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우영/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볼품없던 고구마 하나가
물병속에 자리잡고 앉아
여린 줄기를 내밀더니
높은 곳을 향해 오르고 있다
그때,
아들이 둘째아이 소식을 전한다
유리창 넘어 햇살을 받아
붉은빛을 띤 잎사귀들이
자기들도 들었는지 덩달아 손을 흔든다
한 줄기에서 또 한 줄기
새순 하나 늦잠을 자면
먼저 난 잎들이 간지럼을 태우듯
그 곁을 더듬어 올라간다
창문을 타고 들어온 바람에
한꺼번에 흔들렸다가
서로 몸을 기대어
다시 벽을 타고 오른다
처음에는 고구마 하나였는데
어느새 물병위로
줄기와 줄기가 어깨를 잇고
잎과 잎이 넓혀간다
통화를 마친 뒤,
곁눈질하던 새순 하나가
또 고개를 내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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