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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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희 / 국제회의 통역사, 브라마 쿠마리스 명상 강사 bkmeera@hanmail.net www.bkwsukorea.com

참 본성

오늘날의 복잡한 사회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옳은지를 판단하기가 어려운 상황에 점점 더 많이 부딪히며 살고 있다. 그래서 지금 우리는 다른 어느 때 보다도 내 생각과 행동의 기준이 될 수 있는 준거점(reference point)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다. 뭔가 참고로 할 수 있는 확실하고 절대적인 기준이 있어서 복잡하고 소모적인 마음 속의 갈등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를 원한다. 그런 기준은 인간 본연의 상태가 무엇인가를 말하는 '본성'에 대한 이해를 통해서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본성이란 노력할 필요 없이 안에서 저절로 스며 나오는 본래의 성질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서 인간을 단순히 육체적인 존재로서 보느냐 아니면 그 육체를 다스리는 영혼으로서 보느냐에 따라서 '본성'이라는 말 자체에 대한 이해가 달라질 것이다. 몸을 중심으로 사람을 볼 때는 현재의 생을 넘어서 볼 수 없기 때문에 태어날 때의 기질을 본성이라 부르게 될 것이다. 그러나 영혼을 중심으로 인간을 볼 때에는 과거의 많은 생에서 습득한 경험들이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 경험들에 의해 채색되지 않은 순수한 영혼 본래의 성질(참 본성)이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완전하지 못한 세계에 살면서 우리는 고통과 슬픔을 비롯한 부정적인 경험들을 많이 하기 때문에 그로 인해 우리의 참 본성은 상실되고 그 대신에 두려움과 불신을 바탕으로 한 불순한 기질들로 채워졌기 때문이다. 이 습득된 기질들은 점차 단단하게 굳어서 마치 떼어놓을 수 없는 우리의 일부분인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사람의 본성에 관해서 우리는 흔히 '성선설'과 '성악설'의 서로 상반된 견해를 갖는다. 그런데 참 본성은 우리에게 가장 자연스러운 상태일 것이며, 우주 질서와 조화를 이루고, 아무런 불편이나 고통을 주지 않는 상태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인간이 본래 선하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우리에게 불편과 고통을 주는 악한 상태를 자연스러운 것으로 여기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명백하고도 중요한 사실은 인간이 본디 악하다고 믿는 데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유익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내가 본래 악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상태를 벗어나려고 노력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을 것이며, 악한 행동을 하면서도 그것을 내심 당연한 것으로 여기게 될 것이다. 그 뿐 아니라 내 행동의 결과에 대해 스스로 책임지기 보다는 다른 사람이나 주변 상황을 탓하는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영혼의 참 본성은 지극히 순수한 평화, 사랑, 진실, 기쁨, 힘 등이다. 그것은 신을 닮은 우리의 본 모습이다. 그런 순수하고 긍정적인 속성이 아닌 다른 모든 기질들은 영혼의 참 본성이 아니다. 우리 각자가 어떤 생들을 살아 왔느냐에 따라 영혼의 순수한 본성들을 가리고 있는 불순물의 종류가 서로 다를 것이며, 그 불순물의 종류에 따라 우리가 현실을 어떻게 바라 보고 경험하는가도 서로 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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