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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나라 2022.10.17 (월)
나 어릴 적 커튼이 쳐진 어둠의 공간엄마는 자거라 소리에별빛 같은 눈은 더 별이 되어어둠 속 파란 풀숲에 나타난토끼가 나타나고 사슴이 뛰어놀았지나도 그들을 따라 마구 뛰어가면달은 나를 자꾸 따라왔어오지 말아 달라 말하지만달은 모를 미소만 남기고 날 밝게 비췄어하얀 토끼와 숨바꼭질하는 사이달은 내 등 뒤에서 더욱 환했어비밀스럽게 만난 토끼도 사슴도 다 달아나면난 진달래가 가득한 곳에서 진달래를따먹으며 달을 노려봤어달은 자꾸...
강애나
외국 나와 사는 이민자가 근래처럼 한국 드라마를 원 없이 볼 수 있는 시절이 있었을까? 그런데도 한국 땅을 밟고 서 있지 않은 이상,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는 것은 고향을 향한 향수를 달래는 유일무이한 낙이라고 할 만하다. 드라마를 보다가 가끔 이런 장면을 마주한다. 극 중 어머니가 외출하시기 전 밥상을 차려 놓고 나가시는 장면이다. 끼니를 거를지도 모르는 식구를 위해 엄마가(때론 아버지가) 차려놓은 밥상은 적어도 나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김진아
낙엽 2022.10.12 (수)
우울해진 적이 있나요우리가 왜 바닥에 떨어져 있을까요..모든 일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요.우리 생명의 가는 모습인가요. 가을 바람을 느껴보세요..생명 빛이 흐르는 줄기 뿌리까지 미세한 움직임을 전달해 보세요.저녁 노을이 바닥에 누운 내 몸을 비추면 내 모습이 훨씬 아름다워진다는 것을 느껴보세요내게 삶의 선택은 없었습니다. 그저 흙과 물을 섞어 찬연히 빛나기만 하다어느 바람 부는 날 오후에 색이 고르는 순리대로...
송요상
빈 듯 찬 듯 2022.10.12 (수)
   5년 넘게 땅속에서 묵었을 매미 소리를 모카커피에 타서 마신다. 오늘 아침 내 특제 메뉴다. 매미 소리는 먹기 좋게, 적당히 분절되어 커피 잔에 녹아 든다. 어떤 소리는 튜브에서 쥐어짜듯 찔끔찔끔 흘러나오고 어떤 소리는 톰방톰방 방울져 떨어진다. 짝에게 닿아야 할 노랫가락을 내 잔 속에 빠뜨렸으니 녀석들은 끝내 짝짓기에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라디오에서 귀에 익은 선율이 흘러나온다. 파가니니인지 텔레만인지, 얼른 기억이 나지...
최민자
놀이공원 풍경 2022.10.12 (수)
대관람차가 돌아간다둥그렇게 말린 뭉게구름들막대기에 나란히 꽂혀 있다엄마, 솜사탕 먹고 싶어응 그래, 참 푸짐하게 부풀었구나아빠 털보 수염도 저랬지​아니,난 어제 다듬어서 오늘은 뭐...​그러니까 하나 사서 애 좀달달하게 해줘 봐요​갈래 땋은 딸아이가앙 ㅡ 하고 나서 한 입 언저리 촉촉 다신다참 마시써. 아빠수염도 이러케 부드럽고 달코매?​얘는 무슨, 좀 꺼끌꺼끌 하지이 ㅡ엄마는 아빠 얼굴을 향해 실눈을 살짝 흘긴다​엉? 하하....
하태린
뿌듯한 하루 2022.10.04 (화)
  루틴이 몸과 마음을 변화시킨다. 부드러운 커피 향이 퍼지는 아침, 뜨거운 커피를 천천히 목 안으로 넘기는 일은 하루를 시작하는 저항감에서 벗어나는 의식이다. 아침 설거지를 끝내고 데크 난간에 매달린 모이통에 앉은 새들을 관찰하며 잠자는 근육과 정신을 깨운다. 푸른 숲을 내다보며 호흡을 가다듬고 생각을 모으는 일 또한 나의 소소한 아침 일과다. 달리기 출발선과 같은 하루의 시작, 커피의 카페인은 오늘의 경기를 위한 전략을 하나둘...
조정
일잘하는한 마리 말* 같다고말이라는데 곰이두어 마리 스쳐 가고급히 주머니 깊이손을 넣어 만지작확인한다휴,여전히 간직해 온내 소중한무지개색 뿔.( *work horse )
이인숙
다둥이네 막내 2022.10.04 (화)
 나이아가라의 기후가 온타리오에서는 가장 온화하여 미국의 캘리포니아라고도 한다. 이리호와 온타리오 호수 사이에 나이아가라 강과 폭포를 통해 3면이 물이라 나이아가라 반도라고도 한다.기후가 좋아 온타리오 포도와 꽃 생산의 70% 이상이 나이아가라에서 이루어지고, 아름다운 자연과 관광거리가 모두 지척에 있어 많은 공직자들이 은퇴 후 이사를 와서 정착을 한다. 얼추 서울특별시 면적에 인구가 고작 20여만명 정도에 골프장만도 50개가...
이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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