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정 (사)한국문협 캐나다 밴쿠버지부회원
클래식 음악이라 하면 모든 사람들이 즐겨 듣는 음악은 아니다. 클래식 음악을 배우는 아이들의 부모님조차도 클래식 음악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있다. 그렇지만 아이들이 클래식 음악을 듣는 것을 보면 신기해하면서도 기뻐한다. 아이러니컬한 일이지만 일반 아이들의 경우 자신이 클래식을 연주한다고 해서 클래식음악을 즐겨듣지는 않는다.
그럼 어떻게 하면 클래식 음악과 쉽게 친해질 수 있을까? 그 해답은 클래식 음악을 많이 듣는 방법이다. 학부모님들이 “클래식 음악은 어떻게 들어야하고 어떤 음악부터 들어야하나요?” 라는 질문을 많이 해 온다. 그러면서 듣기 쉬운 음악부터 순서대로 가르쳐달라고 한다. 이 질문에 대한 정답은 없고, 아마도 교향곡이 초보자가 듣기 쉬운 곡 일 것이다. 왜냐하면 교향곡은 여러 악기가 웅장하게 울리는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곡이다. 그러므로 솔로악기의 곡보다는 울림이 큰 교향곡이 듣기에 쉬우리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어떤 교향곡부터 들어야 할까? 처음에는 베토벤이 속해있는 고전시대의 곡이 듣기에 쉬울 것 같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한번은 들어보았을 “베토벤 교향곡 5번인 운명 교향곡”을 감명 깊게 들었다면 그 다음엔 9번 합창 교향곡일 수도 있다. 왜냐하면 이 곡은 찬송가 13장으로도, 연말이면 여기저기에서 “환희의 송가”라고 우리에게 들리는 친숙한 멜로디이므로 쉽게 접할 수 있으라 생각되어진다. 거기에서 좀 더 깊게 들어가면 교향곡 7번이나 1,2번까지도 들어 볼 수 있으면 좋다.
이렇게 베토벤의 교향곡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면 그의 다른 장르의 곡이 낯설지 않게 될 것이다. 즉 베토벤의 협주곡이나 소나타, 현악 4중주 등. 그 다음에는 브람스 교향곡도 초보자가 감상하기에 그리 낯설지는 않을 것 같다. 왜냐하면 베토벤 이후 교향곡의 대표적인 작품이란 뜻에서 “한스 폰 뷜러(Hans von Bülow)”는 브람스의 교향곡 1번, 2번을 베토벤 마지막 교향곡인 9번 다음이란 의미로 10번, 11번이라고도 불렀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면 브람스나 차이코프스키, 슈베르트, 멘델스존 등이 속했던 낭만 시대의 음악도 좋아지게 될 것이다. 거기에서 좀 더 나아가 국민음악시대인 드보르작, 보로딘. 다시 좀 더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서 비발디, 헨델, 바흐의 바로크시대의 음악까지 듣다 보면 클래식마니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의 쉬운 접근법은 영화음악이나 드라마 중에 들리는 OST중에 마음에 드는 클래식 곡이 있으면 그 곡을 극 중에 삽입된 부분뿐만 아니라 전체를 들어보는 방법이다. 클래식 음악 듣기를 어려워하는 경우에는 이런 방법이 클래식을 처음 접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이다. 예를 들면 "Out of Africa" 에 나온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 등은 한번쯤 들어 보았을 듯한 친숙한 음악이다. 유튜브를 이용해서 "영화 속의 클래식 음악" 이렇게 찾아보고 마음에 드는 곡이 있으면 위와 같은 단계를 거쳐서 클래식 음악에 빠져들 수도 있다.
우리가 음악을 듣다 보면 소름이 돋으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낄 때가 있다. 과연 소름 돋는 느낌의 카타르시스는 있는 것일까? 프랑스의 티보 샤빈 교수와 그의 연구원들이 음악을 듣다 소름이 돋았을 때 뇌파를 측정하면 우뇌 측두엽이 특수한 전기 활동을 한다는 점을 밝혀냈다. 여러분도 이런 감정을 클래식 곡을 들으면서 느낄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클래식 음악은 기악곡의 경우 가사가 있는 음악이 아니다. 그러므로 듣기에 더욱 어려울 수도 있지만 가사에 의해 어느 정도 감정을 강요당하지 않아서 좋다. 누구나 자기 마음대로 느끼면 된다. 또 클래식 음악을 어렵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라도 본인을 즐겁게, 편안하게 해 줄 수 있는 음악을 발견하게 됨으로써 우리 인생의 폭을 조금 더 넓혀보는 것은 어떨까? 그래서 언제라도 마음에 위안을 주는 평생의 친구를 만들어 보는 것도 값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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