로 풀어나

간다. 윤씨 역시 이 연극에 대해 “처음부터 끝나기 직전까지 웃음 코드가 이어지는 연극”이라고 소개할 정도다.

 

“정치적 발언이나 기념식을 통해서만 접할 수 있는 5·18 민주화운동의 이야기를 대중들이 편안하게 다가가고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누가 되지 않는다면, 그 역사적 사실을 알리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었죠. 조금 더 대중에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 블랙 코미디로 구성하게 됐죠”


5·18 민주화운동은 한국 현대사의 민감한 소재다. 풀어가는 방식이 아무리 발랄하다 하더라도 아픔은 아픔이다. 관객들의 반응이 궁금했다.

 

“한국에서는 중고생, 대학생도 5.18 민주화운동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그 친구들이 연극을 보고 난 뒤에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갖고 그 사건에 대해 다시 찾아 보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고요. 유가족 협회에서도 연극을 보러 오셨는데, 제가 죄송할 정도로 고맙다며 격려해 주셨어요. 제 의도가 크게 빗나가지 않은 것 같아요”

 

2004년 초연된 짬뽕은 이후 수차례 리메이크돼 1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다. 흥행에도 성공한 셈이다. 그런 ‘짬뽕’이 창단 22주년을 맞는 밴쿠버 한인 극단 ‘하누리(단장 성효수)’에 의해 재탄생한다. ‘짬뽕’은 내달 13일부터 15일까지 버나비 쉐볼트 아트 센터에서 막을 올린다.

 

“외국에서 생활하기도 힘든데, 모국의 언어로 연극을 하신다는 이야기 자체가 저한테는 놀라운 일이었어요. 또, 제 작품을 선택해 주신 것에 대해서도 감사했고요. 한국에서 새로운 작품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 준비 중이지만, 잠깐이라도 이분들과 함께 연습하고 작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이렇게 왔어요”

 

그는 연극 ‘짬뽕’이 끊임없는 웃음 뒤에 여운과 함께 역사에 대한 진지한 물음표를 던지는 작품이라고 했다.

 

“5·18 민주화운동은 반성해야 할 역사라고 생각해요. 공연을 통해서 학생들에게는 ‘아버지가, 어머니가 살던 나라에 이런 모습도 있었구나’라고 생각하는 시간이, 동시대를 살았던 관객들에게는 잠깐이라도 겸허하게 반성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죠. 다시 한번 그 역사적 사건에 대해 생각해보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으면 좋겠어요”

 

 

 


'짬뽕' 공연 안내
일시
13일(목) 오후 7시 30분
14일(금) 오후 4시 30분 / 7시 30분
15일(토) 오후 4시 30분 / 7시 30분

 

장소
쉐볼트 아트 센터(6450 Deer Lake Ave., Burnaby)

 

입장료
20달러

 

문의
(604) 522-2828 / (604) 945-5608 / (778) 887-1321
hanureedram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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