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린 / 캐나다 한국문협 부회장
거칠어도 속이야
늘
통통 탱글탱글
하지만
수십 년 여름 내내
어둠을 멀리하고
태양의 뿌리만
핥아온 대가
갈증과 원망이라는
가시 옷만 걸치게 되었다
해가 뉘엿뉘엿 기울자
때를 기다려 지금
그간 벼리고 벼려왔던
독기 서린 침을
저 푸르딩딩한 살갗에 갖다 대고
깊숙이 찌르기에 이른다
깜짝 놀란
하늘의
왼쪽 어깻죽지
붉은 피를 흘리며
어둠 속에 서서히 스러져가고 있었다
황량한 사막에서
내일 한 송이 꽃 피우기 위해
뜨거운 기운
마셔보고
또 토해내는
큼지막한 미늘 갑옷 허우대
새벽 내내
수많은 별빛
따가운 눈총받을지라도
그렇게
지독한 고집으로 그 자리에
버텨서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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