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무석/(사)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회원
접시와 접시 사이
숲과 들과 물이 겹쳐 있다
짐승의 흔적을 쫓던 발자국,
갈라진 손바닥이 물을 더듬던 자리—
그 숨결이 아직 식지 않는다
접시 위에 놓인 것마다
멀고 거친 길을 건너왔다
이빨에 물리던 순간들,
살아남기 위해 삼켜야 했던 밤들이
얇은 김처럼 다시 오른다
서로 마주 앉아
웃음과 음식을 섞을 수 있기까지
불가에 모여 앉던 목소리들이
입 안에서 천천히 풀린다
수저를 들어 올리면
길을 잃을 듯 펼쳐진 이 자리—
오랜 시간을 건너온 손끝이
오늘의 온기로 모이고
그녀가 차린 밥상
오래 살아남은 시간의 온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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