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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도 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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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20-03-09 15:24

김선희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몇 년 전의 일이다. 일이 있어 외출했다 돌아오는 길이었다. 차를 몰고 오는 동안 내내 기분이 울적했다. 그 즈음엔 힘겹고 쓰라린 상황이 계속되었다. 시도하는 일들이 이루어질 기미는 없고 늘 제자리걸음인 것 같아 견디기 힘들었다. 무언가를 이루고자 애만 쓸 뿐 결실은 이루지 못하는 인생인가 싶어 우울하고 힘이 빠졌다. 라디오를 틀었다. 마리아 칼라스의 노래가 나오면 얼마나 좋을까 하며. 그럴 가능성은 없지만, 답답한 마음에서 벗어나고자 무심코 기대 섞인 혼잣말을 해본 것이다. 라디오 진행자의 말이 흘러나왔다. 다음은 벨리니의 오페라 <노르마> 중에서 노르마의 아리아 정결한 여신(Casta Diva)입니다. 마리아 칼라스가 부릅니다.

 

금속성을 띤 힘찬 목소리가 흘렀다. 그녀의 목소리는 인생의 복잡함이 다 담겨있는 듯 기묘하다. 그 기이하고 오묘한 목소리 때문에 그녀의 노래를 들으면 기가 막히고 말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좋다. 사랑하는 그 목소리가 그날은 더 마음을 움직였다. 창문을 열고 바람을 들였다. 답답한 마음이 다 풀려 날아갔다. 듣고 싶을 때 딱 맞춰 노래가 나오는 기막힌 우연이라니. 뛰어난 재능을 지닌 그녀도 성공하기까지 힘겨운 순간이 많았을까. 아무리 재능이 뛰어나도 어둡고 힘든 시간이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성공하고 나서도 시련은 끊이지 않았을 지 모른다. 시련 속에서도 노래를 사랑하는 맘으로 계속 자신을 다져왔기에 그녀와 아무 상관없는 시대와 장소의 나에게 영감을 주고 감동을 주고 있는 것이다.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애쓰며 어려운 상황을 넘어왔다. 지금의 힘겨움도 극복하지 못할 것은 아니다. 그녀의 노래가 그렇게 용기를 주고 시원하게 응원해주는 목소리로 들렸다. 너의 작은 소원 하나 정도는 들어주지라며 어떤 요정이 마법을 부린 순간이었다. 일상 속에서 예기치 않게 튀어나오는 마법이다. 진심으로 기쁘고 행복했다. 사람은 의외로 사소한 일에 힘겨워 하고 별것 아닌 일로 힘을 얻는다는 것을 다시금 알았다.


연말이면 임진각 평화누리에서는 콘서트가 열린다. 우리 아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가수가 나오니 가보고 싶다고 한다. 공연이 끝나면 내가 데리러 가기로 했다. 그곳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어려운 장소이고 밤늦게 끝나기 때문이다. 끝날 즈음 연락을 하기로 했다. 끝날 무렵 연락이 왔다. 공연을 동영상으로 계속 찍었더니 배터리가 거의 방전이 돼서 통화를 길게 하기 어렵단다. 나는 일단 공연 장소로 출발했다. 도착할 무렵 한 번 더 통화를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자기가 있는 장소를 얘기하려다가 전원이 아예 나가버렸다. 어디로 가야 하나 난감했다. 공연장소는 허허벌판 같은 넓은 공원이고 출구도 여러 군데였다. 도시와 달리 사방이 너무 깜깜했다. 그저 감에 의지해서 주차장 출구 한 군데를 정해 무작정 갔다. 아들이 거기에 있다 해도 어두워서 서로 보지 못하면 자칫 길이 엇갈릴 수 있었다. 다른 주차장을 헤매다가 길이 또 어긋날 수도 있었다. 그런데 처음 간 그 출구에서 바로 눈에 띄는 곳에 아들이 서 있었다. 가자마자 바로 만난 것이다. 아들도 나도 이렇게 쉽게 만난 걸 신기해 했다. 물론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결국에는 만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시간은 오래 걸렸을지라도 말이다. 다행히 누군가의 전화를 빌려서 다시 통화가 가능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는 동안 얼마나 애가 타고 걱정이 되었을 것인가. 헤어진 지 오랜 사람을 만난 것처럼 서로가 반가워서 어쩔 줄 몰랐다. 기분 좋은 우연에 대해 오는 내내 즐겁게 얘기했다. 새로운 이야깃거리가 생겨 아들과는 더 돈독한 사이가 된 듯하다. 작은 사건일지라도 하나의 사건과 그 시간을 공유하는 것이 사람 사이의 관계에 있어서는 얼마나 든든한 끈이 되는지 모른다. 그래서 이런 일들은 너무나 작은 우연이지만 보기에 따라서는 기적이라고 느껴지기도 한다


지루하고 힘겨운 일상 속에서도 깜짝선물같은 순간이 있다. 우연히 일어난 일들이 삶에 기쁨을 주고 살아갈 용기를 준다. 가령 복잡한 일이 생겨 머리에 쥐가 날 때 우연히 책을 읽다 본 문장에서 나에게 딱 맞춤한 생각의 열쇠를 얻거나, 힘든 일로 실의에 빠져있을 때 가까운 누군가의 한마디가 상황을 헤쳐 나갈 지혜와 용기를 주거나 하는 경우이다. 그런 순간이면, 내가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것은 내가 만나는 사람들과 내가 읽는 책들과 내가 듣는 노래들과 그 외 모든 것들이 힘을 합쳐 나를 밀고 가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매일매일이 기적이고 살아가는 것은 모든 생명체의 도움 덕분이라는 말이 진실로 다가온다. 이런 작은 우연도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겐 소중한 것이고 진정한 기적에 값하는 일인지 모른다.


우주의 차원에서 보면 인간은 보잘것없는 존재라고 하는데, 우주까지 언급하지 않더라도 정말 나의 인생은 특별할 것도 없고 내세울 것도 없다. 그래서인지 이런 우연 같은 작은 사건이 더 소중하다. 작은 우연과 인연이 이어져서 삶을 지탱해주고 행복을 느끼도록 한다. 예기치 못한 즐거운 우연이 나에게는 기적보다 더 큰 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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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철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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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우한에서 전염병이 돌고 있다는 소식을 처음 접한 게 1월 말이었다. 간호사라는 직업 때문에 난 그 병의 실체를 알고 싶었다. 그래서 그때부터 모든 뉴스를 닥치는 대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난 패닉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중국에서 솟아오른 검은 먹구름이 온 세상을 까맣게 뒤덮어가는 이미지가 떠올랐고, 그게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급자기 늘어난 환자로 의료붕괴가 일어난 중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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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 이봉란
CFS은 어떠한 근원적인 의학적 상태로도 설명이 안되는 극심한 피로를 호소하는 복잡한 질환이다. 그 피로는 육체적이나 정신적 활동으로 악화될 수 있으나 휴식으로 회복되지 않는다. CFS는 8가지 공식적인 증후나 증상과 중추신경 증상을 추가한다. 피로, 기억력이나 집중력 상실, 목의 아픔, 목이나 겨드랑이에 림프절 팽대, 붓기나 발적이 없이 한개의 관절에서 다른 관절로 이동하는 통증, 새로운 형태나 심도의 두통, 상쾌하지 않은 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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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숙
요즘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창궐로 여간 급한 볼일이 아니면 거의 두문불출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집사람과 마주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끼니마다 음식을 장만하는 것을 곁에서 엿보는 기회가 많아지게 되었다.  티브이 프로그램을 보노라면 옛날에는 대부분 전문 요리사들이 여자분들이었는데 요즘에는 남자분들이 많다. 남자 유명 세프들이 칼을 들고 요리하는 모습이 아주 멋있어 보인다.  ‘백종원의 3대 천왕’이라는 방송...
권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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