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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아닌 꿈을 꿉니다

김춘희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5-01-23 11:54

한국문인협회 캐나다 밴쿠버 지부 회원작/수필
“두만강 푸른 물에 노 젖는 뱃사공~ 흘러간 그 옛날에 내님을 싣고~떠나간 그대는 어디로 갔소..”

해방 후 이남으로 내려와 살았던 우리들은 아버지의 두만강 노래를 심심치 않게 듣고 살았다. 떠나간 내님을 그리는 실향민의 마음, 북한에 살아 있을 부모와 친지들을 그리는 마음이 너무나 아려서 아버지는 그 노래를 부르며 그리움으로 가슴을 쓸어 내렸을 것이다. 아버지의 고향으로 향한 꿈은 십년 전에 꿈으로 남아서 그대로 안고 하늘나라로 가셨다.

그런데 난 요즘 자주 꿈을 꾼다. 실향민이 아니라 남 북 간의 사람들이 왕래하며 사는 신나는 꿈을 말이다. 그것은 언젠가 “통일은 대박이다” 라 했던 박근혜 대통령의 대박 선포를 듣고 난 후 내 꿈은 더욱 현실처럼 신명나는 꿈이 되었다. 나는 한국 정치를 잘 모른다. 그러나 통일이 대박이란 발언은 내게는 꿈같은 소리가 아니라 감격의 소리였다.

어느 지인이 믿거나 말거나 한번 읽어 보라고 보낸 신나는 메일이 있었다. 그것은 미국의 어느 철학자인지 경제학자인지가 한국의 미래를 예언한 것이었다. 내용은, 한국은 언니 같은 미국의 도움으로 세계 정상에 우뚝 서는 나라가 될 것이다. 드디어 큰 지진이 일어나 일본 땅 삼분의 2가 물에 잠기고 한국도 동해안 쪽으로 땅이 물로 들어가는 부분이 있겠지만 오히려 서해안 쪽으로는 땅이 올라와 한반도의 지도가 엄청 넓어진다. 얼마나 큰 지진이 일어나면 그런 일이 일어날까! 또 놀라운 것은 한국은 북한은 물론 만주 땅을 되돌려 찾을 것이고 한국의 힘이 몽고까지 미치게 되리라. 중국과 러시아는 한국이 없으면 경제적으로 버틸 수 없게 된다. 믿거나 말거나 신나는 예언이다.

그런데 이 신나는 예언은 지금 서서히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가!

얼마 전에 포항에서는 러시아 하산역을 거쳐 북한의 나진항까지 54km의 철도보수가 완성되어 러시아의 석탄 나진에서 중국선박에 실려 동해 바다를 가르고 내려와 포항에 운반해 왔다. 또 러시아에 산재해 그 곳에 흡수되어 살고 있는 한민족(고려족)들 간에는 하산 나진간의 열차 개통으로 막혔던 통로가 뚫리자 경제적으로 문화적으로 개통되는 문화 경제의 발전을 이미 맛보듯 축제 분위기였다.

미국 예언가의 말이 맞아 떨어질 거라고 나는 꿈 아닌 꿈을 꾼다.

받듯이 한국은 세계 정상에 우뚝 서서 모든 나라의 선망의 대상으로 펼쳐질 운명을 갖고 있다. 그렇게 나는 확신한다. 꼭 그렇게 되어야만 하고 또 그렇게 될 것이라 믿는다.

나의 생이 이제 저승 문에 더욱 가까워지고 있는 나이테 때문인지 아니면 젊어서 맛보지 못한 인생에 대한 지혜가 나이와 함께 영글어 가는 모양인지,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사람답게 사는 것 인지를 조금은 터득하는 모양이다. 그것은 젊었을 때 체험하고 느끼며 살았던 인생을 바라보는 안목이 넓어진 탓일 수도 있다. 그래서 잘 살아야 한다는 결론이다. 남에게 해를 끼치지 말고 후한 마음으로 이웃과 잘 어울려 살아야 한다는 진리를 깨달은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인과응보를 믿는다. 앙갚음의 마음에서가 아니라 선행과 악행의 결과는 결국 다시 자기에게 돌아온다는 이치 때문이다. 내가 어떤 잘못을 저질렀을 때 아무리 반성하고 속죄를 해도 나의 행위에 대한 책임은 남는다. 그 책임이 다 이루어 져야만 용서와 사랑이 마음과 마음으로 흘러내리게 된다.

개인도 그렇지만 나라도 마찬가지다. 한 나라가 다른 나라를 억압하고 짓밟은 역사가 있다면 비록 과거라는 시간 속에 흘러간 옛 사건이라도 잘못한 나라는 반드시 그에 응당하는 속죄를 해야한다.

독일은 보라! 그들이 히틀러에 의하여 살상한 인류 최악의 대량 민족 학살의 참회를 어떻게 했는가를 보라! 독일의 수장(首長)이 아우슈비츠에 가서 무릎을 굻고 사죄한 것과 그들의 역사 교과서에 그들의 만행을 상세히 서술 해 놓은 것, 그것이 나라와 나라간에 화해와 용서의 모습이다. 그런데 지금 일본이 역사를 보는 눈은 전연 반성의 모습을 찾을 수 없다. 적어도 국가의 대표는 자기 나라의 잘못을 인정하고 속죄하는 모습을 보여야만 한다. 하지만 그들이 속죄를 하고 안하고는 자기들의 몫이다. 그러나 역사는, 그리고 하늘의 심판은 개인이건 나라건 간에 잘못을 저지른 죄악에 대하여 침묵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역사는 짓 밟혀 온 아픔을 지니고 있다. 정쟁과 박해, 임진왜란, 중국에 바쳐온 조공의 서러움, 한일 합방, 한국동란, 피로 물들여진 역사를 우리도 잘 알고 하늘도 알고 계신다. 이제 그 수많은 고난의 역사가 진실을 말하고 하늘이 우리의 아픔을 위로 해 줄 때가 온 것이다. 역사의 물결이 거세게 솟구치며 세상을 뒤 흔들 날이 온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꿈 아닌 꿈을 꾼다. 아버지가 부르던 구슬픈 눈물 젖은 두만강 꿈이 아니라 희망이라는 꽃을 띄우고 그리운 임과 함께 물놀이를 하러 가는 신명나는 희망의 두만강 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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