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봉 / 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회원
무수하게 꽂힌 빛살 위로
초록의 정오가 무심히 강가를 산책한다
그리고 수초를 감싸는 작은 애무
물가 언덕 위에
검은 이끼를 입고 서 있는 허공 속
나무 하나
물 위에 어른대는 꼭 닮은
나무 둘
그리고
물속 깊은 곳에 자기를 묻고 사는
나무 셋
바람이 찾지 못하는
숨겨진 겨울 숲속을 흐르는
회한의 강가에서
엇갈린 빛 너머
나무는 재회를 한다
고요한 아픔이 흐르고 나서
잊었던 또 다른 나무를 바라본다
서로를 알아본다
그리고,
용서한다
어른대는 녹색의 강 빛이 다가온다
강물 속 고독을 따라 마신다
물 위에 고요히 피어오르는
푸른 안개 속에서
나무의 정겨운 이야기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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